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arkus Spiske/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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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힘을 가진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민주, 캘리포니아)이 지난 4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마련한 모든 암호화폐 지침을 철회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감독할 것을 요청했다.

몇 주 전 하원 금융위의 민주당 의원들은 연방 은행감독기구인 OCC가 그동안 암호화폐에 대해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또 며칠 전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은행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하며, 토큰 발행 시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워터스 위원장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보낸 서한은 스테이블코인 뿐만 아니라, 모든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워터스 위원장은 이것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패착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미국인들이 당신(당선인)에게 부여한 권한을 사용하기에 앞서, 전임 행정부가 내린 결정 중 당신과 인수위 측이 당장 되돌려야 할 결정들을 강조하고자 한다.”

워터스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미국 은행이 고객의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을 보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OCC 지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 출처=셔터스톡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 출처=셔터스톡

그는 또 연방정부의 영업 허가를 받은 은행이나 연방 저축협회(federal savings associations)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해도 된다고 한 OCC 지침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만약 워터스 위원장이 제시한 권고가 이행되면, 브라이언 브룩스 통화감독청장이 그동안 추진한 정책이 대부분 원점으로 돌아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브룩스 청장을 5년 임기의 신임 청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당신(당선인)이 새로 임명하는 통화감독청 책임자들은, 전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150년 전 의회가 통과시킨 법이, 은행 아닌 핀테크 기업이나 결제 업체에 당국이 인가한 은행과 같은 영업을 해도 좋다고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워터스 위원장은 금융 안정성과 관련해 금융안정감독위원회(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Council)와 금융연구실(Office of Financial Research)이 디지털 자산과 분산원장 기술의 개발 및 규제 현황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4일 브룩스 청장은 “(암호화폐 혁신을) 멈추지 않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워터스 위원장을 비롯해 법안을 공동 발의한 라시다 틀렙(미시건), 헤수스 가르시아(일리노이), 스티븐 린치(매사추세츠) 민주당 의원이 OCC의 암호화폐 지침을 철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 브룩스 청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브룩스의 현재 상황도 상당히 난처하다. 이미 암호화폐 업계는 물러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종료 이전에 개인이 직접 자산을 관리하는 비수탁(un-hosted) 암호화폐 지갑에 대한 규제를 추진할 것이란 소문에 격분하고 있다.

여기에 워터스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움직임은 미국 암호화폐 업계에 더 큰 파급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민주당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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