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코인데스크코리아는 2021년을 맞아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의 대표 기업들과 신년 인터뷰를 했다.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플루토스디에스(한빗코), 그라운드X, 코다(KODA), KDAC.

코빗을 대표하는 단어는 '국내 최초'다. 2013년 7월 다소 생소한 암호화폐, 블록체인 확산의 기치를 담아 국내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코빗이 탄생했다.

볼모지와 다름없었던 국내에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코빗은 소프트뱅크, 판테라 등 유명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승승장구했다. 2017년에는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NEXON)의 지주회사인 NXC에 인수되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국내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빗썸, 업비트 등 후발주자가 급성장하며 세계적인 거래소로 자리매김을 했지만, 코빗은 거래량 감소와 구조조정 등 혹독한 겨울을 버텨야 했다.

지난 4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오세진 코빗 대표는 올해를 '코빗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고자 한다며 "암호화폐 거래뿐만 아니라 수탁, 인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을 되돌아본 소감을 말해주세요.

"비트코인이 지난해 하반기 약 3년 만에 2만달러를 다시 돌파한 것을 비롯해 디파이(DeFi) 시장도 급성장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국내서는 특정금융정보(특금법) 개정안과 과세 방침이 발표되는 등 제도권 진입을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띄고요.

코로나19로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결제가 확대되면서 각국 정부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CBDC 테스트를 준비하는 등 암호화폐가 제도권 금융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통 금융권에 있다가, 지난해 1월 코빗 신임 대표로 선임되셨는데요. 코빗 대표로 1년을 보낸 느낌은 어떤가요?

"비단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산업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산업에 몸담고 있는 경영자 입장에서 항상 정도를 지키면서 천천히 갈 것인지, 외줄을 타면서 빨리 갈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지난 1년간 코빗 대표를 맡으면서 성과보다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내실을 다지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1년간 내실을 잘 다졌으니, 올해는 그 결과물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작년 한 해 코빗 거래량이 타 거래소보다 큰 폭으로 줄며, 구조조정도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 현재 내부 상황은 어떤가요?

"작년에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작년 초 남은 인원이 20~30여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서 최근 코빗 내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다양한 영역에 인원이 충원됐습니다. 현재 코빗 인원은 80여명에 달합니다.

지난해 빗썸과 업비트 사이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더 기대됩니다."

 

―올 3월에 시행될 특금법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올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오는 3월 시행되는 특금법입니다. 특금법이 시행되면 거래소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입출금계정을 보유해야 하고, 금융당국에 신고해야만 가상자산 사업자로서 사업이 가해집니다.

코빗은 라이선스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2018년 ISMS 인증 및 정보보안(ISO 27001)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클라우드 보안(ISO 27017), 클라우드 개인정보 보안(ISO 27018)도 받았습니다.

또 자금세탁방지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 금융사기 차단을 위해서 에이블컨설팅, S2W랩, 인피니그루 등 전문업체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금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 사업자가 제도권에 편입되는데, 국내 암호화폐 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제도권 편입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라이선스를 얻은 거래소는 일정 부분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거래소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만큼 지금보다 다양한 신규 암호화폐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KB국민은행, 해시드, 해치랩스는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을 위한 합작사 코다(KODA)를 설립했습니다. 코빗도 신한은행과 비슷한 합작사를 공개했는데요.

"사실 저희와 신한은행이 설립한 디지털자산 수탁사 KDAC는 지난해 3월 법인 설립이 이뤄졌습니다. 그때 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를 했습니다.

KDAC는 법인 설립 이후 다양한 금융사와 논의를 진행했고, 지난해 9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법인 설립 이후 저희는 디지털자산 수탁을 위한 기술 개발과 시스템 구축에 전념했습니다. KDAC도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KODA와 KDAC가 디지털자산, 암호화폐 수탁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KDAC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KDAC의 강점은 코빗이 함께 한다는 게 가장 큽니다. 암호화폐 수탁이라는 것은 법정화폐 수탁과는 달리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은행들이 법정화폐 수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암호화폐 수탁에 뛰어들 수 있지만, 실제 해보면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KDAC은 신한은행, 코빗, 블로코, 페어스퀘어랩 등 '은행-암호화폐 거래소-기술개발사'를 하나로 아우르는 유일한 디지털자산 수탁사입니다."

출처=코빗 페이스북
출처=코빗 페이스북

―코빗의 올해 사업 방향은 뭔가요.

"최근 '코빗 저금통'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거래량이나 입금액 순위에 따라 암호화폐를 에어드롭하는 서비스입니다. 또 코빗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국내·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코빗의 이런 콘텐츠 중심의 사업 전략은 올해 더욱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우선 웹2.0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홈페이지 개편을 시작으로 가상(Meta)과 현실(Universe)을 결합하는 메타버스(Metaverse) 콘셉트를 적용해 소셜 트레이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대체불가능토큰(NFT), 스테이킹 프로그램 등 암호화폐를 단순히 보관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NXC가 지난 2017년 코빗 인수 이후 유럽의 비트스탬프도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블록체인 기술 개발 자회사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을 매각했고, 코빗USA, 비트스탬프 재팬 청산절차를 진행 중인데, 지주사의 이런 행보가 코빗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제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가 아닌 지주사가 진행하는 사안이라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코빗USA는 코빗의 자회사로 한창 투자를 많이 받았을 시기에 사업 확장을 위해 진출했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사업을 중단한 것입니다. 경영진 관점에서 운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을 줄이는 건 당연합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NXC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코빗을 비롯해 비트스탬프 등 블록체인 사업에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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