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가 IBM, KPMG, 월마트와 함께 하이퍼레저 패브릭에서 의약품 이력 관리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셔터스톡
머크가 IBM, KPMG, 월마트와 함께 하이퍼레저 패브릭에서 의약품 이력 관리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셔터스톡

IBM이 머크(Merck), 월마트, KPMG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의약품의 진품 여부를 판별하는 등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4일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시범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은 시험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의약품공급망보안법(DSCSA, Drug Supply Chain Security Act)이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 제정된 법에 따르면 의약품 업계는 오는 2024년까지 모든 의약품을 전자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의약품공급망보안법이 규정한 의약품 추적 및 이력 관리가 기본적으로 가능해지는 건 물론이고, 공급망에 참여하는 회사들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사들은 지난해 6월부터 IBM의 하이퍼레저 패브릭에서 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월마트 대변인은 “고객을 위해 더 안전하고 투명한 의약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은 지난해 12월 끝났다.

“의약품 공급망에는 수많은 업체와 물류, 배급 업체들이 관여한다. 공급망 관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대단히 복잡하다.” - 테건 킬, KPMG 블록체인 총괄

킬 총괄은 공급망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저마다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고, 대부분 시스템이 새로운 의약품공급망보안법이 규정한 상호운용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꾸린 회사들은 블록체인이 상호운용성을 높여주는 가교 역할을 해주리란 가설을 세웠다. 1년 가까이 진행한 시험 끝에 가설이 맞았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사들은 허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업체가 참여하는 공급망을 새로운 법이 정한 요건에 맞춰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누출되는 건 제한하면서 의약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이 없었다면 좀처럼 협업할 방법이 없던 회사들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협업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한 진전이다.

블록체인은 또 리콜과 같이 공급망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빨리 취해 제품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공급망에 참여한 회사들에 리콜 사실을 10초 만에 알릴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관련 업체들에 리콜 사실을 전달하는 데 길게는 3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셈이다.

“의약품 업계는 더 많은 업체가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방식의 사업 솔루션에 따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출시해야 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모든 의약품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주고받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 컨소시엄 최종 보고서

현재 식품의약처의 의약품공급망보안법에 따라 총 20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블록체인과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한 프로젝트가 많다. 식품의약처는 모든 시범사업의 결과를 검토·분석한 뒤에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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