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주디 셸턴 연방준비제도 이사 후보가 “디지털달러는 전 세계 시장에서 달러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셸턴 후보는 13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하며 “미국이 현재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려면 핀테크 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지배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해선 안 된다. 주변 경쟁국들이 달러의 지위를 탈환하고자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의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이들보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

셸턴 후보는 이어 디지털달러의 필요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탐 코튼 상원의원(공화당, 아칸소)의 질문에 “깊이 고민해봐야 할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현재 중국은 디지털 위안 개발을 완료해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리브라 연합을 중심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고 있다. 서구의 여러 나라도 자체 디지털 통화 개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셸턴 후보의 이날 발언은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주 전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출신 주요 인사들이 모여 디지털달러 재단(Digital Dollar Foundation)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디지털달러 도입을 촉진하겠다고 나섰다. 또한, 지난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리브라는 연준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며, “미국의 디지털달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금본위제 지지자에서 저금리 옹호자로

셸턴 후보는 화폐와 금의 가치를 연동하는 고정환율제인 금본위제를 옹호하면서 연준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2018년에는 (정부를 비롯한 모든 권력의 개입에 반대하는)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 진영 싱크탱크인 케이토 재단에 금본위제를 옹호하는 을 기고하기도 했다.

“금본위제는 각국이 자국의 통화 정책을 금태환(특정 통화가 금과 교환될 수 있는 상태)을 기준으로 운영하게 함으로써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러한 금본위제를 오늘날의 상황에 맞춰 다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즉,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에 연계된 가상 통화의 발행을 허용함으로써 건전한 통화 경쟁을 유도하는 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셸턴 후보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이후 강력한 저금리 옹호자로 돌변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셸턴 후보가 정식으로 임명되면 제로금리 정책을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편, 이날 상원은 셸턴 후보와 함께 연준 이사직에 지명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소장 크리스토퍼 월러 후보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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