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장. 출처=해시에이지
채굴장. 출처=해시에이지

중국의 주요 채굴기 제조업체가 그동안 출하 지연의 원인이 된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점차 사업을 재개하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채굴에 동원되는 컴퓨팅 처리 능력도 서서히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일간 비트코인의 평균 해시파워는 초당 117.5 엑사해시(EH/s)를 돌파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F2풀(F2pool)과 함께 최대 규모인 비트코인 채굴풀 풀인(PoolIn)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부터 시작해 한 달간 정체기를 겪던 해시파워가 5.4% 상승했다.

BTC닷컴은 최근 증가한 해시파워로 인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채굴 난이도가 약 2.15%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채굴 난이도는 채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경쟁이 치열할수록 더 높은 연산력을 동원해야 풀 수 있는 수학 문제가 나와 난이도가 높아진다. 2주에 한 번씩 조정되는 채굴 난이도의 다음 조정은 닷새 뒤다.

최근의 해시파워 증가는 지난 1~2주 동안 주요 중국 채굴기 제조업체들의 출하가 점차 정상화된 결과다. 중국 전역의 많은 채굴기 제조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월 말 시작된 중국의 춘절 연휴를 부득이하게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채굴기 왓츠마이너(WhatsMiner)를 제조하는 중국 선전의 마이크로BT(MicroBT)는 2월 중순부터 영업과 출하를 점차 재개했으며, 현재는 한 달 전보다 많은 채굴장이 문을 연 상태라고 전했다.

베이징의 비트메인(Bitmain)도 2월 말부터 국내와 해외 출하를 재개했으며, 중국 내 수리 서비스도 2월 20일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마이크로BT와 비트메인은 오는 5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최신 장비를 출시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반감기는 이제 11살인 비트코인이 맞는 세 번째 반감기로, 블록이 (10분마다) 생성될 때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의 개수가 12.5개에서 6.25개로 줄어든다.

2월 28일에는 항저우의 카난크리에이티브(Canaan Creative)가 초당 50테라해시(TH/s)의 연산력을 갖춘 최신 아발론1066 프로 모델 출시를 발표하며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카난도 지난달 중순부터 점차 영업을 재개했었다.

 

더딘 회복세

물론 채굴기 제조기업들의 생산 및 배송 능력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상태로 완전히 돌아간 것은 아니다.

F2풀의 최고운영책임자 찰스 차오위는 채굴기 제조기업들의 생산과 물류 능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많은 채굴장이 정비팀 운영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비트메인의 앤트마이너(AntMiner) S19와 마이크로BT의 왓츠마이너 M30과 같이 주요 채굴기 제조업체들이 이미 최신 장비를 출시했기 때문에 “기존 모델의 칩 주문을 많이 넣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앤트마이너 S17이나 왓츠마이너 M20 시리즈의 추가 판매량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는 비트코인 반감기까지 향후 두 달 동안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현재 수치보다 10% 더 높은 최대 130EH/s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F2풀의 해외영업 관리자 토마스 헬러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5월 전까지 120~130EH/s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M30S와 S19 채굴기가 6월, 7월 전에 대규모로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왓츠마이너의 신규 채굴기 공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왓츠마이너는 삼성으로부터 칩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비트메인은 TSMC라는 대만 회사에서 칩을 공급받는다.” –토마스 헬러, F2풀 해외영업 관리

헬러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이미 많은 채굴장이 중국 춘절 이전에 설비를 증강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면서, 이들은 5월까지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많은 대규모 중국 채굴자들의 지난 1월 계획은 춘절 전에 장비를 갖춰 운영하는 것이었으며,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반감기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계획이었다.” –토마스 헬러, 에프투풀 해외영업 관리

 

새로 투입된 채굴 장비만 1억 달러어치?

해시파워의 증가세가 비록 미미해 보일지 몰라도, 지난 한 주 동안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늘어난 5EH/s  연산력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BTC닷컴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14일 평균 해시레이트는 1월 28일에 처음으로 110EH/s를 돌파했다. 이후 4주 동안은 비트코인 가격의 단기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시레이트는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위챗에 올라온 판매업자들의 여러 채굴 장비에 대한 언급을 종합해보니, 중국 제조업체들이 만든 최신 채굴 장비 대부분은 TH/s당 20~30달러 가격에 거래되었다.

1EH는 100만TH와 같기 때문에, TH/s당 가격을 지난 한 주 동안 늘어난 비트코인 연산력 5EH/s에 대입해보면, 지난주 채굴에 새로 동원된 장비 가격이 1억~1억5천만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1월에 비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채굴 활동은 서서히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카난 본사가 있는 저장성과 마이크로BT 본사가 있는 광둥성을 포함한 19개 성이 위기대응 수준을 가장 높은 1단계(매우 심각)에서 2단계(심각)로 낮추었다.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대도시들이 여전히 1단계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많은 기업이 점차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것도 뚜렷한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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