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세계 경제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상거래의 가장 구석진 곳도 이 바이러스의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보안 업체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 다크넷 마켓(darknet market)의 암호화폐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을 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세계는 크게 구글, 네이버 등 검색 서비스에 잡히는 서피스 웹(surface web)과 검색 등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딥웹, 딥웹보다 더 접근이 어려운 다크웹으로 나뉜다. 다크넷은 딥웹과 다크웹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개념이다. 다크넷 마켓에서는 각종 불법 상품, 마약, 위조화폐, 총기 등이 판매된다. 

체이널리시스는 "역사적으로 다크넷 마켓의 비트코인 매출은 비트코인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고, 가격이 내리면 매출이 늘어나는 관계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아래 차트에서 볼 수 있듯, 지난 두 달 사이 역전됐다. 

다크넷 마켓의 비트코인 관련 매출과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 출처=체이널리시스
다크넷 마켓의 비트코인 관련 매출과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 출처=체이널리시스

지난 2019년 4분기 수치를 보면 다크넷 마켓의 비트코인 매출은 이 기간동안 39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상승했다. 같은 시기 비트코인 가격은 13%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의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당시 개당 1만 500달러까지 치솟으며 단기 고점을 찍었던 비트코인은 3월 13일에는 개당 가격이 3867달러까지 폭락했다. 차트를 보면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다크넷 마켓의 비트코인 매출도 410만달러 상당에서 320만 달러 정도로 동반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최근의 이러한 변화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에 보건 위기가 닥치면서 오프라인 시장 충격으로 유동성 위기가 일어나자 투자자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미국 국채, 금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과 비트코인이 미 달러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다크넷 마켓의 비트코인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판매업체들이 급락하는 암호화폐 가격을 보고 환금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판매를 줄였을 수도, 구매자들이 현금 보유를 위해 구매를 줄였을 수도 있다. 

몇몇 부분의 매출 감소에 대해서는 좀 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체이널리시스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마약 판매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펜타닐 공급의 주요 거점인 중국의 후베이성에서 코로나 19가 발병했기 때문이다. 지구단위 공급망에 대한 이러한 혼란은 다크넷 마켓 공급업체의 사업 능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자결제 서비스와 온라인 도박장의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마지막 주의 비트코인 관련 전자결제 서비스 주 평균 매출은 450만 달러였다. 5주 전 700만 달러 수준에서 250만 달러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온라인 도박장 매출은 5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로 떨어졌다. 

번역: 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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