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lexander Shatov/Unsplash
출처=Alexander Shatov/Unsplash

지난주 코인데스크US의 유튜브 채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일시적 정지를 당했다. 웹2.0 시대에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면 소수의 중앙 인터넷 관지라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사건이었다.

이런 시스템은 사회에 매우 위험하며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지난 2월25일 유튜브에서 공지 이메일이 도착했다. “반복적이거나 심각한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 때문에 계정이 정지된다는 메세지였다. 그 어떠한 이유나 세부사항을 말해주지 않았고 우리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28시간을 이를 악물고 견뎌야 했다.

코인데스크US가 여러 소통채널을 통해 여러번 하소연을 한 뒤 26일 우리 유튜브 계정이 복구되었다. 유튜브에서 또 메일이 왔다. “다시 검토해보니 위반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우리는 아직도 대체 왜 정지당했는지 모른다.

물론 코인데스크US는 유튜브가 우리 계정을 복구시켜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며 그쪽에서 코인데스크를 하나의 독립적 뉴스 매체로 인정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독자에게 정직하고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며 특정한 기관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하지만 갑자기 28시간 동안 무력화된 조직의 일원으로서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이것은 코인데스크나 암호화폐를 벗어나 우리 모두의 삶으로 스며드는 문제다.


암호화폐 콘텐츠를 검열?

코인데스크만이 이런 경험을 당한 것이 아니다. 유튜브는 그동안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나 뉴스를 제공하는 여러 업체들에 태클을 걸어왔다. 구글이 통제하는 디지털제국에서 ‘암호화폐’란 단어와 연결된 콘텐츠가 끊임없이 검열망에 걸린다.

이건 공익에 폐를 끼치는 행보다. 이제 페이팔비자, 테슬라, 스퀘어, 피델리티, 뉴욕멜론은행, 구겐하임 파트너스, 그리고 시티그룹 같은 기업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는데 암호화폐 관련 정보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전문매체를 막는 일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암호화폐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요즘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거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쥐고 있는 권력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서 검열에 대한 반발이 크게 작용한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제지당한 것에 대한 거센 반발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든 그를 싫어하든 검열은 언제나 그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나 플랫폼이 순식간에 공론에서 배제될 수 있다.

한 사람이 하루 동안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보와 그에게 보이는 광고가 그의 정치적 성향과 생활패턴 등으로 달라지는데 이런 현상 또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때문이다.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우리의 데이터와 정보를 대량 수집해서 광고주들에게 하나의 빅데이터 상품으로 판매한다. 즉 이런 플랫폼들이 내가 세상 밖으로 어떤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지 뿐만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내게 어떤 정보가 들어오는지를 정한다.

이런 이용자 데이터 판매 수익 모델이 주로 ‘감시 자본주의’로 불리는데 감시 자본주의와 인터넷 검열이 서로 밀접하게 뒤얽혀 있다.

제멋대로 하는 독재자

코인데스크의 유튜브 계정 정지 사건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투명성의 결여였다. 왜 정지를 당했는지 알 수 없고 유튜브 측에서 알려주지 않았다.   

코인데스크 계정이 라이브 방송 중 정지됐는데 “올 어바웃 비트코인(All About Bitcoin)”이란 프로그램을 한참 진행하던 타이밍이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 펀드(ETF)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직 공식 증권으로 등록되지 않은 상품에 관한 언급을 해서 제지당한 것인가? 유튜브의 알고리듬이 건드려졌나? 아니면 코인의 코 자도 모르는 직원이 일방적으로 제동을 걸었나? 혹시 누가 우리를 신고한 게 아니겠지? 만일 그랬다면 신고한 사람이 경쟁사 직원이 아닐 보장이 없지 않는가. 어쩌면 이 모든 게 단순한 우연이였는데 우리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계속 따지자 유튜브 측은 그저 “우리의 커뮤니티 가이드는 공개돼 있다”는 답장만 보냈다. 다만 “만일 위반 콘텐츠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계정이 즉시 복구된다”고 위로(?)해줬다. 유튜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분기 22만3008개의 삭제된 영상에 대한 재검토 요청이 들어왔는데 그중 8만3346개가 복구됐다.

오류율이 37%나 되는데 이렇게 불투명한 절차에 그냥 눈 감아 버리라고? 커뮤니티 가이드를 위반한 콘텐츠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없어 보인다. 암호화폐 산업에서 어떤 특정한 단어나 주제가 위반 내용이 되는지 알 수만 있다면 유튜브와 논의라도 해볼 수 있는데 현재 상황에선 아무것도 못한다.

근데 왜 유튜브 쪽에서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는가. 답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의 수익모델 안에 있을 것이리라. 광고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알고리듬이나 뉴스피드 방식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런 알고리듬이나 뉴스피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수록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이질 게 뻔하니 애초부터 공개하지는 게 유리하리라. 잘나가는 버거집은 소스의 레시피를 공개하지 법이다.

결국 유튜브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매체나 개인은 이런 비밀스런 절차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변명을 내세워 언제 그리고 무엇 때문에 우리의 콘텐츠를 삭제할지 알 법이 없다. 독재정권 밑에 사는 시민이 독재자가 휘두르는 권력체제에 대해 따지지 못하듯 우리 역시 그들의 권력에 대해 질문할 수 없다.

이건 특정한 정치세력의 편을 들어주기보다는 그저 그들만의 권력을 지키려고 하는 노력에 더 가깝다. 구글과 유튜브가 쥐고 있는 힘은 정치가 아니라 정보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들의 정치성향은 중요치 않다. 그들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더 많은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수록 더 많은 권력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보수나 진보 얘기와는 아무 상관 없다.   
 

권력 이동의 필요성

21세기에는 정보가 힘인데 지금 극소수의 기관이 방대한 양의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 사회가 필요로하는 정보를 그들만이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에 권력이 그쪽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그들의 사업 목표가 공익과 상반되는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구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책이 제시되고 있다. 독점 금지법을 강화시키거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보완하자는 목소리도 있고 그들이 공개 알고리듬을 의무로 쓰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 플랫폼이 자사 플랫폼에 올려지는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 플랫폼이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큐레이팅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의 콘텐츠를 중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콘텐츠가 올려지고 어떤 콘텐츠가 삭제되는지를 결정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순간 더 이상 플랫폼이 아니라 발행자(publisher)가 되는 것이다. 현재 유튜브는 플랫폼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을 누리면서 발행자 역할을 마음껏 하는 셈이다.

이렇게 양다리를 걸치지 못하게 하는 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만든 탈중앙화된 웹3.0가 기술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네트워크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류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을 비주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 사회는 보다 더 공정하고 투명한 정보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is CoinDesk's chief content officer. Previously, Casey was the CEO of Streambed Media, a company he cofounded to develop provenance data for digital content. He was also a senior advisor at MIT Media Labs'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a senior lecturer at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Prior to joining MIT, Casey spent 18 years at The Wall Street Journal, where his last position was as a senior columnist covering global economic affairs. Casey has authored five books, including "The Age of Cryptocurrency: How Bitcoin and Digital Money are Challenging the Global Economic Order" and "The Truth Machine: The Blockchai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 both co-authored with Paul Vigna. Upon joining CoinDesk full time, Casey resigned from a variety of paid advisory positions. He maintains unpaid posts as an advisor to not-for-profit organizations, including MIT Media Lab'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The Deep Trust Alliance. He is a shareholder and non-executive chairman of Streambed Media. Casey owns a small amount of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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