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결제수단인가? 투자자산인가?
비자, 페이팔 등 비트코인 결제 검토하는 기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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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le Acheson
Noelle Acheson 2021년 2월14일 10:05
출처=Harrison Kugler/Unsplash
출처=Harrison Kugler/Unsplash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는 기업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고 뛰어든 작은 스타트업 얘기가 아니다.

최근 비자(Visa)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알 켈리(Al Kelly) 최고경영자는 비자가 앞으로 암호화폐 결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아직은 “의미 있는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비자 고객이 비자 크레덴셜(Visa credential)을 사용해 암호화폐를 구매하거나, 전 세계 7천만 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비자는 35개 암호화폐 기업에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모든 고객이 앱 내에서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투자)서비스를 시작한 페이팔도 최근 2020년 4분기 실적발표를 했다. 서비스 개시 후 첫 번째 실적발표였던 이 자리에서 페이팔은 2900만여개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지불결제)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사업 부문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암호화폐 기업도 결제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수탁업체인 제미니(Gemini)는 구매 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2020년 12월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도 2021년 초 비슷한 신용카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난 몇 달간 바이낸스(Binance), 코인베이스(Coinbase), 팩스풀(Paxful), 비트판다(BitPanda) 등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개인용 암호화폐 직불카드를 출시했다. 이번 주 암호화폐 플랫폼 업홀드(Uphold)는 카드 발행사인 영국 옵티머스 카드(Optimus Cards UK)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 중 처리 규모가 가장 큰 바이낸스는 국가 간 암호화폐 결제를 부추기기 위해 바이낸스 페이(Binance Pay)라는 결제 시스템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결제는 암호화폐의 가장 분명한 실사용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잠깐

과연 그럴까? ‘암호자산(crypto)’은 매우 다양한 종류의 자산을 포괄하고 있는 용어이지만, 지금은 비트코인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2008년 비트코인을 세계에 소개했던 백서는 다음의 문장으로 시작된다.


“온전한 P2P 방식의 전자화폐는 금융기관의 개입이 없는, 양 당사자 간 직접 결제를 가능케 할 것이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가 결제를 암호화폐의 대표적인 실사용 사례로 삼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른 곳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썼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프로토콜 설계에 내재된 확장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으로 큰 규모의 결제를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속도가 다른 결제 수단에 비해 느리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이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비트코인 결제는 평균적으로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결제완결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대 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신용카드나 비대면 결제는 훨씬 빠르게 처리되지만, 보통 수일이 지나야 결제완결성이 충족된다. 아울러 전자거래에서는 데이터가 수집되기 때문에 금융 프라이버시의 문제도 있다. 현금 결제는 즉각적이고 추적이 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지만, 결제자가 실제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게다가 비트코인 결제는 비교적 많은 비용이 든다. 얼마 전 비트코인 평균 결제 수수료는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증가하는 비트코인 결제 수수료
증가하는 비트코인 결제 수수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ing Network)와 같은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특정 간격을 두고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연결하는 별도의 결제 레이어를 더한 것이다. 이와 같은 기술의 도입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존주의적 질문

그런데 비트코인이 실질적인 결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작동이 잘 되는 다른 결제 시스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지역이 모두 금융접근성이 좋은 건 아니다.

지역에 따라 해외송금을 금지하는 엄격한 규제가 존재하기도 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국내 송금마저도 어려울 정도로 결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집단에 따라 온라인 결제 접근성이 없고 은행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경우도 많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결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또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폭넓게 사용된다면, 그만큼 비트코인의 유용성도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도 되고, 동시에 결제 수단도 될 수 있는 것일까?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 같다.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과 가치저장 수단 두 가지 모두가 돼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비트코인 자체의 유용성에 달려 있다. 가격과 상관없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쓰려는 잔여 수요가 많다면, 그만큼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투자할 수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수는 계속 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새로운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개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연이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줄어드는 만큼, 채굴자들은 거래 수수료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아직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수요가 그리 크지 않다. 바이낸스 리서치(Binance Research)가 178개 지역에서 1만6천명의 암호화폐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비트코인을 교환의 매개로 보는 응답자는 38%에 그쳤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이 2020년 12월 페이팔(PayPal)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트코인을 보유할 경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53%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과 가치저장 수단 두 가지 모두가 되지 말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폭넓게 이용되기 시작하면, 각국 정부는 이를 법정화폐에 대한 위협으로 느끼고 비트코인을 견제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합리적 우려가 있다.

정부는 시장과 자산가격을 더 중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통화정책, 소비, 임금과 직결되는 것은 결제이며, 이 모든 것들은 표심과 연결된다. 투자는 한 자리에 돈을 두고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지만, 결제는 돈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규제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아울러 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진정한 가치저장 수단으로 여겨질 경우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가치가 낮은 것(악화)이 가치가 높은 것(양화)을 몰아낸다는 그레셤의 법칙에 따라, 사람들은 ‘양화’인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잠재적 가치가 낮은 다른 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다.

 

마지막 관문

이와 같은 질문은 수많은 암호화폐 결제 업체들이 거쳐야 할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비트코인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현재 그나마 규제 불확실성이 제일 적은 암호자산은 비트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도 아직은 불명확한 것이 많다. (얼마 전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취급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공개했지만, 바이든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청장이 취임하면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우선은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시도해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아마 그 후에는 이더리움이 뒤따를 것이고, 이더리움이 가는 곳이라면 스테이블코인도 따를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은행이나 결제 업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어쩌면 잠재적으로 더 큰 미래 먹거리일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자산을 취급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방식이 언젠가는 주된 결제 방식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보는 것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암호화폐와 프라이빗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달러와 토큰 형태로 된 게임스톱(GameStop) 주식을 디지털 지갑에 담아두고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들 기업은 이런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 이용자의 선택 폭이 훨씬 넓어지는 미래의 금융 환경을 그리는 것일 수 있다.

오늘날 존재하는 암호화폐 결제 기능들은 제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여러 사람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도화된 시장 인프라를 발판삼아 함께 움직이고 있다. 또한 다양한 유용성을 지닌 다양한 종류의 자산이 대중적으로 도입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비트코인 외에도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기면,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판가름 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는 그 도입 여부를 실험할 것이며, 이를 통해 오늘과 내일의 이용자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배우게 될 것이다. 이런 실험은 얼마든지 환영하는 바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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