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인데스크가 기사를 보도한 뒤 NBA 선수협회는 단체 협상 규정 위반이므로 딘위디가 자신의 계약을 토큰화해 판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사실을 보도한 뉴욕타임스가 추가로 배경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했지만, NBA 선수협회는 답하지 않았다.

딘위디는 자신의 토큰 판매 계획을 불허한 NBA 선수협회의 결정을 #FUD라고 부르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FUD는 ‘Fear of Uncertainty and Doubt’의 약자로 새로운 자산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불안하니 일단 금지하고 보자는 선수협회의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딘위디는 NBA 사무국을 직접 방문해 토큰 판매 계획을 설명하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NBA Says Basketball Player Can’t Tokenize His Contract After All
NBA 브루클린 네츠의 스펜서 딘위디. 출처=Erik Drost/Wikimedia Commons

 

미국 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의 가드 스펜서 딘위디(Spencer Dinwiddie)가 자신의 연봉 계약을 토큰화해 판매한다. 농구팬 가운데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공인투자자들은 유명 선수가 계약대로 급여를 받을 때마다 이자를 받는 일종의 ‘운명 공동체’가 되는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딘위디는 현재 3년 동안 345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이 남아있는데, 이 가운데 첫해 연봉 1350만 달러를 증권토큰으로 만들어 자신이 세운 드림팬 주식(DREAM Fan Shares)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다. 딘위디의 계약 일부를 토큰으로 사 주주가 되면 딘위디가 두 달에 한 번씩 급여를 받을 때마다 이자를 받는다. 최소 투자 금액은 15만 달러다.

딘위디는 코인데스크에 자신의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은 전부 지급이 보장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다치거나 다른 이유로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급여는 정해진 대로 받으므로, 토큰을 산 투자자들이 돈을 잃을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딘위디는 총 1600만 달러를 받으며, 이 가운데 250만 달러는 이미 계약금으로 받았다.

일단 토큰 판매는 올 시즌 계약에만 해당하지만, 딘위디는 토큰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듬해와 그다음 해 계약에 대해서도 투자를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토큰은 내가 받게 될 급여를 대표한다. 선수에 대한 소유권과는 다르다. 계약서에 따른 급여를 토큰화한 것이므로, 기본적인 가치도 계약서에서 나온다.” - 스펜서 딘위디, NBA 브루클린 네츠 선수

드림팬 주식에 투자한 이들이 대가로 받는 토큰의 이름은 SD8로, 스펜서 딘위디의 이름과 번호를 따 만든 것이다. 순자산이 100만 달러(12억 원)가 넘거나 지난 2년간 매년 소득이 20만 달러를 넘는 사람만 SD8 토큰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투자 자산과 토큰에 대한 수탁 업무, 에스크로 계좌 서비스는 팩소스 신탁(Paxos Trust Company)이 맡으며, 이자는 달러화에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팩소스 스탠다드(PAX)로 지급한다.

 

엔터테인먼트 토큰의 미래?


딘위디는 농구나 프로스포츠 선수뿐 아니라 예술, 예능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급여 계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모든 투자 자산은 고정 수입원이 있다. 우선은 NBA의 선수 연봉 계약서로 시작하지만, 사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계약서가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계약서 내용에 따라 투자 자산의 가치가 결정되는데, 결국 가치를 만들어내는 건 계약한 대로 경기에 나서는 우리 선수들이다. 이는 지적재산권(IP)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매일 시즌을 치르고 경기에 나서면 가치를 창출한다.” - 스펜서 딘위디

딘위디는 선수들이나 다른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이 계약을 토큰화해 판매할 수 있다면 급여와 자산을 좀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새로운 토큰 플랫폼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의 개인 금융 관리를 혁신할 디딤돌이 될 거라고 딘위디는 덧붙였다.

스펜서 딘위디 트위터 (@SDinwiddie_25)내가 현재 맺고 있는 계약이 프로스포츠 선수에 투자하는 토큰(PAInTs, Professional Athlete Investment Token)의 시초가 될 것이다. PAInTs는 프로스포츠뿐 아니라 예술가, 예능인을 비롯해 영향력 있는 사람 누구든 자신이 맺은 계약에 명시된 자금을 좀 더 수월하고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훌륭한 방식이 될 것이다. 팬들은 좋아하는 선수나 예술가에게 투자해 수익도 올리고 유명인과 소통하는 또 다른 통로를 찾을 수 있다. 쉽게 말해 드림팬주식 플랫폼은 일반 팬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주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로 미식축구(NFL)의 경우처럼 계약서에 나온 금액이 전부 다 보장되지 않은 경우에도 선수들은 플랫폼을 이용해 토큰을 판매함으로써 계약서의 옵션 조항이 발동되는 활약을 펼칠 때 받을 수 있는 돈을 팬들로부터 미리 투자받을 수도 있다. 딘위디는 때에 따라 연봉 인상 계약에 서명한 뒤 정작 가처분 자산이 부족해 고생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딘위디는 반대로 선수가 은퇴하기로 하거나 (계약과 달리) 선수 생활을 갑자기 그만두기로 했을 때는 투자자들에게 투자한 돈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은 뒤에 은퇴를 발표하면 난 당연히 투자받은 돈을 모두 돌려주고 빈털터리로 농구계를 떠나야 한다.” - 스펜서 딘위디

 

미래를 위한 대비


콜로라도대학교에서 3학년까지 마치고 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한 딘위디는 프로스포츠 계약을 토큰화하면 선수들이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올 때를 대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토큰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 관련이 거의 없으므로 경기침체의 타격을 덜 받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NBA 자체가 파산하거나 문을 닫아 농구 리그가 없어지면 하는 수 없이 계약도 부도가 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기침체를 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도 한 해 연봉을 미리 한꺼번에 받는 데서 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딘위디는 현재 계약대로 두 달에 한 번씩 연봉을 나눠 받는 대신 연봉 전액을 시즌을 앞두고 받을 수 있다면 그 돈을 다른 투자 상품에 투자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매달 2천 달러를 받는 대신 한꺼번에 1년 치 2만 달러를 받은 다음 이를 아무 때나 인출할 수 없는 자산에 투자한다면 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NBA 리그에서만 해도 이런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인 선수들이 있다. 이번에 내가 하는 실험이 성공하면 나처럼 계약을 토큰화하는 선수들이 줄을 이을 것이고, 순식간에 암호화폐가 NBA에서는 훨씬 친숙한 개념이 될 것이다.” - 스펜서 딘위디

딘위디는 다른 선수들도 얼마든지 계약을 토큰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토큰을 거래할 수 있다면 딘위디보다 훨씬 더 대형 계약을 맺고 있는 슈퍼스타들의 계약과 딘위디의 계약에 대한 투자의 증서로 보유한 토큰을 얼마든지 교환하고 거래할 수도 있다. 딘위디와 같은 팀 동료로 뛰게 된 케빈 듀란트(Kevin Durant)는 4년 1억 6400만 달러, LA 레이커즈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는 4년 1억 54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있다.

“드림팬 주식 플랫폼은 모든 선수들의 계약을 토큰화하고 거래하는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딘위디는 계약을 토큰화할 수 있는 이들이 프로스포츠 선수 말고도 많다고 거듭 강조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계약을 토큰으로 만들고 투자를 받아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고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딘위디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하므로 투자자들이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투자하는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덕분에 이 프로젝트를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계약서를 토큰화한 증권을 사면서 이 선수가 내 투자금을 ‘먹튀’하면 어떡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 스펜서 딘위디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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