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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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건 돈도 아니고, 너무 변동성이 심한 데다, 근거가 취약하다”는 트럼프다운 트윗을 남겼다.

그러나 미국 밖의 암호화폐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이들이 새로 만든 트럼프(TRUMP)라는 디지털 토큰이 암호화폐 거래소 FTX에 출시됐다.

FTX의 설명에 따르면 트럼프 토큰은 선물 계약과 비슷하다. 트럼프가 이길 것 같으면 토큰을 사는 매수포지션(long position)을, 트럼프가 질 것 같으면 토큰을 파는 매도포지션(short position)을 택하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하면 트럼프 토큰의 만기 가격은 1달러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토큰의 만기 가격은 0달러다.” - FTX 웹사이트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역사적인 선거가 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받은 뒤 연임에 도전하는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된다.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재선에 성공한 뒤 열렸다)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원은 지난 5일 모두가 예상한 대로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가결돼 넘어온) 탄핵안을 부결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

FTX에서 출시된 트럼프 토큰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가격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예측해보는 암호화폐 업계의 시도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론적으로 트럼프 토큰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반영한다.

“만약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52%라고 생각한다면, 트럼프 토큰은 $0.52에 거래돼야 한다. $0.52보다 싼값이면 사는 것이 이득이고, 그보다 비싸면 팔면 된다.” - FTX 웹사이트

이번 주 초에 출시된 트럼프 토큰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뒤 $0.62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62%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샘 뱅크만프라이드가 창업자이자 CEO인 FTX의 모회사는 카리브해의 앤티가 바부다에 있다. 뱅크만프라이드는 뉴욕의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라는 회사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다 2017년에 암호화폐 업계에 입문했다. 현재는 홍콩에 머물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대체로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을 꺼린다. 그래서 FTX도 특히 트럼프 토큰은 말 그대로 ‘모 아니면 도’인 결과에 따라 만기 가격이 결정되므로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변동 폭이 크기로 악명이 높지만, 트럼프 토큰은 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벌써 36%나 올라 개당 9800달러까지 올랐다. 2019년 최저가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트럼프 토큰을 거래할 때 따져봐야 할 리스크는 비트코인의 리스크와는 다르다. 토큰 가격이 1달러 가까이 급등하거나 반대로 0달러 가까이 폭락하는 일이 잦을 수 있다.” - FTX 웹사이트

선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트럼프 토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약관도 정해뒀다. 선거 결과에 어느 쪽이 어떤 식으로든 승복하지 않거나 누가 이겼다고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경우, 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 지고도 백악관을 떠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다.

“투표에 문제가 생기거나 일부 개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선거의 승자를 명확히 가려내기 힘들 경우 트럼프 토큰의 만기 가격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2021년 2월 1일을 기준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계속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으면 트럼프 토큰은 1달러에 만기가 된다. 다른 경우에는 트럼프 토큰의 만기 가격은 0달러다.” - FTX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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