[인터뷰] 슈퍼레어 NFT 아티스트, '미스터 미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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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1년 6월9일 13:30

요즘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는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다. 개당 수백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는 예술작품 NFT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그라운드X는 지난 5월 자사 블록체인 클레이튼 기반의 NFT 서비스를 출시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직영 NFT 마켓을 열었고,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서울옥션과 손잡고 NFT 콘텐츠를 공동 발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업계 한편에서는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간다. 일각에서는 플랫폼만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 눈에 띄는 NFT 콘텐츠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NFT는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을 노출시켜주는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무 작품이나 NFT 포맷으로 올린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인정받은 NFT 작품을 만들어 본 사람의 의견이 궁금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이 물음을 위해 지난 3일 디지털 아트 작가 '미스터 미상(Mr.Misang)'을 화상통화로 만났다. 그는 최근 자신의 작품을 NFT로 만들어 NFT 아트 플랫폼인 슈퍼레어(SuperRare)에서 200이더(한화 약 5억3781만원)에 판매했다. 

미상 작가는 "예술 중에서는 디지털 도구들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이 아무래도 NFT 시장에서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예술 이외의 다른 분야로도 NFT 적용 시야를 넓게 가져가길 권했다. 그는 NFT의 생명력에 대해서도 "NFT가 예술 쪽만 접목이 가능한 게 아니라 게임들과도 잘 붙는다"며 "사라지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미스터 미상과의 일문일답이다. 

미스터 미상(Mr.Misang) 작가 프로필 이미지. 출처=미스터 미상 제공
미스터 미상(Mr.Misang) 작가 프로필 이미지. 출처=미스터 미상 제공

- '미스터 미상'이라는 작가명의 의미는 무엇인가. 

= 우리가 '작자 미상'이라고 할 때의 그 미상이다. 2015년부터 지금 연재 중인 'Mordern life is rubbish'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전체 프로젝트는 2016년 8월부터 포트폴리오 사이트인 비핸스에 올리기 시작했다. 

 

- NFT로 작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제 처음 알게 됐나.

= 올해 1월 1일이다. 사실 좀 늦은 셈이다. 처음 알게 된 후에는 '아.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해외에서는 이런 걸 이미 활발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NFT를 접한 작가는 적지 않지만 그중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판매해본 사람은 소수다. 본인 작품을 NFT로 만들어 팔아야 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 

= 보자마자 당연히 이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작품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정당한 값으로 팔 수 있다는 게 솔직히 너무 좋지 않나(웃음). 안 할 수가 없었다. 

개인사를 좀 풀자면. 저는 기업 프로젝트 외주 작업을 해주는 작가로 나쁘지 않게 사는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내가 평생 이렇게 외주 작가로 살 수 있을까', '이제 좀 지친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사건들을 겪었다. 그래서 작년 말부터 내 작품을 할 수 있는 다른 활로를 찾던 중이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은 후원이었다. 해외에 패트리온(patreon)이라는 크리에이터 후원 사이트가 있는데, 그쪽으로 길을 뚫어볼까 생각을 하다가 NFT를 접한 거다. 근데 NFT 공부를 할 수록 이쪽에 올인하는 게 맞겠다 싶더라. 

 

- 올린 작품에 대해 시장에서 반응이 온 건 언제쯤인가. 

= 첫 작품인 '오드 드림(Odd Dream)'은 세계표준시(UTC) 기준으로 3월 2일 새벽 4시 46분에 팔렸다. 가격은 14.7 이더(한화 2681만원)였다. 

 

미스터 미상의 작품 'Odd Dream'. (위 그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슈퍼레어 사이트로 이동한다. 거기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스터 미상의 작품 'Odd Dream'. (위 그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슈퍼레어 사이트로 이동한다. 거기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첫 작품이 팔렸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 음...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은 벌써 그 감정이 좀 희미해졌다. 요즘 후속 작업을 하면서 너무 바쁘게 살고 있어서. '와. 신기하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하나가 팔렸으니까 이제 계획대로 내 고유의 작품 활동을 이어 가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실제로 첫 작품이 팔린 이후로 외주 작업은 모두 끊고 내 작업만 하고 있다. 

 

- 이전에도 본인 작품을 돈 받고 팔아본 적이 있나. 

= 당연하다. 포스터 같은 거 조금씩 만들어서 팔고 그랬다. 그런데 알다시피 그런 게 돈이 안 되잖나. 금방 회의가 들었다. 그리고 나는 디지털 오리지널 작업을 하니까 뭔가 팔려면 모니터 속에 있는 내 작품을 인쇄해야 했는데, 그걸 아무리 잘 해봐야 열화된 작품처럼 느껴졌다. 성에 차지 않았다. 

 

- 몇 달 새 NFT로 여러 개의 작품을 팔았다. '머니 팩토리(Money Factory)' 같은 작품은 200이더에 팔리기도 했다. 이 작품은 NFT가 아니라 생존하는 한국 작가 작품 전체로 놓고봐도 작품 가격이 낮지 않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좋긴 하다. 이게 무슨 초연한 척을 하려는 게 아니라(웃음) 당연히 좋은데. 솔직히 말하면 이정도 가격은 처음 NFT를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범위 안에 있는 수준이다. 내가 예상했던 가격표를 공개하진 않을 생각인데, 머니 팩토리 이전 작품들은 예상치보다는 조금 못 미치는 가격에 팔렸고, 머니 팩토리는 예상치를 약간 넘어간 가격에 팔렸다. 그정도 차이다. 

 

- 앞서 팔린 작품들은 손바뀜(재판매)이 있는 편인가.

= 손바뀜이 생기면 원작자에게 판매액의 일부가 오니까 저도 좋은데, 제 작품들은 지금까지 2차 거래가 한 번도 안 일어났다. 업계를 보면 가격이 높을수록 그런 현상이 잘 안 일어나는 것 같다. 

 

- 작품 구매자들과 작품이나 작가 세계관에 대한 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

= 구매자들이 인스타그램 디엠(DM) 기능을 이용해서 연락해오는 경우가 있다. 제 작품을 여러 장 구매한 분이 있는데 그와는 자주 대화를 나눈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직접적으로 나누지는 않았다. 

 

- 주변 반응은? 

= 표현을 좀 정제해야 할 것 같은데, 동료들은 '부러워해 준다'. 주변 분들은 제가 미상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데, 제가 일부러 NFT 얼마에 판매하고 뭐 이런 얘기를 안 꺼내는 편이다. 그냥 계속 다음 작품 작업하는 일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스터 미상의 작품 'Money Factory'. (위 그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슈퍼레어 사이트로 이동한다. 거기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스터 미상의 작품 'Money Factory'. (위 그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슈퍼레어 사이트로 이동한다. 거기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작품에 'Mordern life is rubbish'라는 주제가 붙어 있다. 이 주제를 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어렸을 때 많이 들었던. 블러(Blur)라는 영국 밴드가 있다. 그 밴드의 1993년 앨범 제목이 Mordern life is rubbish다. '가벼운 디스토피아를 그려봐야지' 정도의 생각으로 약간 장난처럼 차용을 한 거다. 그래서 제 작품에는 SF 작품들에서 많이 나오는 흔한 클리셰들이 많이 들어간다. 

 

- 기자는 예술에는 문외한이지만 작품을 보다 보면 암호화폐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의 작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머니 팩토리만 해도 달러가 계속 컨베이어 벨트에서 찍혀 나오고 주인공 캐릭터가 망치로 그걸 때려 부수는 내용이다. 암호화폐 애호가들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주제다.

= 그런가. 딱히 그걸 생각한 것은 아니다. 머니 팩토리에서 달러가 계속 찍혀나오는 그림 같은 경우는 사실 전혀 특별하지 않은 흔한 SF 클리셰다. 다만 원본 일러스트레이션에는 이걸 망치로 부수는 장면이 없다. 이건 제가 작품을 NFT로 내놓으면서 추가한 장면이다.  

아 그리고 마침 얘기를 하니까 떠오른 건데. 머니 팩토리에서 주인공이 망치를 휘두르는 애니메이션은 처음과 끝이 완벽하게 붙는 루프(순환) 구조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은 달러가 부서진다고 생각하겠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달러가 계속 부활하는 그림이 된다. 

 

- 지금 나오는 연재에 원본이 있나. 

= 그렇다. 원래 'Mordern life is rubbish'는 2015년쯤부터 제가 그리던 일러스트레이션 연작이다. 올해 초 NFT를 접한 후에 '아 NFT에서 팔려면 이건 움직이게 만들어야겠군'이라고 생각해서 추가 작업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된 모든 작품이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앞서 그렸던 일러스트레이션을 7일에서 10일 정도 품을 들여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후 NFT로 올린다. 

 

- 왜 그림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나. 

= 제 작품의 경우에는 움직이는 게 더 멋있다. 그러니까 잘 움직이게 만든다면 더 잘 팔릴 거라고 생각했다.(웃음) 사실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부분인데. 공교롭게도 제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추가 작업을 작가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 누군가의 조력이 필요했다면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 'Mordern life is rubbish' 연재는 12번이 마지막이고, 12번째 작품은 7일(한국시간)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가상공간 자체와 지난 작업들, 2D 애니메이션을 융합해서 차원을 뒤틀어보려고 했다. 앞으로 한동안 사이드킥 개념의 작품들이 나올 수는 있는데 이번 연재는 이 작품으로 종료되고, 앞으로 시리즈를 어떻게 이어갈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물론 새 시리즈에도 미스터 미상은 계속 나올 예정이다.  

미스터 미상의 작품 'Mr Misang & Crypto World'. (위 그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슈퍼레어 사이트로 이동한다. 거기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스터 미상의 작품 'Mr Misang & Crypto World'. (위 그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슈퍼레어 사이트로 이동한다. 거기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국내 예술계에서는 아직 NFT를 생소하게 느끼는 것 같다. 작가들 사이에도 빨리 적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금방 지나가고 말 유행이라고 일축하는 반응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떻게 생각하나. 

= 거기에 대해 제가 뭔가를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그냥 하고 싶은 분은 하시고. 안 하고 싶은 분은 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 했을 때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  

= 아주 최소한이라도 추가 수입을 노려볼 수 있다.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판매 플랫폼이 떼어가는 수수료도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 예술 중에 어떤 장르가 NFT라는 포맷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도구들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 NFT화 하기에 좀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 

 

- NFT는 잠깐의 유행일까 아니면 새로운 도구의 시작일까. 

= 저는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NFT가 예술 쪽만 접목이 가능한 게 아니라 게임들과도 잘 붙는다. NFT로 게임 아이템을 만들어서 캐릭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재밌게 다가오더라. 

 

- 작품 판매하고 받은 이더는 원화로 바꿨나. 아니면 이더 그대로 가지고 있나. 

= 필요한 만큼 환전을 했고 나머지는 이더리움으로 가지고 있다. 

 

- 암호화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NFT를 하기 전과 후,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는지도 궁금하다.  

= 아무래도 NFT를 직접 하기 전보다는 현재 아는 게 많다. 사실 처음에는 전자지갑에서 전자지갑으로 암호화폐 옮기는 것도 좀 무서웠다. 다들 진짜로 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중간에 증발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그런 두려움이...(웃음) 지금은 일상적으로 쓰는 수준은 된 거 같다. 

코인은 2017년에 처음 투자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그때 투자하던 패턴을 돌이켜보면 사실 그게 코인이든 뭐든 상관이 없었던 것 같다. 가격이 상승하고 하락하기만 하면 되는 거지.(웃음) 지금은 인터넷 뱅킹 같은 느낌이다.

인터넷 뱅킹 처음 생겼을 때도 그걸로 돈 보내고 하는 게 어색하고 무섭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거다. 여전히 인터넷 뱅킹 뒷단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그런데 내가 그런 걸 굳이 알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 한국어 사용자들 사이에 NFT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서 경험한 사람으로서 정보를 좀 준다면.

= 사실 온라인에 가 보면 지금은 정보가 굉장히 많다. 이미 NFT 관련 커뮤니티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고 아티스트부터 애호가, 투자자들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다. 저 역시 초기에 그분들이 정리한 자료들을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원작자(kingbit) 허락을 맡아서 몇 가지 안내가 될 만한 자료들을 소개하니 많은 분들이 접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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