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공정위, 빗썸 에어드롭 미지급 민원 '핑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지현
함지현 2021년 6월8일 19:28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암호화폐 거래소의 에어드롭 미지급 민원은 금융위원회 소관이 아닙니다. (금융위 관계자)

8일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입수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빗썸 이용자 A씨에게 "가상자산(암호화폐)을 금융상품으로 보지 않고 있어서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하고 있지 않다"며 "빗썸의 약관 문제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으로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의 관리·감독 주체로 금융위를 지정했다. 금융위는 그 감독 범위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여부에 국한된다는 입장이다. 즉, 에어드롭 등 거래소의 세부적인 서비스는 관할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A씨는 지난달 29일 빗썸의 스테이킹 약관의 일방적 변경과 관련해 '거래소 투명성 제고와 관리감독'에 대한 민원을 금융위원회에 제기했다.

출처=제보자 제공
출처=제보자 제공

스테이킹은 이용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암호화폐를 위임한 대가로 보상을 지급하는 서비스로, 빗썸과 코인원 등이 루나 스테이킹을 대행하고 있다. 에어드롭은 암호화폐를 발행한 재단이 해당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무상으로 추가 암호화폐를 제공하는 것이다. 통상 재단이 해당 암호화폐가 상장된 거래소를 통해 에어드롭을 진행한다.

빗썸은 루나 스테이킹 이용자에게 루나 기반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토큰인 앵커 프로토콜(ANC)에어드롭을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빗썸이 테라(루나) 재단의 ANC 에어드롭 공지 후에도 두 달 동안 가만히 있다가, 커뮤니티에서 관련 문제가 불거진 후에야 뒤늦게 스테이킹 약관을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금융위에 넣은 민원은 다부처 지정 요청으로 경찰청, 한국소비자원 등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경찰청은 금융위에 민원을 돌려 보냈다. 결국 금융위가 A씨에게 답변을 마친 상태다.

그는 "정부가 5월28일 배포한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을 보고 금융위에 민원을 넣었다"며 "금융위가 부처별 추진 업무로 '거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가상자산 사업자 관리 감독과 제도 개선'을 명시한 만큼, 금융위가 민원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자전거래와 가상자산사업자가 자체 발행한 코인 판매 금지 등이 투명성 제고를 위한 사업자 관리·감독에 해당한다"며 "거래소가 금융사가 아닌 만큼 금융위 관할이 아니며, 민간 업체의 불공정 약관 문제는 공정위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해당 민원은 한국소비자원에서 공정위로 넘어간 후 계류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 변경에 대한 내용은 우리가 검토하고 있으나, 미지급 행위 건은 금융위가 감독하거나 이용자가 민사 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며 "6월23일까지 답변할 예정이나 다소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공정위 등 정부 부처가 각자의 사정으로 에어드롭 민원을 서로 떠넘기는 형국이다. 이는 가상자산업권법 공백으로 인해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으며, 주무 부처가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약 금융위가 이번 민원을 맡을 경우, 시장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금융사와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에어드롭 미지급 행위에 대한 규제를 공정위 전담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2018년 공정위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업태가 전자상거래와는 달라서 통신판매사업자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현재 공정위의 역할은 거래소의 불공정 약관을 검토하는 데 국한된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