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컨센시스 디파이 리포트
출처=컨센시스 디파이 리포트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인 컨센시스가 지난 5월 초 2021년 1분기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의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현행 디파이는 크게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와 이더리움 두 개의 플랫폼이 양분하고 있다. 컨센시스 보고서는 이더리움 생태계 기반의 디파이를 중심으로 작성됐다. 

 

디파이의 차별점과 의의

‘탈중앙화금융’은 기존 금융과 어떤 점이 다를까. 컨센시스는 디파이의 차별점으로 우선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꼽았다. 스마트 계약은 서면으로 이뤄지던 계약을 코드로 구현해 자동으로 계약이 이행되게 하는 프로그램의 한 형태다. 지금까지의 계약은 국가 법률에 의해 효력을 보호받았다. 그러나 스마트 계약은 오로지 플랫폼과 코드로 효력을 보장받는다. 

두 번째 차별점은 범국가성(borderless)이다. 인터넷만 있으면 복잡한 인증 절차나 신용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국경 없이 글로벌 참여자 모두가 디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범용성과 호환성이 높다는 점이다. 디파이의 거의 모든 스마트 계약은 오픈 소스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디파이는 다른 스마트 계약이나 애플리케이션과 자유롭게 결합이 가능하다. 

컨센시스는 지금까지 사용되던 법정화폐가 이미 디지털화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스마트폰과 은행 앱(App)을 이용하면 손쉽게 타인에게 법정화폐를 전송할 수 있다. 그러나 디파이는 단순히 앱으로 돈을 송금하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돈의 발행과 유통 자체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이를 블록체인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태 당시 로빈후드가 사전 공지없이 게임스톱 주식의 거래를 중단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분노한 일이 있었다. 로빈후드 계정에 들어있는 것은 ‘내 돈’이지만 로빈후드가 마음만 먹으면 그 돈은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로빈후드가 디파이 서비스였다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컨센시스는 이처럼 디파이는 ‘다른 누군가가 금융을 통제한다면 내가 거래하는 자산이 정말 내 소유인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마스크와 같은 전자지갑만 있으면 전세계 누구나 중개기관의 통제를 따르지 않아도 유니스왑 같은 디파이 서비스로 자산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파이 경험자’는 전체 지갑의 1%... 증가 속도는 작년 10배 

컨센시스 분석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까지만해도 약 1억 3000만개였던 이더리움 주소는 4월 1일 들어 1억 4600만개로 증가했다. 이더리움 기반의 대표적인 지갑 서비스인 메타마스크는 50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의 이더리움 지갑 주소/디파이 프로토콜과 연동된 이더리움 지갑 주소 수 추이. 출처=컨센시스
지난 2015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의 이더리움 지갑 주소/디파이 프로토콜과 연동된 이더리움 지갑 주소 수 추이. 출처=컨센시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이더리움 주소 가운데 디파이 프로토콜을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아직 약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기간동안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사용자는 약 50% 증가했다. 2020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0배 가량 오른 수치다.  

이러한 성장은 생태계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줬지만, 가스비(수수료) 증가와 같은 과제를 안겨주기도 했다. 연초 약 100Gwei(1Gwei=0.000000001이더리움)였던 가스비는 3월 31일 150Gwei 정도로 약50% 올랐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가격 자체도 732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오르면서 가스비 부담이 커졌다. 연초 5.4달러 수준이었던 이더리움의 평균 가스비는 1분기 말, 22.9달러까지 치솟았다.

아래 그래프는 1분기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사용된 총 네트워크 수수료가 비트코인의 2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더리움의 대표 탈중앙화 거래소 서비스인 유니스왑 하나에서만 비트코인 전체 수수료의 절반 가까운 수수료가 나왔다. 

2021년 1분기 이더리움 플랫폼과 비트코인에서 나온 총 네트워크 수수료 비율. 출처=컨센시스
2021년 1분기 이더리움 플랫폼과 비트코인에서 나온 총 네트워크 수수료 비율. 출처=컨센시스

컨센시스는 이런 대규모 수수료의 원인으로 이더리움 디파이 생태계에 다양한 유동성 공급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중앙화 거래소 안에서 벌어지는 암호화폐 거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소 수수료 외에 별도의 비용이 필요 없다. 그러나 디파이에서는 모든 거래소에 가스비가 소모된다. 

 

탈중앙화 거래소 거래량 2.5배 증가…대출액은 3배 상승

디파이 거래량과 매출액도 상당히 증가했다. 컨센시스는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월간 거래량이 지난해 12월 250억달러에서 올해 3월 630억달러로 2.5배 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탈중앙화 거래소인 유니스왑의 주간 거래량 역시 1월 첫째 주 약 50억달러에서 3월 마지막 주 약 78억달러로 1.6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표가 개선됐다. 다만 스시스왑의 주간 거래량은 1월 첫째 주 약 26억달러에서 3월 마지막 주 약 19억달러로 27% 감소했다.

2021년 1분기 전체 탈중앙화 거래소 월간 거래량. 출처=컨센시스
2021년 1분기 전체 탈중앙화 거래소 월간 거래량. 출처=컨센시스

디파이 미결제 대출액은 1월 1일 약 36억달러에서 3월 31일 108억달러로 약 3배 증가했다. 디파이 미결제 대출액은 디파이 생태계에서 아직 상환되지 않은 대출의 규모를 뜻한다. 대표적인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대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아베(Aave)의 경우, 1월 1일 미결제 대출액이 6억7000만달러에서 3월 31일 16억달러로 2.4배 가량 상승했다. 

2021년 1분기 디파이 미결제 대출액 추이. 출처=컨센시스
2021년 1분기 디파이 미결제 대출액 추이. 출처=컨센시스

 

디파이 지수토큰 DPI, 비트코인보다 상승폭 높아

디파이 관련 주요 디지털 자산(AAVE, Synthetix, Uniswap, Yearn Finance, Complex, Maker, REN, Loopring, Kyber Network, Balancer)을 추종하는 지수 토큰인 DPI 역시 1월 1일 약 117달러에서 3월 31일 약 410달러로 3.5배 올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2배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컨센시스는 이 부분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모멘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던 디파이의 펀더멘탈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더리움 기반의 디파이 생태계. 출처=컨센시스
이더리움 기반의 디파이 생태계. 출처=컨센시스

개선이 시급한 문제도 있다. 컨센시스는 이더리움 플랫폼의 높은 가스비가 디파이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파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가스비를 낮추기 위해 생태계를 레이어2로 이동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레이어2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바깥에 별도의 레이어를 두는 방식을 뜻한다. 

신세틱스나 dYdX와 같은 디파이 프로젝트는 레이어2 솔루션과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신세틱스는 지난해부터 레이어2 솔루션인 옵티미즘과 협력하고 있으며, dYdX는 또 다른 레이어2 솔루션인 스타크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1분기 레이어2에서의 이용자 예치금(TVL)은 1월 1일 3840만달러에서 3월 31일 2억7340만달러로 7.1배 가량 올랐다. 레이어2로의 전환 추세는 올해 남은 기간동안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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