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장칼로 CFTC 전 의장은 디지털달러 개발에 몇 년이 걸릴 것이며,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코인데스크
크리스토퍼 장칼로 CFTC 전 의장은 디지털달러 개발에 몇 년이 걸릴 것이며,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코인데스크

디지털달러 프로젝트가 5월 29일 첫 백서를 발행했다. 백서에는 미국 달러를 토큰화해야 하는 이유와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이 담겼다. 백서는 디지털달러가 미국이 세계의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더 많은 개인과 단체가 달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의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의장, 가타카 호라이즌(Gattaca Horizons)의 CEO이자 전 CFTC 최고혁신책임자 다니엘 고파인, 액센추어(Accenture)의 상무이사 데이비드 트릿, 퓨어 스토리지(Pure Storage)의 CEO 찰스 장칼로가 대표를 맡고 액센추어의 여러 애널리스트와 임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액센추어와 협업하고 있는 디지털달러 재단(Digital Dollar Foundation)은 올해 초에 출범했다.

“우리는 돈의 미래에 관한 세계적인 논의에서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짚어주는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 크리스토퍼 장칼로

백서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탐구하고, “이중 분배(two-tiered distribution)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디지털달러를 지지한다. 이때 상업은행이나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이 연방준비제도와 최종 사용자 간의 중개인 역할을 한다.

백서에 따르면 상업은행은 현금인출기가 고객에게 현금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분배한다. 또한, 백서는 디지털달러가 프라이빗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운용될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항공우주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처럼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거의 항상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 간에 건강한 협업이 이루어졌다. 민간 부문은 혁신을 가져오고, 정부는 프라이버시, 개인의 권리와 자유 등 핵심 원칙을 살피며 균형을 잡는 것이다.” – 크리스토퍼 장칼로

 

이중 구조 시스템

백서는 미국 CBDC가 기존의 중앙은행과 시중 민간은행으로 나뉘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중구조 은행 시스템은 현재의 분배 아키텍처를 보존하고 관련 경제 및 법적 이점도 유지해줄 수 있다. 또한, 혁신과 접근성도 보장해준다.” – 백서

연준이 디지털달러를 은행에 발행하면, 사용자들은 계좌에 자금을 저장하거나 자신의 디지털 지갑에 토큰화된 달러를 보관할 수 있다.

백서에서는 은행이 계좌에 들어 있는 자금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디지털달러를 안전한 곳에 저장하거나 수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은행 계좌의 잔액으로 교환하고 나면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돈과 교환할 수 있다.” – 백서

백서는 이 시스템이 개인과 기관이 상업 은행에 자금을 보관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예금은 주택 구매나 공장 건설 등을 위해 은행이 대출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미국 경제를 뒷받침한다.” – 백서

데이비드 트릿은 주주들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디지털달러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은 토큰이 생태계 내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중 구조 시스템은 자금세탁방지(AML)나 고객신원확인(KYC) 등 금융 거래를 둘러싼 프라이버시 우려를 잠재우고 규제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토큰의 이동 범위를 정하려면 규제를 적용받는 월릿 인프라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중 일부는 우리가 직접 테스트할 예정이다.” – 데이비드 트릿, 액센추어 상무이사

 

계좌 vs 토큰

백서는 토큰 기반 디지털달러와 계좌 기반 디지털달러를 대조하며 토큰화된 시스템을 지지하기도 했다.

장칼로는 올해 초 몇 건의 법안을 통해 제안한 계좌 기반 디지털달러와 토큰 기반 디지털달러를 비교하며, 토큰화된 버전이 더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의회에 제출된 디지털달러 법안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향을 받은 미국 시민을 돕기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제안되었지만, 프로젝트에서는 디지털달러가 더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진정한 미국 CBDC는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몇 세대에 걸쳐 쓸 수 있는 돈을 위한 새로운 아키텍처를 마련해, 위기로 인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뿐 아니라 전 세계적 금융 포용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 크리스토퍼 장칼로

장칼로는 토큰화된 달러는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비용이 낮고 달러의 유용성을 확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릿은 여기에서도 논의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백서 뿐 아니라, 백서 발간 이후에도 계속 논의를 이어가며 명확한 언어를 채택해 논점을 분명히 하려 한다. 백서의 역할 중 하나는 모두를 위한 정의와 용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계좌 기반 시스템과 토큰, 토큰 기반 시스템의 상호작용과 같은 기본적인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 데이비드 트릿

 

시범 프로그램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백서에서 언급한 여러 용례를 위한 시범 프로그램과 테스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용례는 넓게 봤을 때 국내 결제, 해외 결제, 정부지원금으로 분류할 수 있다. P2P 결제와 정부의 재난지원금 발행 등도 포함한다.

장칼로는 화폐 공급, 기술적 선택지,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프라이버시 보호, AML, KYC 규제와 영향 등 여러 요소를 기준 삼아 시범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장 자체는? 어느 정도의 허가가 필요한가? 분산원장이기는 한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실질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다.” – 크리스토퍼 장칼로

장칼로는 이론적인 계획이 마무리된 후에도 제안된 토큰이 실제 시나리오를 이용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트릿은 기획 단계가 지나면 정치인들이 디지털달러 솔루션을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논의를 진행하고 노하우나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일의 진행 속도는 정책 입안가들이 결정해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무엇이 가능하고, 그것의 가치가 무엇인지, 어디를 향해가는지, 장기적인 중요성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 의견을 내놓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 데이비드 트릿

장칼로는 디지털달러가 탄생하기까지 5~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시작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디지털 자산으로 변모하기에, 달러는 너무나 중요한 자산이다.” – 크리스토퍼 장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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