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용카드로 코인 재정거래, 아직 가능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혁
박상혁 2021년 4월22일 08:48
출처=Vadim Artyukhin/Unsplash
출처=Vadim Artyukhin/Unsplash

"카드 수수료, 암호화폐 거래·전송 수수료를 제외하고 약 7%의 순수익을 낼 수 있다"

외국 거래소에서 신용·체크카드로 암호화폐 리플(XRP) 등을 싸게 산 후, 국내 거래소에 가져와 파는 투자자 A씨의 말이다.

A씨가 차익을 얻는 이유는 최근 형성된 '김치 프리미엄' 덕분이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암호화폐 시세가 외국보다 높은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김치 프리미엄이 10%면, 외국에선 국내보다 10% 더 싸게 살 수 있다.

A씨의 '코인 무역'을 재정거래(시장 간 가격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거래)라고 부른다. 거래 과정은 이렇다. 먼저 카드로 결제를 받는 외국 거래소 등을 찾는다. 그리고 카드 번호를 입력해 암호화폐를 산다.

대부분 이 과정에서 결제 거절 문구가 뜬다. 국내 카드사들이 외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결제를 막아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에겐 대책이 있다. 아직 막히지 않은 카드를 알고 있는 것이다. 결제를 마친 그는 암호화폐를 국내 거래소로 옮겨 팔고 차익을 얻는다. 

물론 이런 재정거래에도 한계는 있다. 연간 해외 송금액 한도인 5만달러를 지켜야 하는 등 법적 제한이 있다. 그럼에도 A씨는 김치 프리미엄만 유지된다면, 큰 리스크 없이 어렵지 않게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카드사 "재정거래 2018년부터 제한"

최근 A씨와 같이 카드 재정거래를 시도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카드는 이미 외국 암호화폐 구매가 막혀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가 최근 암호화폐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면서 결제가 불가능해진 걸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국 거래소 등에 대한 카드 결제 제한은 3년 전부터 이뤄졌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18년 1월 국내 카드사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회의에서 카드로 외국에서 암호화폐를 결제하는 걸 제한하기로 했다"며 "이후 카드사들은 외국 암호화폐 기업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 역시 "최근에 카드 재정거래를 제한한 게 아니"라며 "이전부터 각 카드사가 해왔던 조치"라고 밝혔다.

일부 우회로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신규 암호화폐 업체(거래소 등)를 이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이 신규 업체를 암호화폐 업체로 분류하는 작업이 끝나면 (마찬가지로) 카드 결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 출처=Avery Evans/Unsplash
신용카드. 출처=Avery Evans/Unsplash

그럼에도 카드 재정거래 가능한 까닭은?

카드사들의 이런 조치에도 재정거래가 가능한 이유는 뭘까. 카드사의 설명과 달리, 신규 업체뿐 아니라 일부 기존 업체에서도 여전히 카드로 암호화폐를 살 수 있다. 실제로 A씨의 최근 결제내역을 보면,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카드를 사용했다.

그 이유는 종종 가맹점 명칭이 다르게 표기되기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바이낸스에서 카드로 결제를 해도 다른 가맹점 이름이 나올 때가 있다. 물론 이 우회로도 영원하진 않다.

한번만 가맹점 이름이 바이낸스로 표기되면, 앞으로 그 카드는 더이상 사용할 수가 없다. 재정거래를 하는 일부 투자자들은 이렇게 한 카드가 막히면 아직 막히지 않은 새로운 카드를 찾아 나선다.

다만 카드의 숫자가 무한대가 아닌 만큼,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거의 모든 카드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A씨 역시 "이용할 수 있는 카드 숫자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지금 이상으로 카드 결제 막기는 어려워"

카드업계도 이런 카드 재정거래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카드 결제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해외 결제는 비자, 마스터카드 등 국제결제업체를 거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로 구성된 여신금융협회의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가 해외 암호화폐 업체들과 직접 가맹점 계약을 맺을 수 없다"면서 "국내 카드사가 국제결제업체를 통한 결제 과정을 사전에 확인할 수도 없다"고 했다. 결제 후 카드사끼리 제한 명단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그는 "암호화폐 업체로 판명나더라도 그 업체가 단독으로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한, 기존 업체에서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PG사(결제대행사) 등이 붙으면 가맹점 이름이 다르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전에 해당 업체가 암호화폐 업체인지 아닌지 즉각적으로 판별하려면 비자와 같은 국제결제업체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들이 협조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법적으로도 암호화폐(가상자산)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해 지금 이상의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 관계자도 "해외 카드 결제의 특성상 특정 가맹점이 암호화폐 업체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다"며 "국제결제업체의 가맹점 데이터를 받아와서 거래를 사후에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