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정밀 원자력 부품을 생산하는 아르헨티나의 누클레아리스(Nuclearis)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이용해 원자로에 들어가는 부품 설계도를 검증하고 있다고 1일 발표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본사를 두고 미국과 중국에 진출해 있는 누클레아리스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RSK 블록체인의 위·변조 불가능한 성질을 활용해 주요 설계 문서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블록체인은 원자력 업계의 다른 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블록체인이다.

원자력 업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스토니아의 가드타임(Guardtime)은 그동안 원자력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자체 분산원장기술로 데이터를 관리해왔다. 우라늄 연료 공급망이나 핵폐기물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들도 추진됐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런데 2016년 프랑스 법조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명한 사건처럼, 노후 원자로의 부품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쓰기 위해 관련 문서를 위조하는 사건들이 발생했고, 원자력 문서를 추적하고 검증하는 절차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다.

누클레아리스의 세바스찬 마르티네즈 CTO는 앞으로 30년 동안 약 150개의 원자로가 신설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신뢰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원자력테크(NuclearTech)’의 개념을 소개했다.

“원자력 공급망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관여하는데, 여전히 종이로 된 문서가 쓰인다. 우리는 철강 작업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모든 설계 문서를 전산 형태로 바꿔 블록체인에 올린다. 이렇게 생산된 부품을 인도받은 발전소는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시점에도 해당 부품이 기존 설계도에 맞게 생산된 것인지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원자력 산업

누클레아리스는 아르헨티나의 3대 원자력 발전소인 아투차 1 · 2호기(Atucha I, II)와 엠발세(Embalse)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누클레아리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와 주요 원자력 발전 업체인 누클레오엘렉트리카 아르헨티나(Nucleoeléctrica Argentina)도 누클레아리스의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IOV랩스(IOV Labs)와 함께 개발된 누클레아리스의 RSK 블록체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해시파워를 동원하기 위해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사이드체인을 가동하는 ‘합병 채굴’ 방식을 사용한다.

IOV랩스의 디에고 구테라스 자르디바르 CEO는 “블록체인의 불변성과 보안 수준은 원자력 업계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누클레아리스의 솔루션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RSK블록체인과 RSK 인프라 프레임워크(RIF, RSK Infrastructure Framework) 기술을 선택해 개발한 데 대해서도 기쁘게 생각한다.”

현재 사용되는 RSK 기반 플랫폼은 신규 원자력 부품의 공급에만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부품 폐기 과정에도 이를 접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르티네즈는 “1차 회로의 펌프와 같이 50년간 방사능에 노출된 부품을 교체하려면 해당 부품의 가동을 중단하고 원자로에서 분리해 해체해야 하는데, 이렇게 폐기된 부품이 나중에 암시장에서 거래되거나 더 심각하게는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는 역량을 기르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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