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클레이튼 증권거래위원장. 출처=코인데스크 아카이브
제이 클레이튼 증권거래위원장. 출처=코인데스크 아카이브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암호화폐를 주로 취급하는 브로커딜러가 5년 동안 당국의 제재 걱정 없이 영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암호화폐 수탁업체를 비롯한 브로커딜러는 고객의 디지털자산 증권(digital asset security)을 확실히 소유, 통제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한 SEC의 제재를 피할 수 있다. SEC는 새로운 규제 방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앞서 업계는 당국에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규제를 명확히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디지털자산 증권만 취급하는 브로커딜러에 관한 방침을 새로 만들려 한다. 관련 위험을 명확히 규정하고, 해당 디지털자산 증권의 분산원장기술(DLT)과 자산을 주고받는 데 필요한 개인키를 확실히 보호할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제대로 된 절차, 정책이 있는지 등을 주로 확인한 뒤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 SEC 발표

SEC의 발표에 업계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와이오잉주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은 암호화폐 은행 아반티(Avanti Financial)의 케이틀린 롱 CEO는 "무엇보다 새로운 종류의 사업을 금지하고 제한하는 게 아니라 허가하고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SEC는 디지털자산 수탁업체가 연방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브로커딜러가 되지 못하게 줄곧 막아왔다. 디지털자산 기업들이 당국에 등록한 브로커딜러가 되면 미국에서도 증권 토큰을 포함한 디지털자산을 합법적으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몇 군데 있다.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의 카를로스 도밍고 CEO는 이번 발표가 시큐리타이즈를 포함해 증권 토큰을 취급하는 회사들에 "굉장히 좋은 소식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브로커딜러가 수탁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디지털자산 분야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 카를로스 도밍고, 시큐리타이즈 CEO

헤스터 퍼스 SEC 위원 트윗: 디지털자산증권 관련 새로운 방침 발표.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헤스터 퍼스 SEC 위원 트윗: 디지털자산증권 관련 새로운 방침 발표.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미국 블록체인협회의 크리스틴 스미스 회장도 SEC의 발표를 환영하며 "디지털자산 증권 업무에 꼭 필요한 방침으로, 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회장은 "규제가 명확해지면 자산을 맡겨두고 거래하는 고객이 자신의 자산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고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의 간사인 패트릭 매켄리(공화, 노스캐롤라이나) 의원도 SEC의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디지털자산의 수탁 문제는 관련 규제 가운데 특히 많은 논의가 계속된 문제다. 나는 마침내 SEC가 시장이 성숙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도 SEC, 시장 참여자들과 협력하며 디지털자산 분야의 성장을 돕겠다."

 

브로커딜러로 등록하면

SEC와 FINRA(금융산업규제기구, 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는 2019년 디지털자산 수탁업체가 1934년 제정된 증권법의 소비자보호 조항을 만족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FINRA는 증권거래위원회와 함께 일하는 기구로, 브로커딜러 신청과 승인을 주로 관장한다. 증권법에는 브로커딜러가 "소비자의 계좌에 보관된 증권의 소유권을 완전히 확보하고 증권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SEC는 기업들이 새 방침을 잘 따를 수 있도록 필요한 개선점을 포함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선 5년 동안은 위원회가 내건 몇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디지털자산 기업들이 당국의 제재를 받을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5년 동안 SEC도 디지털자산 업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EC의 발표는 연방 공보에도 게시됐고, 게시된 지 60일 뒤에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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