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또다시 1만 달러의 벽을 유지하지 못하고 개당 9500달러 선까지 무너졌다. 일부 채굴장의 차익 매물 물량이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3일 오후 1시 코인데스크 BPI 기준 개당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보다 5.57% 하락한 9510.45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만188.96달러까지 올랐지만 밤 11시45분께부터 급락해, 3일 0시30분께에는 9387.25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락이 시작된 곳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였던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의 장병국 공동대표는 "2일 밤 11시 46분 정도에 바이낸스 비트코인-테더 마켓에서 시장가로 300여개의 비트코인이 한번에 매도됐다"면서 "이 물량에 자동 매매 봇들이 반응하면서 연쇄 하락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바이낸스 거래소 비트코인 유입량 차트. 노란색 네모 안이 하락 직전 이 거래소로 유입된 물량이다. 출처=크립토퀀트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바이낸스 거래소 비트코인 유입량 차트. 노란색 네모 안이 하락 직전 이 거래소로 유입된 물량이다. 출처=크립토퀀트

비트코인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실제로 급락 직전 바이낸스와 비트멕스(BitMex)로 수 차례 대량의 비트코인이 이동됐다. 특히 바이낸스로는 2일 오전 9시께부터  총 7차례에 걸쳐 9000여개의 비트코인이 입금됐다. 

이날 밤 하락세가 촉발된 곳도 이 비트코인에서였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지갑 주소에서 일부 매도세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 것이다. 가격이 가장 많이 출렁인 곳은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개당 8600달러까지 떨어졌던 비트멕스였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가 분석한 'Unknown Mining Pool 1' 지갑의 비트코인 출금 관련 차트. 출처=크립토퀀트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가 분석한 'Unknown Mining Pool 1' 지갑의 비트코인 출금 관련 차트. 출처=크립토퀀트

특이한 점은 하락 직전에 명의가 분명치 않은 한 비트코인 채굴장(Unknown Mining Pool)의 소유로 파악된 지갑에서 약 2297개의 비트코인이 외부로 이동한 부분이다.

장 공동대표는 "비트멕스에서 미리 비트코인 숏포지션(가격이 하락하면 이익을 보는 설정)을 잡아놓고, 고의로 많은 물량을 시장가에 매도해 이득을 본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이 익명의 채굴장에서 비트코인 출금이 커지자 큰 가격 하락세가 발생한 적이 있어 앞으로도 주시해야 할 지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세 차례 1만달러 고지에 도전했다. 그러나 계속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번번이 미끌어지고 있다. 가장 오래 1만달러선을 유지했던 지난 2월 중순에도 개당 가격 1만500달러를 넘어서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자리잡은 1만500달러 선에서 채굴장을 중심으로 이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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