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세일러 주도 ‘비트코인 채굴협의회’ 정체는
탄소배출, 기업의 비트코인 매수에 영향 미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ave Morris
Dave Morris 2021년 5월29일 20:05
채굴장. 출처=해시에이지
채굴장. 출처=해시에이지
데이비드 Z. 모리스(David Z. Morris)는 코인데스크 소속 인사이트 칼럼니스트이다.

지난 25일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의 CEO 마이클 세일러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커다란 폭탄을 투하했다. 바로 세일러의 주도 하에 ‘비트코인채굴협의회(Bitcoin Mining Council, 이하 BMC)’라 불리는 협의 기구를 출범시킨 것이다. 세일러에 따르면, BMC의 목표는 “에너지 사용의 투명성을 촉진하고 전 세계에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가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가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많이 없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계획의 부재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BMC를 일종의 카르텔 또는 ‘중앙화된’ 조작을 위한 시도로 보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실제 채굴 경험이 없는 세일러와 머스크가 BMC와 같은 기구를 주도한다는 점은 분명 우려스럽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지하실에 금속 장치를 설치해야 했던 때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 비트코인 채굴은 이제 자금 관리와 전력 거래 등 수많은 요인들을 포함하는 세밀하고 기술적인 산업으로 변모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출처=Flickr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출처=Flickr

세일러와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자보다 단순한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 투자자 및 보유자로 유명하다. 사실 이 둘은 비트코인 투자 및 보유만으로도 충분한 동기를 부여받았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관련 활동만 보더라도 – 비록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 문제가 테슬라의 미션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스크가 비트코인의 결제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 이를 알 수 있다. 한편 세일러에 따르면, BMC는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아르고 블록체인(Argo Blockchain) 등 실제 비트코인 채굴에 관여하는 기업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비트코인이 환경을 위협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건 아니건, 이러한 사실은 분명히 의미를 가진다. 확실한 것은 이제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질 법한 사람들도 환경적 문제로 인해 비트코인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머스크와 세일러의 BMC 이니셔티브는 비트코인의 환경적 문제가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어쩌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는 나아가 비트코인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단순한 메시지에 그칠 것인지,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 문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 혹은 그저 사람들에게 실망만 가져다줄 것인지는 BMC가 어떻게 설립 목표를 달성할지에 달려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이 중 몇 가지는 눈여겨볼 만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JD Lasica/Wikimedia Commons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JD Lasica/Wikimedia Commons

비트코인 코드 변경을 위한 협력 시도인가?

지금까지 비트코인 코드 변경이 BMC의 계획의 일부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협의회 참가자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해왔다. 그러나 많은 비트코인 장기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집단에 대해 일종의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세일러가 BMC 출범을 발표했을 때, 일부 장기투자자들은 바로 뉴욕합의(New York Agreement)를 떠올렸을 것이다. 비트코인의 처리용량을 늘리기 위한 로드맵이었던 뉴욕합의는 결국 거센 비난과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의 분리(spinoff) 사건(코인데스크US의 모회사인 디지털커런시그룹[Digital Currency Group]이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 일단락되고 말았다.

뉴욕합의의 실패 이후 비트코인 코드를 변경하려는 업계 큰손들의 협력에 대한 불신만 커지게 되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BMC 출범에 엄청난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일각에서는 협의회가 뉴욕합의의 전례와 유사하게 비트코인의 본질적인 속성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중앙화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코드 변경이 세일러와 머스크의 계획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의도한 목적이 그것이라면, 이들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 것이다.

2017년의 뉴욕합의 참가자들은 성공적으로 코드를 업데이트했지만, 업계 상황은 급변하여 코드 변경의 후속 처리 지원에 필요한 채굴업자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상주하게 되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BMC의 핵심인 환경적 문제가 순수한 이익 추구에 밀려 부차적인 문제로 간주되는 로컬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 코드가 변경된다면, 기존의 비트코인 개발자들의 반발 역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 전체의 전력 소비를 줄이거나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기술적 방법은 없음으로, 이 같은 방향의 시도 역시 실패로 끝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비트코인 코드 변경이 BMC의 목적이라면 세일러와 머스크는 체면만 구기게 될 것이다.

2017년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 된 비트코인캐시(BCH). 출처=비트코인캐시 웹사이트 캡처
2017년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 된 비트코인캐시(BCH). 출처=비트코인캐시 웹사이트 캡처

진정으로 독립적인 표준 기구의 출범인가?

블록체인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개선을 희망하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최선의 연대 방법은 채굴자들의 청정에너지 사용을 감독하고 인증하는 독립적인 규제 및 표준 기구를 출범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북미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성공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현재 계획은 북미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기구는 채굴자 회원들의 회비로 출자될 것이며, 추가적인 수익원도 모색 가능할 것이다. 인증된 채굴자들은 투자자들의 코인에 대한 수요 증가나,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는 투자 펀드와 같은 ‘더 청정한 코인(cleaner coins)’을 찾는 사용자들 덕분에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BMC는 인증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투명하고 바람직한 표준을 제시하는 기구로 거듭날 것이다.

이는 잠재적인 비트코인 투자자, 나아가 전체 사용자 집단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 문제가 협의회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주창하는 일부 극단주의자들로 인해 계획은 아직 모호한 단계에 있다. 그렇지만 테슬라만 보아도 알 수 있듯, 환경 문제를 고려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에도 관심이 많은 이들이 다수 존재한다.

전기차 테슬라 모델S. 출처=테슬라 웹사이트
전기차 테슬라 모델S. 출처=테슬라 웹사이트

미국 리얼리티 TV 시리즈인 샤크 탱크(Shark Tank)에 출연한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가 지적한 대로, 이 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기업과 대형 기관들이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형 자본가, 기업 및 투자자들은 주주, 언론 및 기타 공공 단체들로부터 환경 문제를 고려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청정한 비트코인 투자를 위한 길을 열어주는 것은 분명한 시장의 요구이다.

BMC와 비교 가능한 예시로는 미국 및 캐나다의 비영리 민간단체인 상업개선협회(Better Business Bureau, BBB)가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다소 구식으로 평가받으나, BBB는 지금도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징수한 후 기준에 부합하는 회원들에게 승인의 표시를 수여한다. 중요한 것은, BBB는 비록 완벽한 시스템은 아닐지라도 정부와 자금을 제공하는 회원 양쪽 모두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자금 출처로 인해 개별 회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판결에 대해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BMC 또한 이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몇 가지 신호가 있다. 일례로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현재 그리고 향후 재생 가능한 사용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일러 역시 BMC 출범 발표에서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를 볼 때, 협의회의 광범위한 목표는 가시적이며 평판이 좋은 청정 에너지를 사용한 비트코인 채굴 방법을 고안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채굴기. 출처=코인데스크
비트코인 채굴기. 출처=코인데스크

하지만 단순히 투명성만 주장하는 것은 그저 좋아 보이는 홍보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아래 참조). 세일러와 머스크가 실제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면, BMC는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이 환경 보호 측면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규제된 투자 펀드의 표준이 되는 친환경 인증(green certification) 시스템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정 에너지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투자자들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인증된 친환경 비트코인 매수에는 기타 행정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고급 시장을 중심으로, 규제적 압력 없이도 환경적으로 덜 유해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려는 소비자들이 다수 존재한다(예를 들면, 친환경 생분해성 조리도구 등).

친환경 인증 시스템을 통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추가 비용이 용인 가능한지 파악할 수 있으며, 친환경 비트코인 이외의 비트코인에 투자할 의사가 없는 이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종이와 친환경 소재 비닐이 적용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포장재. 삼성전자는 2019년 상반기부터 전세계 출시하는 휴대폰 등 모바일 제품의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비닐포장재를 종이나 친환경 소재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출처=삼성전자 제공
종이와 친환경 소재 비닐이 적용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포장재. 삼성전자는 2019년 상반기부터 전세계 출시하는 휴대폰 등 모바일 제품의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비닐포장재를 종이나 친환경 소재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출처=삼성전자 제공

이러한 접근법은 제한적이고 섬세하며, 규칙이 아닌 영향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중요하다. 이것이 일부 코인에 영구적인 “낙인을 찍거나” 시스템 전반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이 방법은 가장 공개적이고 가시적인 방식으로 신규 코인의 시장 진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어떠한 정부의 개입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단지 친환경적인 비트코인을 보유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도와주는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이 방법이 비트코인을 친환경적으로 바로 바꿔주는 완벽한 해결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의도된 것이다. 어느 누구든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역사를 보면, 이 방법은 현재 시점에서 비트코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좋은 방식이다. 어차피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어려우므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지엽적인 조건이나 특정한 상황을 활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편이 더 낫다. 현재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규제된 기관들의 비트코인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출처=Fahrul Azmi/Unsplash
출처=Fahrul Azmi/Unsplash

중요한 점은 이 방법이 뉴욕합의가 실패한 이유였던 “두 개의 비트코인”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전혀 바꾸지 않고도 부가가치를 창출해낸다.

나아가, 이 방법은 "시장질서에 내버려 두는 것(just let the market handle it)"이 비트코인의 환경적 문제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해결해주는 좋은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이것은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이다. 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는 외부효과와 관련되어 있다.

즉, 이들 물질의 생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은 생산자와 동떨어져 시장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시장에 비용과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인증은 훨씬 간단하고, 시장에 기반하고 있으며,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방법이다.

로비 단체 혹은 홍보의 수단인가?

비트코인의 코드 변경이 BMC 출범을 바라보는 최악의 접근법이라면, BMC 출범이 기존 규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시각은 그 다음으로 최악의 접근법이다. 현재 미국 사회에 머스크가 갖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정부 규정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가진 중요성이나 목적에 대한 머스크의 통찰력은 부진해 보인다. 그러므로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정부 정책에 머스크의 입김이 작용하도록 하는 것은, 그런 정책이 애초에 존재하는지 여부를 떠나서 분명히 좋은 생각은 아니다.

이 접근법은 BMC의 미래 전망 중 가장 야심적이지 않은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가장 그럴듯한 청사진이기도 하다. 협의회는 1년에 두어 번 5~6명의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작성한 투명성 보고서를 발행하고, 비트코인과 청정 에너지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연구 보고서’에 자금을 지원하는 일이 전부일 것이다.

영향력이 있는 이들의 노력 없이 협의회가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하지만 BMC는 돈이 많은 이들에게는 적어도 자신들이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결국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던가?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