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e ‘Em, Cowboy: Bitmain’s Marketing Gambit Ups Its Texas-Sized Position on Bitcoin
Big Tex 조형물. 이미지=셔터스톡

 

 

비트메인의 공동창업자로 최근 단독 경영에 나선 우지한(Jihan Wu, 吴忌寒) 대표가 이달 초 비트메인의 새로운 영업 전략을 발표한 곳은 중국 청두였다. 그러나 비트메인이 내놓은 전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중국이 아니라 최근 대규모 채굴시설을 새로 지은 미국 텍사스를 연상케 한다. 정확히 말하면 텍사스식 헤지(Texas hedge) 전략이 숨어있다.

우지한 대표는 꾸준히 하락한 비트메인의 비트코인 채굴기 시장 점유율을 다시 높이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들고나왔다. 그중에는 비트메인의 채굴기 가운데 주력 상품인 앤트마이너 S17 프로를 1천 대 이상 주문하면 150만 달러에 이르는 구매 대금의 1%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62개의 풋옵션(put option)을 주는 계획도 포함됐다. 옵션의 만기는 내년 3월 27일이고, 행사가격(strike price)은 5천 달러다.

풋옵션은 만기일에 행사가격에 자산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로 투자자가 드는 일종의 보험이다. 비트메인은 최소 1천 대 이상 채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회삿돈으로 보험을 들어주기로 한 셈이다.

옵션을 보유한 이는 시장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옵션의 권리를 행사해 이득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시장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높을 때는 자산을 팔아봤자 손해이므로 그냥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약은 파기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 3월 27일에 개당 3천 달러가 된다면, 비트메인 채굴기를 대량으로 산 고객은 풋옵션 62개를 행사해 12만 4천 달러를 벌 수 있다. 비트메인은 계약대로 비트코인을 한 개에 5천 달러에 사줘야 한다.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은 비트코인 가격에 무척 큰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채굴기 수요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앞으로 석 달 안에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다면 비트메인은 풋옵션의 거래상대방이 되어 비트코인을 비싼 값에 사들이기 전에 이미 채굴기 판매 실적이 나빠져 고전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비트메인은 직접 채굴한 비트코인 상당량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비트메인이 홍콩 증권 당국에 제출한 상장신청서를 보면 당시 비트메인이 보유한 암호화폐의 가치는 8억 8690만 달러에 이르렀다. 비트메인이 지금 암호화폐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식 문서는 없다.

보통 회사는 위험을 분산하고 상쇄하기 위해 옵션을 사용한다. 그런데 비트메인의 선택은 위험에 노출될 경우 손해를 배가하는 전략이다. 이렇게 위험을 분산하는 대신 오히려 위험에 더 많이 노출하는 전략을 옵션 트레이더들은 텍사스식 헤지(Texas hedge)라고 부른다. 텍사스는 미국 안에서도 땅도 넓고 자원도 많은 곳이므로 뭐든지 다 큰 것이 특징인데, 그래서 거래에 따르는 위험도 오히려 더 크게 감수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옵션 상품의 현재 거래 가격에는 해당 자산의 앞날에 대한 시장의 예측이 반영돼 있다. 비트코인 옵션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스큐(Skew)의 데이터를 보면 트레이더들은 내년 3월 27일에 비트코인 시장가격이 개당 5천 달러보다 낮을 확률을 약 21%로 보고 있다. 같은 날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9천 달러보다 높을 확률도 비슷하게 20%대 초반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개당 7천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메인이 채굴기를 사주는 고객에게 풋옵션을 주고 거래상대방이 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르는 위험을 분산하고 희석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비트메인이 지금 시장에서 똑같은 3월 27일 만기, 행사가격 5천 달러짜리 비트코인 풋옵션을 대량으로 사두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비트코인 거래소 데리비트(Deribit)가 계산한 풋옵션 가격은 현재 242.34달러다. (우지한 대표는 옵션 가격을 255달러로 계산했다)

 

 

 

 

내년 3월 말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시장의 예상은 옵션 가격에 반영돼 있다. (자료: 스큐)

 

 

다만 행사가격 5천 달러 풋옵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상되는 가격 변화를 토대로 옵션의 프리미엄을 계산하려면 행사가격이 다른 옵션의 거래량과 거래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 비트메인이 같은 풋옵션을 추가로 사들여 위험을 분산했는지는 전체 거래 데이터만 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비트메인으로서는 옵션을 사들이는 방법 말고도 위험을 헤지하는 방법이 또 있다.

먼저 비트메인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현물시장이나 선물시장에서 파는 방법이 있다. 옵션 트레이더들이 실제로 쓰는 헤징 전략이기도 한데, 현재 시장가격과 만기, 예상되는 가격 변화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비트메인은 풋옵션 62개를 고객에게 줄 때마다 비트코인 7.4개를 시장에서 판매하면 위험을 효과적으로 상쇄하는 셈이 된다. 풋옵션을 제공하는 행사 기간에 대량으로 채굴기를 사는 고객에게만 총 50만 대를 팔았다고 치면, 비트메인은 옵션을 준 데 따르는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비트코인 3700개를 팔면 된다. 현재 시가로 약 2600만 달러어치다.

 

 

 

 

17일 오전 11시 5분 현재 비트코인 옵션 시세. (자료: 데리비트)

 

실제로 지난주 월요일 비트코인 매도 주문이 갑자기 몰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내리자 비트멕스(BitMEX)를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선물 거래량이 순간 급증했다. 그러나 이 현상은 우지한 대표가 새로운 영업 전략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일어난 일로 비트메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 보인다.

코인데스크는 비트메인의 헤징 전략에 관해 취재를 요청했지만, 비트메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Lawrence Lewitinn Lawrence Lewitinn joined CoinDesk as Managing Editor for Markets in December 2019. Lawrence is a seasoned financial journalist and a former Wall Street trader. Over the course of his career, he's worked at CNBC, TheStreet, Yahoo, the Observer and crypto publication Modern Consensus. Lewitinn holds no cryptocurren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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