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yle Hinkson/Unsplash
출처=Kyle Hinkson/Unsplash

올해를 일주일 남긴 현재,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로 크게 하락했던 3월 이후의 상승세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 증시는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금도 새로운 고점을 경신 중이다. 

145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2000선, 폭락 직전 수준인 2200대, 사상 최고치인 2600을 넘어설 때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는 다 올랐으니 위험을 관리하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무색하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코스피는 2800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렇다면 2021년 새해 국내 증시는 올해처럼 빠르게 그리고 계속 올라갈 수 있을까? 늘 그렇듯이 증시를 둘러싼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이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올해와 달리 확연하게 울퉁불퉁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의 증시 상승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회복이다. 비록 정부와 중앙은행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하는 성장이겠지만 글로벌 경제는 올해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게다가 올해 성장이 주로 정부의 소득 지원에 힘입은 소비 회복에 기인했다면, 내년 성장은 투자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 상당 수의 기업들이 올해 투자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시 상승을 이끌 두번째 동력은 저금리다. 사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과거 기준으로 볼 때 우리 증시는 비싸 보인다. 내년 기업이익은 올해보다 크게 늘지만 지난 2017년보다는 10% 이상 작을 전망인데, 주가는 이미 그 당시 기록했던 고점을 훌쩍 뛰어 넘은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해도 글로벌 경제는 내년에 겨우 2019년 수준일 전망이니, 주가가 비싸 보일 만도 하다. 하지만 낮은 금리는 올해도 그랬듯 투자자금을 증시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에서는 거주 주택 이외의 투자 목적 부동산 매수가 줄며 이러한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주로 우리 증시에 해당되는 얘기인데, 과거보다 더 다양한 산업의 우량 기업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신기술 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기존의 반도체 이외에 배터리, 바이오, 전기·수소차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고, 비록 아직은 국내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확장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을 키워가고 있다. 즉 저금리와 성장 산업의 약진이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중반으로 갈수록 시장을 흔들만한 몇 가지 이슈가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일단 주가가 큰 폭으로 빠르게 올랐다는 점이 부담이다. 과거에도 주가는 경기 확장의 초기에 급속하게 오르고 오히려 확장의 중반이 넘어가면 경기 후퇴를 우려하며 먼저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그림 참조)

주가와 경기선행지수. 출처=한겨레신문
주가와 경기선행지수. 출처=한겨레신문

특히 내년에는 상반기에 기저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에 2022년까지 경기 호조세가 지속될 것인가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을 텐데, 그것 만으로도 시장은 흔들릴 수 있다. 시장금리 상승도 눈 여겨 봐야 할 이슈다.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간에 커질 것으로 보이지 않고 중앙은행도 시장금리를 안정시킬 무기를 가지고 있어 크게 우려되지 않지만, 예상대로 경제 정상화가 진행되면 정부의 정책 정상화 고민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제와 증시의 저금리 의존성이 너무 커졌다는 점도 문제다. 

안정적 성장과 주가 상승을 이어갈 만한 금리 수준이 이전보다 상당히 낮아진 상황일 수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 지금까지의 정책 스탠스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이슈를 압도하는 상반기가 지나면 조금 더 분명한 방향성을 알 수 있을 텐데, 특히 우리에게는 중국과 북한 관련 정책이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련해서 다양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주장일 뿐이다.

아직은 다양한 요인들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어 급하게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만만치 않은 이슈들이 산재해 있다. 2021년, 적어도 지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낙관적 시각보다는 조심스럽게 증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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