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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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 선물 가격이 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천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미국 달러의 약세 전망 때문에, 앞으로 3천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7%(34.70달러) 오른 2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8월 인도분 금값의 종가도 2001.2달러까지 올랐다. 런던 현물시장 금 시세 역시 1977.9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2천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금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이 때문에 금값도 계속 상승해, 올해 초에 비해 32% 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올 상반기에만 734t의 금을 사들여 중국과 인도 등의 귀금속 수요 감소분을 메운 것도 금값 상승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세계금협회(WGC) 자료를 보면, 투자자들이 지난달 상장지수펀드에 새로 투자한 순유입 자금이 74억달러(약 8조8천억원)에 이른다.

 최근 미 달러 가치 반등세가 주춤해진데다 미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대체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금으로 몰린 것도 금값 강세 행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금값은 보통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 금과 함께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되는 미 국채의 수익률 하락(국채 가격 상승)도 금을 매력 있는 투자 대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자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국채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이 적은 자산을 찾기 때문에 금값 상승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마켓’의 북미 거시전략 책임자 리 페리지는 “미 국채 가격과 금값 동반 상승은 모두 미 달러 가치 하락 전망과 관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이 추가 경기부양책에 합의하게 되면 막대한 돈이 시중에 풀리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들의 경기 부양책까지 더해지면서, 돈의 가치 하락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돈의 가치 하락은 금값 상승을 재촉하는 요소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2300달러까지 오를 걸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원자재 전략가 마이클 위드머는 앞으로 18개월 안에 3천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드머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값을 끌어올린 걸 지적하며 이번에도 “중앙은행들이 계속 금을 사들여서 금값 상승을 뒷받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금값은 경제 상황이 안정되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금값의 향후 흐름은 결국 세계 경제가 얼마나 빨리 침체를 벗어나느냐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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