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출처=플리커
텔레그램. 출처=플리커

텔레그램이 톤(TON, Telegram Open Network) 프로젝트를 포기한다고 13일 밝혔다. 톤은 텔레그램이 추진해 온 자체 블록체인이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립자는 이날 공식 채널을 통해 톤 출시를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진행 중인 법정 다툼을 이유로 들었다.

“텔레그램에 있는 모두에게 참 슬픈 날이다. 우리가 추진해온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중단한다. 프로젝트를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그는 블로그에 별도로 올린 글에서 톤의 출시와 텔레그램 자체 토큰 그램(gram)의 발행을 금지하는 SEC의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2주 전만 해도 한차례 더 블록체인 출시를 미루면서도 내년 4월에는 톤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던 텔레그램이지만, 끝내 규제 당국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달 말 텔레그램은 톤 출시 연기에 따른 투자자 보상 방안으로 투자금의 72%를 즉각 환급해주는 방안과 톤 출시 이후 1년 이내에 투자금의 110%를 지급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텔레그램은 별도 공지를 통해 미국의 투자자들은 두 번째 옵션을 선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13일 출시 중단을 밝힌 글에 투자금 환급 시기와 금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출처=테크크런치 / 위키미디어 커먼즈.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출처=테크크런치 / 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날 두로프는 별도로 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3의 업체들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텔레그램 직원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톤 블록체인 구축을 위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가 등장하더라도 텔레그램은 거기에 어떤 방식으로도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 지원할 계획도 없으므로 사용자의 주의를 당부한다.”

실제로 자체 네트워크를 개발해 시험 운영 중이던 톤 랩스(TON Labs)는 텔레그램이 출시 연기를 발표한 이후인 지난주 ‘프리톤(Free TON)’이라는 네트워크를 출시했다.

두로프는 그램 토큰을 세계적으로 발행할 수 없도록 한 미국 법원 결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미국 밖에서 발행된 그램 토큰에 미국 시민권자가 접근할 수 있다고 판단한 법원의 해석에 초점을 두며, 이번 판결로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국민은 본인 국가의 대통령이나 의원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금융이나 기술 관련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

그는 또 달러와 글로벌 금융 영향력에서 비롯된 막대한 힘을 지닌 미국 정부가 애플이나 구글의 앱 스토어의 앱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나라에서 허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주권은 다른 나라에 있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두로프는 마지막으로 탈중앙화에 대한 자신의 바람을 전하면서 “세상의 탈중앙화와 균형, 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고 썼다.

“여러분은 올바른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싸움은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오늘 실패했지만, 여러분은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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