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가올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전쟁
가장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고 회복력이 뛰어난 프로젝트만이 살아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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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o Gorduladze
Sandro Gorduladze 2021년 4월29일 17:40
출처=Siarhei Horbach/Unsplash
출처=Siarhei Horbach/Unsplash
샌드로 고듈래즈(Sandro Gorduladze)는 블록체인 업계 초창기부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투자기업 가그라 벤쳐스(Gagra Ventures)의 CIO이다.

디지털 자산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위시한 민간 디지털화폐 사이에 첨예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디지털 자산을 구분하는 기준이 기능에서 규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나는 향후 3~5년 사이 이러한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 핀테크 스타트업, 기타 중앙화된 기업들이 공개형 블록체인(이더리움, 폴카닷, 솔라나 등)을 이용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공개형 블록체인 인프라가 금융의 견인차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각국 정부들도 1) 자국의 CBDC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2) 기업 및 사용자 활동을 감시ㆍ감독하기 위해서 이들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블록체인 레일 위에서 중앙화 서비스와 탈중앙화 서비스의 운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의 상호 연결성은 더욱 커지고 금융 국경은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허가/공공 : 검열저항/통제'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암호화 기술과 분산 인프라 덕분에 사람들은 통제에 대한 염려 없이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의 인기를 보면 인터넷 기반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국경의 제약이 없는 환경에서 거래하기를 원한다. 기존의 지역 금융시장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가진 돈을 최고의 수익이 보장되는 곳에 예치하고 싶어 하고, 전 세계 자산 시장에 접근하고 싶어 한다.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길이고, 필연적인 발전의 길이기 때문이다.

현명한 정부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과 블록체인은 물론, 탈중앙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비금융 시스템들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정부가 그럴 수는 없다. 일부는 암호화폐를 금지할 것이고, 고통을 겪은 후에야 포기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일본과 같은 기축통화국 및 그 뒤를 바싹 따르는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은 CBDC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중국의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처럼 정부에서 운영하는 CBDC든 USDC나 디엠(diem)처럼 정부의 통제를 받는 CBDC든 상관없이 말이다.

 

탈중앙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할 때 온전한 탈중앙화가 가능하다. 인간의 활동은 익명성 여부와 상관없이 추적 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어떤 앱이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에 일단 배치되고 나면 인간이 개입하여 중단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정부가 설립자나 개발자, 활동적인 커뮤니티 멤버들의 뒤를 쫓기로 마음먹는다면 개발, 운영을 얼마든지 방해할 수 있다.

(규제감독관 중에서도 암호화폐에 친화적이고 작은 정부를 옹호하는 축에 속하는) 브라이언 브룩스 전 미국 통화감독청장도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기축통화국들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은 더욱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메이커다오(Maker DAO), 프랙스(Frax), 페이(Fei), 리플렉서(Reflexer) 등) 이를테면 미국에 근거지를 둔 팀이 설립하고 이끌고 지배하는 프로젝트는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프로젝트의 설립자와 개발자들에게 모종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그런 실질적인 압력에 직면했을 때 '분산화된 커뮤니티'의 반발력은 생각보다 약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인간의 개입으로부터 가능한 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의 익명성은 부차적이지만 중요한 요소다. 이들이 익명성을 유지할 때 사람들이 기술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개발자 그룹의 개입을 최소화한 리엔(Lien), 갬빗(Gambit), 베이시스캐시(Basis Cash) 등이 흥미로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법정화폐에 기대지 않은 안정성

오늘날 스테이블코인의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 달러와 연동되고 있다.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나 (정부가 자산을 통제하거나 동결시킬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달러(또는 다른 법정화폐)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고정된 자산은 취약해질 수 있다. 단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은 달러로 표시된 은행 계좌를 사실상 통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달러의 가치가 급변할 경우 (역사적으로도 거시경제이론적으로도 일시적 또는 단계적 달러 가치 급변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들 자산이 현재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암호화폐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장기적 관점에서 훨씬 더 타당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페이(Fei), 리플렉서(Reflexer), 리엔(Lien), 플로트(Float), 리퀴티(Liquity)는 모두 이더(ETH)에 연동되고 있고, 특히 리플렉서와 플로트는 달러 연동을 포기하는 대신 코인의 구매력 유지에 힘쓰고 있다.

베이시스캐시(Basis Cash)나 엠티셋달러(Empty Set Dollar)와 같은 알고리듬 기반 코인은 예전에는 미국 달러에 연동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어떤 자산에도 재연동될 수 있다. 암호화폐 자산을 담보로 특별인출권(SDR) 방식의 전환을 구상 중이었던 다이(DAI)도 마찬가지다. 한편, 쉘(Shell) 토큰을 발행하는 쉘 프로젝트도 있다. 쉘 토큰은 (미국 달러 연동 토큰 또는 비트코인 연동 토큰 등) 여러 개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초과담보를 방지하는 한편, 쉘을 구성하는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단, 이러한 쉘프로젝트도 달러 의존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출처=Jae Rue/Pixabay
출처=Jae Rue/Pixabay

커뮤니티 서포트

암호화폐의 진정한 유동성을 측정하려면 코인의 유통량이 아니라 보유 중인 지갑 개수가 중요하다. 어떤 스테이블코인이 수억개 발행되었더라도 (ESD처럼) 소수의 계좌에 보관되고 있다면 의미가 없다. 그러나 아직은 어떤 스테이블코인이 얼마나 넓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미래의 활용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의 포지셔닝 계획과 함께, 이를 지지하는 커뮤니티가 얼마나 열정적인지 봐야 한다.

여기서 '포지셔닝'이란 예를 들어 미국의 규제기관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에게 스마트 계약을 통한 엄격한 고객신원확인(KYC) 및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적용을 의무화할 경우, 얼마나 저항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관련된 문제다.

베이시스캐시나 플로트와 같은 시뇨리지(화폐주조 차익)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은 자금력을 갖춘 신규 참가자의 유입을 끝없이 필요로 하는 등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유사하ㆍ다는 질타를 받곤 한다. 그러나 프로토콜 개발자들의 KYC 준수가 의무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정부가 감시감독하는 스테이블코인 외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유인책이 될 것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최근에 발표한 권고사항은 프로토콜/댑(dapp) 개발자 및 운영자들이 기반 기술 단계에서부터 KYC 적용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짐작하겠지만, 내 기준으로는 익명 개발자팀이 이끄는 알고리듬 기반의 실험적 프로젝트가 선호 대상이다.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승자는 이들 프로젝트에서 나올 것이라 믿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험적 프로젝트들은 모두 흥미롭지만, 신중하게 지켜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던 베이시스캐시, 플로트, 리엔(리엔의 스테이블코인은 아이돌이다), 갬빗(Gambit)이 특별히 관심이 가는 종목들이다. 비익명 프로젝트 중에는 쉘과 리퀴티가 가장 흥미롭다.

나는 이러한 견해는 장기적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의 역학관계 또는 3~5년 내의 상황을 고려한 결론이 아니다. 현재에도,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도 중앙화된 달러 연동 코인은 암호화폐 업계에서 유동성의 근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생태계가 점점 확대되어 정부 통제 하의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게 되는 등) CBDC와 민영 스테이블코인 사이의 경쟁이 더욱 첨예해지면, 정부는 달러 연동 프로젝트들의 법정화폐 의존성을 부당하게 이용하려 들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미래가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발치에서 방관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준비하고자 한다. 규모 면에서도 영향 면에서도 디파이의 가장 큰 부분이 될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한때 유행하는 이슈들에 지나치게 현혹되지 말고, 이 실험적 프로젝트들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시스템에 자본이 쏟아져 들어오고, 회복력이 가장 좋은 프로젝트가 살아남을 것이다.ㆍ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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