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odd Trapani/Unsplash
출처=Todd Trapani/Unsplash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를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투자를 하고, 어디서 좋은 투자처를 찾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잠깐이라도 암호화폐에 손을 대본 적이 있다면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 것이다. 암호화폐는 내 마음을 통째로 앗아간다는 사실. 일단 암호화폐에 돈을 집어넣고 나면 SNS보다 더 자주 시황을 확인한다. 머릿속에는 온통 가격 차트만 가득해 급기야 캔들스틱이나 엘리엇 파동 이론이 꿈속에까지 나올 정도다.

쉴 틈도 없다. 주식 시장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에만 장이 문을 연다. 그래서 주식 투자자들은 장이 문을 닫는 시간엔 휴식을 취하며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돌아간다. 문을 닫지 않는다. 새벽 2시에 잠이 들었다면? 10배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일지도 모른다. 일요일 아침에 브런치를 즐겼다가 마이너스 40%의 수익률을 만회할 기회를 놓친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보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암호화폐 시장은 문을 닫지 않아요. 카지노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좀처럼 눈을 뗄 수가 없어요.” - 암호화폐 투자자 스캇 멜커

그렇다면 암호화폐 투자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암호화폐와 관련해 투자나 거래를 할 때 정신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관해 갈로이스 캐피털의 수석 트레이더 케빈 저우, CMS 홀딩스 파트너 바비 조, 암호화폐 투자자 스캇 멜커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들 세 명은 입을 모아 한 가지를 강조했다. 다음에 소개하는 15가지 전략은 돈 버는 기술에 관한 조언이 아니라 암호화폐 투자자의 정신 건강관리를 위한 방법과 지침이다.

 

1. 거래 시간을 미리 정하라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돌아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자자도 24시간 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럴 수도 없다. 멜커는 “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거래에 참여한다”고 말한다. 그 이후에는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2. 계획표를 짜서 그대로 지켜라

위 세 명은 모두 깊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조는 이렇게 조언했다. “암호화폐 거래에 왜 흥미를 느끼는지, 어떤 목적으로 거래를 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지금 내 투자의 위험 요인은 무엇인지, 혜택은 무엇인지, 암호화폐 거래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무엇을 잃을 수 있는지 같은 내용을 수시로 생각하고 기록한다. 잠재적인 손실과 이익의 한도를 정해두고 나면, 감정에 휩쓸려 충동적인 결정을 훨씬 덜 하게 된다.”

멜커도 이에 동의했다. “대부분 투자자가 암호화폐 차트를 공유하며 가격이 올라갈 것인지 내려갈 것인지 사람들에게 묻곤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안 한다. 대신 거래 계획을 세워서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미리 정해 둔다. 그러고 나면 차트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저 신에게 맡길 뿐이다. 그래서 한발 뒤로 물러나 평상시처럼 생활을 한다.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가 매매 계획을 감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내가 매도하는 즉시 가격이 100배나 올라버리면 어떡하지?’라는 불안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도 선뜻 매도하지 못한다.”

 

3. 탐욕을 길들여라

저우는 암호화폐 거래 시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의 오만과 두려움, 탐욕이라고 말한다. 감정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거래의 방법론과 구조, 확률의 냉정한 논리에만 집중해야 한다. 돈 좀 벌었다고 너무 좋아해서도, 좀 잃었다고 너무 낙담해서도 안 된다. 물론 말이 쉽지 이걸 행동으로 옮기기는 무척 어렵다. 그렇다면 손실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손실은 늘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4. 손실은 배움의 기회로 여겨라

조는 “모든 손실은 거래를 배울 수 있는 스승”이라고 말했다. 손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분노와 절망, 자책을 일으키는 나쁜 것으로만 볼 게 아니라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배우는 기회로 봐야 한다. 저우는 이렇게 제안했다.

“먼저 상황을 제대로 분석해보라. 그리고 질문하라. 첫째, 50% 이상 상승장에 진입했음에도 단지 운이 따라주지 않아 손해를 봤는가? 이때 자기자신에겐 가장 솔직해야 한다. 만약 단순히 운이 없던 거라면 그냥 잊어라. 그리고 장기적으로 생각하자. 둘째, 운이 없던 게 아니라 내가 잘못된 결정을 한 건 아닌지 따져보라. 그리고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됐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라. 논리가 부적절했는가? 아니면 논리는 타당했지만, 가정이 잘못됐는가? 이렇게 냉정하게 분석하면 손실로 인해 격앙된 감정이 상당히 누그러진다.”

 

5. 운동을 하라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점을 간과한다. 멜커는 “헬스장을 가도 좋고 어떤 형태도 상관없다. 다만 운동을 통해 머리를 맑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 일상생활과 구분하라

특별히 초보 거래자의 경우 머릿속은 온종일 암호화폐 생각만 가득하다. 샤워할 때도, 모임에 참석해서도, 심지어 아이들과 놀아줄 때도 온통 암호화폐 생각뿐이다. 그래서 조는 일상생활과 거래 업무를 철저히 구분해 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때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토요일 아침에는 7시 반이나 8시쯤 아이들이 나를 깨운다”며 “그럼 오전에는 내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때는 시황을 확인하거나 암호화폐 생각 자체를 안 한다는 것이다. 오직 아이들에게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이 되어 다시 트레이더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암호화폐에만 집중한다. 조는 “이렇게 상황에 맞게 우선순위를 정해두지 않으면 24시간 암호화폐에만 정신이 팔려 다른 모든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7. 거래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

가족의 생계를 거래 수익에 의존하게 되면 그 압박이 엄청나다. 그래서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고 쉽게 불안해진다. 손실과 이익을 좇는 데 급급해진다. 이에 대해 멜커는 “이런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투자 수익 외에도 수입원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거래 수익은 하루에 1000달러 이상 기대 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8.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우는 “암호화폐 거래 시 감정 조절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투자자의 정신 건강은 물론 투자 수익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감정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까? 핵심은 연습과 반복, 그리고 집중이다. 다음은 이에 대한 조의 설명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처음 시작해 초반에 일이 잘 풀리면 마치 내가 천재처럼 느껴진다.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인 것 같다. 그러다 실적이 좀 떨어지면 이내 바보 같은 생각이 들고 우울함에 휩싸인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계속 거래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 배우게 된다. 이런 일을 계속해서 겪다 보면 익숙해지고 하루하루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온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이게 무척 중요하다.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9. 휴식을 취하라

조는 종종 휴대폰과 노트북을 꺼둔다. 그동안은 암호화폐 관련 차트나 트위터도 읽지 않는다. 삶의 균형과 안정을 위해서는 이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는 강조한다. “암호화폐 외의 세상도 분명히 존재한다. 물론 그게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웃음).”

 

10. 스스로를 카지노의 하우스로 생각하라

카지노 업계에서는 하우스가 늘 이긴다는 말이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게임 초반 햇병아리 참가자의 부산한 움직임만 잘 조절하면 승률은 언제나 하우스 쪽이 높다는 것이다. 승률이 52%인 경우 돈을 많이 따다가도 어느 순간 딴 금액의 3배, 5배, 10배까지 한 번에 잃을 수 있다. 하지만 표본 크기를 1만 번 이상으로 잡아 보면, 52%의 승률로 결국 하우스가 이기게 된다. 멜커는 “온전한 마음가짐으로 거래에 임하면 바로 이런 시각으로 모든 거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며, “손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취급해야 한다. 이런 태도로 거래를 지속하면 결국에는 얻는 게 잃는 것보다 더 많아진다. 그럼 자잘한 손실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스캇 멜커.
암호화폐 투자자 스캇 멜커.

11. 다른 곳에도 우선순위를 두라

멜커는 한 마디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되면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게는 두 아이가 있다. 아내도 있다. 늘 부재중인 아빠, 휴대폰만 쳐다보는 아빠가 되고 싶지는 않다.”

 

12. 시간 관리에 힘쓰라

조는 “시간 관리는 내 모든 업무의 핵심”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매시간 나는 스스로 이렇게 묻는다. 지금 나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우선순위의 목록을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지금의 우선순위가 특정 회사에 대해 검색하고 알아보는 것이라면 여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 암호화폐 가격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반대로 지금은 거래에 집중할 시간이라면 앞서 검색했던 회사는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운다. 그리고 암호화폐 거래에만 집중한다. 조는 “신이 아닌 이상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매 순간 다 알 수는 없다”며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모니터를 들여다본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해두면 이 사슬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13. 시간을 정해두고 정보를 탐색하라

암호화폐 거래와 투자는 단순히 가격만 예측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암호화폐 기술과 철학, 그리고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각종 트윗과 기사를 모두 탐독할 수는 없다. 이는 오히려 불안만 가중할 뿐이다. 이보다는 한발 뒤로 물러나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는 꼭 읽어야 할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읽어야 할 목록’에 담아두고 그 내용에만 집중해 읽을 수 있을 때 다시 꺼내서 집중해 읽는다고 말했다.

 

14. 휴대폰을 꺼두라

코로나19 팬데믹 전, 멜커는 아내와 외식을 할 때면 이렇게 약속했다고 한다. “휴대폰은 차에 두고 레스토랑에 들어갈게. 그럼 암호화폐 생각은 안 할 테니까.”

하지만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반대 의견: 일과 삶의 균형은 애초에 유지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라

저우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자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뭔가에 정말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정과 일의 균형 같은 건 오히려 족쇄가 될 수 있다. 성공하려면 잠도 줄여야 하고 친구도 못 만난다. 이런 손해를 피할 수 없다. 자연히 인간관계에도 영향이 간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는 이를 상쇄할 만큼 엄청난 기회가 있다. 잠은 죽어서도 얼마든지 잘 수 있다.”

 

15. 집착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음을 기억하라

아주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트레이더라 해도 때로는 수시로 가격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멜커는 “나도 여전히 그런 충동이 남아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언제 오를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조언했다.

 

돈보다 시간을 귀하게 여기라

이것은 좀 더 일반적인 개념으로 암호화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는 이렇게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어서는 안 된다. 즉, 돈을 버는 목적은 시간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다. 따라서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시간을 계속 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월급쟁이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노예처럼 일해 사업주만 배를 불린다고. 암호화폐 거래는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하루 24시간 온종일 암호화폐 차트만 들여다보고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 한다면, 그렇게 해서 돈을 번다한들 그것을 진정한 승리이자 성공으로 볼 수 있을까? 게임에서 이겼다고 볼 수 있을까? 멜커는 이렇게 말했다.

“돈으로 더 많은 시간을 벌지 못한다면,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Jeff Wilser Jeff Wilser is a book author, journalist, and ghostwriter. He is the author of the upcoming Becoming a Firefighter, part of Simon and Schuster’s acclaimed Masters at Work series. He has written six previous books, including Alexander Hamilton’s Guide to Life, and an Amazon Best Book of the Month in both Non-Fiction and Humor. His work has been published by The New York Times, GQ, New York magazine, Condé Nast Traveler, TIME, Fast Company, Glamour, Cosmo, Esquire, mental_floss, Men’s Fitness, Los Angeles Times, Chicago Tribune, Comstock’s, The Miami Herald, CoinDesk, and The Wall Street Journal’s MarketWatch. He has written about US history, health, politics, relationships, film, travel, pop culture, blockchain, tech, and sports. For the past two years he has traveled the world while writing, living in 24 countries–from Ireland to Iceland, Croatia to Colombia, Singapore to Slovenia. http://www.jeffwils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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