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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암호화폐 채굴자들은 낮은 에너지 비용과 허술한 규제 환경을 통해 이득을 보았지만,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출처=Pixabay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채굴 허브 세 곳이 규제 당국으로부터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해시레이트(네트워크에 동원된 연산력의 총합)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의 해시레이트는 세계 전체 해시레이트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장의 탄광에 쏟아지고 있는 비판과 내몽골의 에너지 고소비 기업들, 사천 지방의 지역 에너지 정책 종료로 인해 중국의 채굴업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 세 지역의 규제 문제는 중국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지역 정부로 인해 마주하는 최대 정책 리스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절반 이상의 해시레이트가 중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변동이 큰 규제 환경은 비트코인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친다. 중국 정부의 단속에 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으로 인해 극적인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애틀 기반 채굴 업체 룩소르의 CEO 닉 한슨은 “우리는 항상 채굴이 규제 당국의 처분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에서 암호화폐 채굴은 완전히 지방 정부의 통제 하에 있다"고 말했다.

4월 10일에 신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탄광에 홍수가 나고 21명의 채굴자들이(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광물을 캐내는 채굴자들) 탄광 내부에 갇히게 되자, 신장 정부는 지역 내 탄광 운영을 중단시키고 조사에 착수했다. 탄광 운영 중단으로 비트코인 채굴 에너지 생산이 30%나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국가광산안전부(National Mine Safety Administration)에 최근 보고된 탄광 사고 중 하나로, 그중에는 산시성과 구이저우에서 발생한 사고도 있다. 이 두 지방은 2020년 1분기에 비트코인 채굴이 가장 활발했던 10개 지역에 속한다.

탄광 사고가 비트코인 채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탄광은 석탄이나 가스 등의 연료를 태워서 전기를 만들고 동절기에 채굴장에 전기를 제공하는 화력 발전소의 에너지원이다. 중국 탄광에서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지만, 정부에서 미등록 탄광이나 규제 위반 사례를 단속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내놓을지는 미지수이다.

“모두 알다시피, 중국의 한 지역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이 사고로 인해 일어난 정전이 해시레이트 공급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암호화폐 채굴 역사에서 이러한 사고가 처음은 아니며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라고  인 가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지난 17일 쓰촨성의 청두에서 올린 암호화폐 채굴 관련 행사에서 말했다.

"중국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은 해시레이트를 생성하고 법률준수와 관련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최후의 통첩

중국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우려하는 또 한 가지는 중국 정부가 약속한 에너지 효율 목표이다. 이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기업의 사업 확장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 다음으로 규모가 큰 화력발전 기반 암호화폐 채굴 허브인 내몽고도 전국적인 규제에 앞장서고 있다.

내몽고에 있는 경제기구 국가개발개혁위원회(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는 2월 25일에 4월 말까지 지역 내 모든 암호화폐 채굴장 운영을 중단하고 폐쇄하겠다고 밝혀 지역 내 암호화폐 사업장이 대규모로 철수하기도 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암호화폐 채굴은 내몽고에서 철수하게 될 여러 에너지 고소비 업종 중 하나이다. 철강이나 멘톨 생산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내몽고는 중국 정부의 2019년 에너지 소비 점검에서 탈락한 30개 지역 중 하나에 불과하다.

내몽고가 암호화폐 채굴 기업에 운영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내몽고 정부는 2019년 9월에 '불법' 비트코인 운영을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중앙정부와 지역정부 간의 위계가 작용하고 있다.

“조사는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계획보다는 중앙정부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다.” – 중국 공무원

신장과 내몽고는 2020년 1분기에 글로벌 해시레이트의 44.28%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9년 여름에는 이 비율이 24.65%에 불과했다. 한편, 당시 사천지방은 수력으로 세계 해시레이트의 37.4%를 생성했다.

출처=Jani Brumat/Unsplash
출처=Jani Brumat/Unsplash

수력

지방 정부가 화력 발전소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많은 채굴자가 사천지방의 수력 기반 채굴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채굴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수력 3개년 정책이 2022년 말에 종료되기 때문에 사천지방의 규제 환경도 불확실하다.

사천 정부는 수력 소비 공원을 짓고 몇몇 지역에서 잉여 수력을 사용하기 위해 에너지 고소비 기업을 초청하겠다는 계획을 2019년 8월 1일 발표했다.

수력 공원은 신장이나 내몽고같이 제재가 심한 지역에 비해 리스크는 더 낮고 채산성은 더 높아 채굴자들에게 매력적인 채굴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력은 채굴자들이 법률을 준수하기에 가장 알맞은 에너지원이고 우기에는 가장 저렴한 전력이기도 하다.” – 페이카이 리, 와이(Wayi) 공동창립자

지역 정부가 공원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으로부터 사용료를 걷겠지만, 비교적 저렴한 전기세와 낮은 정책 리스크로 인해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암호화폐 채굴기업 등이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호시절은 다 지나갔다고 말하는 채굴자도 있다.

“올해가 3개년 정책의 두 번째 해이다. 우리는 작년에 프로그램을 시작해 올해 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내년이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더 이상 투자를 늘리기는 어렵다.” - 페이 리우, 빅신 마이닝(Bixin Mining) CEO

중국 채굴자들은 쓰촨성이 건기에 접어드는 겨울에 전력 부족을 겪을 것이다.

“전기세가 조금 더 높은 다른 북부지방으로 옮겨가야 할 수도 있다. 채굴기를 이웃 국가로 옮길 수도 있지만, 비용이 훨씬 높을 수 있다.” – 닉 한슨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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