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열풍에 2030이 왜 욕을 먹나요?
미니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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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1년 5월1일 08:47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권은희 국민의당 국회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의 신규 가입자는 249만명이었다. 지난 1분기 가장 많이 사용한 금융 앱 역시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앱 실행횟수 102억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위로 집계된 국내 대표 증권 앱 키움증권의 영웅문(앱 실행횟수 37억회)의 세 배 가까운 수치다.

사람이 몰리다보니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루에 수십 퍼센트는 기본이고 상장한지 30분만에 10만%의 변동폭을 보이기도 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염려스럽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신규 투자자 중 적지않은 이들이 2030세대다 보니 난데없는 세대론도 등장했다. '젊은이'들이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어서 우려된다는 시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23일 국회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많이 하는 청년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2030세대 상당수가 위험도가 높고 기대 수익률이 높은 알트코인 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30 투자자들에게만 이런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증거는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법정통화 유통량을 늘리는 바람에 지난해부터 자산 가격이 폭등했고, 사실은 나이와 상관 없이 모든 세대가 높은 수익률을 찾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이 일로 2030이 욕을 먹거나 훈계를 들어야 할 이유가 딱히 없다.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사람에게 어떤 조언이 유효할까.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투자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지난 2017년부터 암호화폐 업계를 취재해온 기자는 다양한 2030 투자자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물론 고이율, 고수익을 쫓다가 어느날 0원이 된 통장으로 트레이딩을 그만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의 펀더멘탈을 꾸준히 분석하고 단기적인 흐름과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한 이들은 거의 예외없이 자산을 상당히 불렸다. 

이더리움의 일일 트랜잭션 지표. 출처=이더스캔
이더리움의 일일 트랜잭션 지표. 출처=이더스캔

업계를 잘 모르는 분들은 암호화폐에 무슨 펀더멘탈이냐는 소리를 할 수 있겠다. 전통 금융시장과는 다르지만 이 세계에도 펀더멘탈이 있다. 개발진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참여자들의 상태(주식으로 치면 회사와 대표가 어떤 상태인지 보는 것), 유통량, 온체인 데이터, 트랜잭션 활성화 지표 등을 보고 시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고,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펀더멘털을 분석하는 기업들도 등장하면서 투자 기법들이 고도화되고 있다.

이들은 시장 내에서 돈이 움직이는 흐름도 민감하게 조망한다. 지난 2017년 업계에서 돈을 버는 키워드가 암호화폐공개(ICO)였다면 2020년은 디파이(DeFi), 2021년은 대체불가능토큰(NFT)이다. 2030은 오히려 이런 새로운 트렌드와 관련 지식들을 습득하는데 편견이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들이 그들을 젊은 나이에 상당한 자산가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투자에는 왕도가 없다'는 격언이 저절로 떠오른다. 

취재를 하다 보면 솔직히 요즘의 암호화폐 열풍이 좀 걱정되긴 한다. 이렇게 산이 높아지면 그 후에 찾아올 골짜기도 깊은 법이니까.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진단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암호화폐 과열이 걱정된다면 왜 시장이 과열됐는데 사회적인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는지, 냉각장치는 어디에 있는지, 없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차근차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무턱대고 2030 투자자를 이상한 사람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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