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미국 달러 유통량이 20여 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밝혔다.

지난 29일에는 경제학자 존 폴 코닝도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시했다. 코닝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11일부터 18일까지 시중의 달러 유통량은 1조 8090억 달러에서 1조 8430억 달러로 1주일 만에 약 2% 급등했다.

이러한 현상은 단발적인 급등세로 볼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심한 혼란에 놓인 미국인들이 은행과 ATM 기기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현금을 인출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시중에 풀린 달러가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건 지난 1999년 세기말을 앞두고 나타난 이른바 Y2K 버그 공포 이후 처음이다. Y2K 버그는 컴퓨터가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생기는 결함을 뜻한다. 당시 이 버그 때문에 전 세계에 대혼란이 올 거라는 불안이 확산했고, 달러를 인출해 가지고 있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달러 유통량은 급증했다.

1999년과 2000년의 상황을 주 단위로 비교해보면, 1999년 12월 22일 마감일을 기준으로 그 주의 달러 유통량은 3.78%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3월 18일 마감일 기준으로 1.92% 증가해 1999년의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달러 유통량 주간 변화량. 출처=코인데스크리서치
2009년부터 지금까지 달러 유통량 주간 변화량. 출처=코인데스크리서치

달러 유통량에는 공공기관 및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 기관이 보유한 지폐와 동전이 모두 포함된다.

달러 유통량의 이러한 증가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하면서 각국 보건 당국은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화폐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실물 화폐는 오염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한 통화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암호화폐 같은 디지털 통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