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orry, Overstock’s New CEO Is Already ‘Drunk on Bitcoin’s Kool-Aid’
출처=나스닥 제공

온라인 쇼핑몰 오버스탁(Overstock.com)의 새로운 CEO가 급작스레 사임한 전임 CEO의 블록체인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미국 암호화폐 업계에서 황태자로 불리던 패트릭 번(Patrick Byrne)이 지난주 돌연 오버스탁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번은 러시아 간첩 마리아 부티나(Maria Butina)와 3년간 내통해온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에게 쓴 편지에서 자신으로 인해 “회사의 전략적 논의가 방해받는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버스탁의 이사 자리도 내려놓았다.

번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오버스탁의 블록체인 전문 투자 회사인 메디치 벤처스(Medici Ventures)의 성장과 증권 토큰 플랫폼 티제로(tZERO)의 출범을 이뤄냈다.

패트릭 번이 떠난 뒤 새로 오버스탁의 CEO에 임명된 조너슨 존슨(Jonathan Johnson)은 번이 일군 사업과 프로젝트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내가 CEO로 있는 한 우리가 해오던 블록체인 사업은 최대한 기존의 방침 그대로 추진할 것이다.”

존슨은 코인데스크에 자신은 오버스탁의 블록체인 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메디치의 블록체인 사업을 일선에서 이끌었고, 상여금을 자진해서 비트코인으로 받은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메디치의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오버스탁의 임시 CEO와 겸임하는 것이다.
“급여를 더 받으려고 겸직하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확신을 기준으로 봤을 때 내가 이 두 자리를 같이 맡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블록체인 기술에 심취해 있으며, 요즘도 종종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감탄하고 있다.” - 조너슨 존슨, 오버스탁 신임 CEO

존슨은 “기존 CEO의 경영 방침이나 비전에 문제가 있어 이사회가 CEO를 경질한 상황이 아니”라며 오버스탁과 메디치, 티제로 모두 큰 변화 없이 ‘해오던 대로’ 사업을 진행할 거라고 말했다. 특히 메디치 벤처스는 계속해서 블록체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3년에 비해 확장 속도는 다소 느려질 전망이다.

앞서 존슨은 이달 초 오버스탁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메디치의 사업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버스탁의 신임 CEO가 된 뒤 한 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는 블록체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 훌륭한 블록체인 사업은 계속해서 키워나갈 것이다. 다만 지난 3년간 메디치가 투자하거나 육성한 계열사는 4개에서 18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러한 속도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포스트 번’ 체제


번의 급작스러운 사퇴 이후 준비 없이 CEO를 맡게 된 존슨인 만큼 일단 번의 유산을 그대로 지켜나가는 걸 기본 방침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존슨이 자신의 색깔을 어떻게 입힐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존슨은 과거에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지한다며 오버스탁이 추가로 더 많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오버스탁 쇼핑몰에서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메디치가 시범 운영했던) 레이븐코인(ravencoin)으로 오버스탁에서 결제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일단은 널리 통용되는 암호화폐는 오버스탁에서도 막힘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아직 CEO가 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버스탁의 다른 블록체인 자회사들도 계속 유지해나갈 거라고 덧붙였다.
“티제로의 경우 내가 이사회 의장인 만큼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이미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올해 초 출범한 증권형 토큰 거래소 티제로의 거래량은 줄곧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 12일 티제로는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가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열었지만, 거래량은 기대했던 만큼 눈에 띄게 늘지 않았다. 하지만 존슨은 티제로의 미래를 낙관했다.
“관건은 상장한 토큰이 얼마나 제대로 된 증권 토큰인지이다. 거래소의 전체 유동성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에는 취급하는 자산이 얼마나 거래할 만한 자산인지 여부다. 장기적으로 보면 상장 시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 조나단 존슨

존슨은 이어 메디치가 계속해서 꾸준히 지원하고 육성할 스타트업의 예로 보아츠(Voatz)와 비트(Bitt)를 꼽았다.
“보아츠는 앞으로가 특히 기대되는 서비스다. 머지않아 누구나 휴대폰에서 블록체인 앱을 이용해 투표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블록체인 앱이 없을 땐 도대체 어떻게 투표를 했을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마카라 캐피털, 티제로에 투자 안 하기로


이런 가운데 티제로에 대한 투자를 오랫동안 고민해 온 싱가포르 펀드 마카라 캐피털(Makara Capital)이 투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너슨 존슨은 26일 오버스탁의 CEO가 된 뒤 가진 첫 번째 투자자 보고에서 “마카라는 일단 티제로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존슨은 마카라가 계속해서 티제로의 행보를 지켜볼 예정이라며, 미래에 다시 투자를 협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티제로는 애초에 홍콩 사모펀드인 GSR 캐피털이 1억 달러를 티제로의 보통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GSR 캐피털은 약속한 기한을 넘긴 5월에 약속한 액수보다 훨씬 적은 500만 달러만 티제로에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마카라 캐피털도 티제로에 관심을 표명했고,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오버스탁은 마카라 캐피털의 투자를 확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마카라도 결국 티제로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확정됐다.

대신 티제로는 또 다른 증권 토큰 거래 플랫폼 BSTX의 출시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BSTX는 보스턴 옵션 거래소(Boston Options Exchange)와 제휴를 맺고 공개기업의 주식을 증권 토큰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우리는 현재 규제 당국과 긴밀한 협조 아래 BSTX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전국적인 규모의 증권 토큰 거래소를 출범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움 누르살레히, 티제로 CEO

 

구체적인 계획은?


조너슨 존슨을 비롯한 오버스탁의 새 경영진은 번의 급작스러운 퇴임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을 정면 돌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존슨은 투자자 보고에서 번의 사임은 현재 회사의 경영 상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오버스탁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번은 CEO 자리에서 그렇게 갑작스레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임 사유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번의 사임은 오히려 오버스탁의 상황이 긍정적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오버스탁의 앨리슨 에이브러햄 신임 이사장은 번에게 별도로 지급한 퇴직금은 없다고 말했다. 번은 기존에 갖고 있던 메디치 주식을 계속 보유하며, 회사는 번을 다른 주주와 똑같이 대한다고 에이브러햄 이사장은 말했다. 존슨은 번의 사임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번은 가장 매끄러운 방법으로 오버스탁이라는 배에서 내렸다. 배의 키는 내가 안전하게 물려받았다.”

한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티제로의 토큰 판매에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번은 오버스탁의 소매 부문을 매각하려던 계획을 접어야 했다. 누르살레히는 SEC가 티제로에 지난 5월과 6월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 등 증거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26일 투자자 보고에서 메디치 벤처스는 디지털 신원 전문 회사에 2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회사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채 해당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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