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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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문화, 예술, 기술, 언론, 지정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결국 서로 연결된 것 같다. 지금은 우리 업계가 일하기 최고로 좋은 시대가 오고 있거나, 아니면 정보에 대한 과도한 노출로 우리가 슬슬 미쳐가는 것일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관해 필자가 세워둔 가설이 몇 가지 있는데, 이에 관한 몇 가지 주제를 같이 생각해보자.

그 중심에는 컴퓨팅 패러다임에 관한 질문이 있다.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어디에서 작동하는가? 보안은 누가 책임지나? 그리고 당연한 공익 측면의 질문으로, 이것이 금융 인프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는 금융 인프라에 상의하달식 구조와 개개인의 행동이 모두 포함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상의하달식 구조란 돈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과 위험을 부담하는 기관의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고, 개개인의 행동이란 지급, 저축, 거래, 투자나 보험 가입 등 다양한 행위를 포괄한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의 자산에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가치를 고려한) 기간 효용 극대화 함수를 적용하고자 했다.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나 작은 공동체 등 사람들이 모여 구성한 초유기체(super-organism)도 금융 측면에서는 같은 걸 원한다.

그것이 언어, 종이, 계산기, 블록체인이든 아니면 현실을 뒤튼 물리학적 발견이든 금융 인프라는 최신 기술을 이용한 활동을 가능케 하기 위한 우리의 집단적 솔루션이다. 금융 인프라는 메인 프레임 컴퓨터에서 로컬 소프트웨어를 작동하는 독립형 데스크톱과 노트북으로, 모바일 기기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접근 가능한 멋지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그리고 컴퓨터 마이닝으로 보호되는 오늘날의 프로그램 가능한 오픈소스 블록체인으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컴퓨터 기계 장비들은 핵심 뱅킹과 포트폴리오 관리, 위험 평가, 인수 거래를 가능케 한다.

파이서브(Fiserv)나 FIS와 같은 일부 회사들은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인 활동 외에도 메인 프레임에 작동하는 소프트웨어(COBOL 기반 핵심 뱅킹)를 아직도 제공한다. 엔베스트넷(Envestnet)과 같은 다른 회사들은 이용자의 기계의 로컬 서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아직 지원한다. (슈왑 포트폴리오 센터를 인수한 것도 결국 그 이유에서였다.)

우리 모두 솔직해지자. 이는 모두 지난 세기의 '한물간' 기술들이다.

오늘날 모든 소프트웨어는 적어도 클라우드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 구글과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금융 클라우드 부문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지 생각해보면, 클라우드를 비롯한 기술을 관리하는 기술회사들이 금융 기관보다 금융 소프트웨어를 훨씬 더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털 기업들의 임베디드 금융 전략과 오픈뱅킹, 유럽연합의 지급·결제 서비스 지침, API의 중심에는 은행들이 클라우드 기술에 있어 뒤처졌고, 금융상품을 마련해 정말 필요한 곳에 전달할 줄 모른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금융상품은 고객들이 생활하고 이러한 상품을 경험하는 장소에서 팔린다. 그 장소는 은행 지점이 아니라 이용자가 몰리는 플랫폼과 기타 디지털 브랜드 경험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유수의 핀테크 업체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가장 잘 보여준다. 근접 결제와 QR코드 기반 쇼핑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및 클라우드 네트워크의 성장을 이끌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터넷으로 시작된 기술의 족적이 없었다면, 이러한 이용자 경험도 관심 플랫폼도 설계될 수 없었을 것이다.

뱅킹 실행 소프트웨어(서비스형 뱅킹의 작은 야심)가 줄고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의 데이터, 미디어 및 전자상거래 경험이 늘어나고 금융상품의 화폐화가 추가됐다.

앤트파이낸셜의 수익 중 60% 이상은 핀테크 상품의 잠재 고객을 발굴함으로써 창출된다. 이때 앤트파이낸셜은 자본 위험을 디지털화한 후 거래 은행과 보험사들에 이전한다. 7억명의 사람들과 8천만개의 사업체들을 위한 신용평가 시스템의 틀은 은행이 아닌 이 대형 기술회사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공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따라서 이는 레피니티브(Refinitiv)와 피나스트라(Finastra)가 꿈꾸는 구현형 핀테크 유형들을 포함하고 있다.

 

프로그램 가능한 블록체인

지금까지 우리는 이러한 영리사업들의 실질적인 설립에 관한 모든 복잡한 요소들을 따로 떼어놓고 이들을 현재의 컴퓨팅 패러다임의 금융 인프라 파생물이라고 기술했다. 이는 사람들이 금융 인프라를 항상 재발명하고, 그 당시의 도구들을 이용해 이를 반복적으로 다시 구축할 것이라는 전제를 기초로 한다.

인간과 빛의 관계에 비유해보면, 우리는 빛을 항상 필요로 했는데, 빛의 기술은 불에서부터 가스등, 백열전구 그리고 LED까지 사용 가능한 새로운 과학적 요소를 투입함으로써 꾸준히 발전해왔다. 차기 컴퓨팅 패러다임은 디지털 자산을 위해 상호화된 (즉, 오픈소스, 공유, 공동) 소프트웨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2017년 초에 필자는 이러한 논지를 오토노머스 리서치(Autonomous Research)에서 분명히 밝혔다. 이 시나리오에서 인간관계는 고객과 금융상품의 일부 대표자 사이에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대표자가 줌을 통해 상담해주는 골드만삭스의 CFA 자격증을 소지하는 증권업 자문사일 수도 있고, 트위터를 통해 상담해주는 스타 개발자 안드레 크론지일 수도 있다. 신뢰의 고리와 명성 자본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밑에 존재하는 관계란 거의 자동화된 AI 기반의 정보 수집이 전부일 것이다. 이러한 정보 수집은 블록체인과 연결된 소프트웨어로 정상화되고 처리된 후 금융기관에 의해 인수된다.

출처=오토너머스 리서치
출처=오토너머스 리서치

“소프트웨어 로봇과 자동화 업무 흐름”은 현재의 핀테크 진화 단계에서 프로그램 가능한 블록체인상의 스마트계약이 되었다. 블록체인 중에서 제일 앞서가는 이더리움(Ethereum)은 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에 의해 하루에 300만개가 넘는 “계약” 호출을 경험했다. 코인 메트릭스에서 공개한 아래 도표는 기계에 의한 컴퓨터 작업이 더 자주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프로그램 가능한 유일한 블록체인이 아니다. 당장 코스모스OMG, 스케일(SKALE)만 해도 이더리움보다 처리 역량도 높고 확장성 문제에도 더 잘 대처한 프로그램 가능한 블록체인이다.

출처=코인 메트릭스
출처=코인 메트릭스

안드로이드는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금융 인프라를 꿈꾸고 있다.

유니스왑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자산을 꿈꾼다. 2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는 유니스왑은 역대 최초로 3천망명의 이용자를 보유하는 핀테크 유니콘 코인베이스보다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금융 로봇이 와이언 파이낸스(Yearn Finance)에서 자동화 거래와 투자 전략을 구성하는 자산운용과 시장조성을 꿈꾼다. 이용자 30만명이 디파이 애그리게이터인 재퍼(Zapper)에서 자신의 투가 계획을 직접 마련하는 상황을 꿈꾼다. 유니스왑과 스시스왑 간의 유동성 이전, 수익 극대화와 거버넌스 토큰, 기반 프로토콜 형식의 다다이즘 밈을 표현한 미술품을 꿈꾼다.

 

융합?

필자가 기술한 세계는 오늘날 우리 앞에 펼쳐진 실제 모습과 다소 다르다. 규제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사람의 개입을 자동화해 없애는 디파이의 기하급수적인 혁신이 그렇고, 머지않아 금융권 종사자들이 맞닥뜨릴 구조조정이 그렇다. 디파이에 맡겨진 담보 자산이 100억달러에 다다르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암호화폐를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경제 및 금융 세계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원래 전통적인 금융 세계와 연결될 필요가 없다. 그냥 알아서 돌아가도록 놔둬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결제 업계와도 비교할 수 있다. 암호화폐와 핀테크 종사자들 사이의 기술적 차이를 비교하는 것과 같이, 물리적인 현금과 신용카드, 전자상거래 결제 프로세서, NFC 기반 근접 결제, QR코드 간의 기술적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논리와 영향력을 가지는 분야가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업체들은 보통 다른 업체의 업적에 의존한다. 앤트파이낸셜조차 현대적인 이용자 경험을 이용해 자신의 고객 수십억명을 전통적인 자본 제공자들에게 인도하고 있다.

블록체인 투자는 기존의 시스템이 혁신되는 부분과 암호화폐 고유의 구조를 설계하는 부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시장 주기를 만들어낸다. 어떤 해에는 모두 비트코인에 투자한다. 그다음 해에는 분산원장이 뜬다. 또 그다음 해에는 ICO의 해이다. 그다음 해에는 디지털 자산이,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디파이가 뜬다. 추의 이동을 감지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수요의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세월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필요하다. 필자는 그 해답을 지급, 저축, 투자, 거래 및 보험 가입과 같은 자연스러운 금융 행동으로 진화해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디파이 프로토콜(메이커(Maker), 에이브(Aave), 컴파운드(Compound), 와이언, 커브(Curve), 넥서스뮤추얼(Nexus Mutual) 등)과 애플리케이션에서 찾는다. 장기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위험이 관리되는 방식으로 기존 경제에 연결하는 것이다. 센트리퓨즈(Centrifuge)와 같은 스타트업은 이러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가교 구실은 이용자들의 재무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소비자 족적인 지갑에, 금융 개발자의 금융 애플리케이션 유지를 돕기 위해 개발자의 족적인 구현형 소프트웨어에, 그리고 수조 달러의 금융경제활동에 걸친 새로운 구조를 위한 기관 네트워크에 구축할 수 있다. 혁신의 속도는 눈부시고, 시장이 우리에게 제공할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종착지인 공평하고 마찰 없는 오픈소스 금융 시스템은 매우 멋질 것이다.

Lex Sokolin Lex Sokolin, a CoinDesk columnist, is a futurist and entrepreneur working on the next generation of financial services. He is the Global Fintech Co-Head at ConsenSys, a blockchain technology company building the infrastructure, applications and practices that enable a decentralized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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