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성홍기. 출처=Macau Photo Agency/unsplash
중국 오성홍기. 출처=Macau Photo Agency/unsplash

세계 첫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 2차 대규모 공개 테스트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위안화’가 현금 일부를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의 ‘디지털위안화 추진 현황과 전망’ 자료를 보면, 중국 쑤저우에서 디지털 위안화 200위안(약 3만3천원)씩을 추첨을 통해 받은 시민 10만명은 이날까지 16일 동안 모두 2천만 위안(약 33억원)어치를 1만 여 지정 상점에서 시범 사용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도 참여해 처음으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제와 이체를 시험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선전에서 5만명의 시민이 스마트폰에 디지털 지갑을 설치해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는 첫 공개 시험을 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위안화 개발의 기술적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 공식발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했다. 2022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 무렵에는 대규모 유통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 기반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건설은행, 농업은행, 공상은행, 중국은행 등 주요 상업은행들과 협력했다. 출처=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중국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 기반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건설은행, 농업은행, 공상은행, 중국은행 등 주요 상업은행들과 협력했다. 출처=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디지털위안화는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로, 정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민간의 암호화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를 우선 소액 현금 거래의 일부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발행될 경우 2∼3년안에 현금화폐의 30∼50% 정도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내 거래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위안화의 국제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디지털 위안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무역결제 등을 중심으로 사용이 점차 늘어나 위안화의 국제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지털 위안 등 디지털화폐 확산이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시장 질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제 결제의 상당 부분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나 암호화폐로 대체될 경우 달러화 패권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제이피(JP)모건은 “중국 등의 디지털화폐 확산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달러 결제망을 통한 미국의 금융제재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디지털위안이 공식 출범하더라도 국제적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교수는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의 근본 요소인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신뢰도 제고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응은 여전히 신중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우리는 아직 디지털화폐를 발행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불법도 막는 방법은 무엇인지 철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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