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ws in LocalBitcoins Data Call Into Question Regional Adoption Claims
출처=셔터스톡

P2P 암호화폐 거래소 로컬비트코인스(LocalBitcoins)가 공개하는 지역별 거래량 정보는 개발도상국이나 정치·경제적 위기를 겪는 나라에서 비트코인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자주 쓰이는 자료다.

약 250개 국가에서 개인이 직접 서로 비트코인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인 로컬비트코인스는 이용자가 있는 모든 국가와 지역의 거래량 정보를 매주 취합해 발표한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로컬비트코인스는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에 대한 최신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창구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로컬비트코인스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공되는 정보가 과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특히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시민들이 검열이 어려운 암호화폐를 정부에 대한 저항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로컬비트코인스의 데이터가 자주 인용되는 만큼 데이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철저히 멋진 검증해야 한다.

실제로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홍콩에서 지난 8월 이후 암호화폐 사용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많은 기사는 로컬비트코인스의 자료를 참고하고 직접 근거로 들어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에서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거래해온 익명의 제보자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실질적으로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기존 거래 동향도 눈에 띄게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콩의 비트코인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투자자 한 명이 약 30건의 거래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상당한 양의 비트코인을 한 번에 옮겼기 때문이라고 데이터 전문가 맷 알보그는 설명한다. 로컬비트코인스는 공개 거래뿐만 아니라 비공개 거래와 관련한 정보도 제공하는데, 비공개 거래의 경우 판매자가 공개를 허가한 뒤에만 정보가 제공된다.

한편, 이란과 이집트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이용자들도 로컬비트코인스의 자료가 현지의 거래량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로컬비트코인스가 거래 자체를 취소할 수 있으므로, 대부분 비트코인 판매자들은 거주지를 이란이 아니라 다른 나라라고 위장해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카이로의 사업가 모하메드 아브도우도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의 비트코인 거래량이라고 나오는 정보들은 대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암호화폐 규제 자체가 아직 모호한 수준이고 암호화폐의 거래도 아직 금지돼 있다. 실제 거래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나 통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해 로컬비트코인스의 베루스카 자비어 필구에이라 대변인은 각 지역의 거래량 데이터에 일부 오차는 있을 수 있으며, 특히 거래량이 소규모일 경우 제대로 포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반대로 “유난히 큰 규모의 거래가 체결되거나 소수의 투자자가 평소보다 왕성하게 거래하는 경우에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구에이라 대변인은 홍콩에서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90일간 로컬비트코인스에 등록한 신규 이용자 수는 하루 평균 1100명 정도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컬비트코인스에 등록된 이용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400만 명이 넘으며, 이 중 54만 명 정도가 지난달 기준으로 실제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들어 고객신원확인(KYC)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로컬비트코인스의 거래량은 급락했다.

알보그가 운영하는 데이터 분석 사이트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로컬비트코인스의 총거래량은 지난달 29일 900만 달러였던 것이 이달 20일에는 850만 달러로 6%가량 하락했다. 지난 90일간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전체 거래량은 이전 90일 거래량보다 약 3200만 달러 하락했다.

 

어두운 측면


한편, 베네수엘라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이용자 중 일부는 현지 정치인들이 개인 재산을 불리기 위해 로컬비트코인스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비트코인이 사회적 평등을 이끄는 촉매제가 된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로컬비트코인스를 통해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화폐 볼리바르로 바꿔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프로그래머이자 사업가 존 빌라는 “볼리바르를 계속 찍어내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면 채굴하는 것보다 훨씬 큰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베네수엘라 정치인들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로컬비트코인스도 KYC 규정 준수를 위해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필구에이라 대변인은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민을 탄압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정권의 정치인들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알보그는 다만 베네수엘라 이용자의 평균 거래 규모가 하루 평균 30달러 수준이라며, 정치인이나 대형 투자자 등이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실제 이용자의 대부분은 일반 중산층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운동가 데이비드 페르난도 로페즈도 알보그의 분석에 동의했다. 그는 그동안 금을 이용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던 베네수엘라 정치인들이 최근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로컬비트코인스는 “정치인보다 일반 대중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베네수엘라 이용자들의 거래량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달러 유통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알보그는 달러를 이전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을 가치를 저장하는 주요 수단으로 삼는 베네수엘라인은 몇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가지 사례와 근거들을 종합해 볼 때, 암호화폐 거래소가 공개하는 지역 거래량 정보는 현지 이용자 동향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히려 잠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대형 투자자들의 거래나 해외에서 자산이 유입되는 한 건의 단독 거래가 반영돼 데이터를 왜곡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필구에이라 대변인은 거래량이 많은 이용자는 해당 국가에 거주한다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과연 이용자들이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별도로 검증하는 절차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 개발도상국의 비트코인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필구에이라 대변인은 당초 일부 기술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비트코인이 이제는 억압적인 정권의 통치를 받고 있는 국민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트코인이 현재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 수단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2014년만 해도 로컬비트코인스에서 체결되는 대형 거래 중 대부분은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에 집중됐지만, 지금은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로컬비트코인스의 이용자 분포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넘어서서, 비트코인이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경제 수단이 되는 길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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