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예술인가? 사기인가?
백남준 작품처럼 혁신적 실험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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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 2021년 5월31일 16:05
지난 3월17일 국내 미술품거래 플랫폼 피카프로젝트에서 팝아티스트 마리킴의 10초짜리 영상 ‘미싱 앤드 파운드(Missing and Found)’가 288이더리움(약 6억원)에 판매돼, 국내 플랫폼 첫 NTF 미술품 거래로 알려졌다. 피카프로젝트 제공
지난 3월17일 국내 미술품거래 플랫폼 피카프로젝트에서 팝아티스트 마리킴의 10초짜리 영상 ‘미싱 앤드 파운드(Missing and Found)’가 288이더리움(약 6억원)에 판매돼, 국내 플랫폼 첫 NTF 미술품 거래로 알려졌다. 피카프로젝트 제공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사를 살펴볼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구글 트렌드에서 최근 가상화폐 만큼이나 높은 검색 순위를 보이는 것이 대체불가능토큰(NFT: Non-Fungible Token)’이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말 그대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파일에 고유의 인식값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가 손쉬워 원본의 의미가 희박하고 소유자를 명확히 하기가 어려웠는데 NFT를 통해 유일무이한 고유성과 소유권 증명이 가능해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NFT가 부여된 콘텐츠는 계약서는 없지만 일종의 디지털 공인인증서가 있어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만 소유할 수 있고, 원본성이 보장되며, 모든 거래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따라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 작품을 소장하는 것과 동일한 가치를 갖게 된다.

예술엔 진보적인 면과 보수적인 면이 공존한다. ‘현대 예술(컨템포러리 아트)’라는 이름으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위적인 방식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전통매체를 벗어난 새로운 양식이 예술이라는 틀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데이비드 호크니, NFT 산업은 "국제적인 도둑놈과 사기꾼"

예를 들어 19세기에 발명된 사진이 미술 작품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미술계가 NFT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이중적이다. 올해 비플(Beeple)의 NFT 작품이 국외 경매에서 6934만달러에 낙찰되면서 생존 작가 중 세계에서 세 번째 고가의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의 작가이자 80살 나이에도 아이패드로 진취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국제적인 도둑놈과 사기꾼"이라 평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NFT 전시회가 열렸고, 개인의 일상을 기록한 유튜브 영상이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NFT로 거래되는 등 NFT가 적용되는 범위는 예술품뿐 아니라 거의 모든 콘텐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보이지 않는 NFT로 유형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보인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견고하고 높게만 느껴지는 예술계로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련의 상황들이 왠지 1984년 6월, 한 예술가가 “예술은 (고등)사기이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다”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40여 년 전의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백남준 작가다. 그의 작품은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라며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던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 운동에 기반한다.

누구나 작품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NFT 기술이 만들어 내고 있는 이 논란이 몇 년 후, 혹은 수십 년 후에 그가 말한 ‘사기’와 같은 맥락으로 남게 될까? 지금이 모두가 이 기술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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