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미국의 대형 보험사 스테이트팜(State Farm)과 USAA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 사고 후 보험금 변제 절차를 자동화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시험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에서 변제 절차는 특히 복잡한 서류를 일일이 손으로 대조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로 꼽혔다.

지난주 스테이트팜과 USAA는 JP모건의 기업형 블록체인 쿠오럼을 사용하는 보험 변제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스테이트팜과 USAA는 지난해 초부터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스테이트팜은 지난해 말 프로젝트가 초기 실험 단계라고 밝히면서도 USAA의 참여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두 보험사는 실제 보험금 사정 및 청구 데이터를 사용해 시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보험사가 공유하는 원장이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둔 부분은 변제 단계다. 변제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먼저 지급한 배상금을 과실 당사자의 보험사에 청구해 돌려받는 보험 청구 절차의 마지막 단계다.

이를테면, 앨리스가 소유한 차를 밥이 찌그러트렸다고 생각해보자. 앨리스의 보험사는 앨리스에게 우선 차량 수리비를 지불하고 밥의 보험사에 비용을 청구한다.

지금은 보험사끼리 변제하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보험사끼리의 관련 서류 검토는 대부분 종이 수표와 우편을 통하는 등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스테이트팜의 혁신 부문 이사 마이크 필즈는 지난해 미국 보험사들이 변제 비용으로만 96억 달러(11조 4천억 원)를 썼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매월 수천 건씩 진행되는 변제 기록을 모두 합산해 잔액만 계산한 뒤 보험사끼리 정기적으로 한 번에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현재 분산원장을 공유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보험사가 두 곳뿐이지만, 앞으로는 참여사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이 모든 결제를 기록한 뒤 주기적으로 잔액을 정산해 알려준다. 정산 주기는 해당 보험사들끼리 협의해 정할 수 있다.” - 마이크 필즈, 스테이트팜

암호화폐나 토큰에 집중하는 업계 종사자들의 눈에는 보험사끼리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결제를 처리하는 일이 대단한 혁신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USAA의 라몬 로페즈 부사장은 두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경쟁사가 손을 맞잡고 분산원장에 보험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협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이미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엄밀히 정의하면 혁신을 이루는 일은 대단히 힘들어졌다. 그렇지만 스테이트팜과 USAA 같은 두 대형 보험사의 혁신팀이 힘을 합쳐 이 정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건 그 자체로 충분히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왜 쿠오럼인가?


스테이트팜과 USAA가 쿠오럼을 플랫폼으로 선택한 데 대하여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두 보험사 모두 보험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리스크스트림(RiskStream Collaborative)의 회원사이기 때문이다. 리스크스트림은 지난해 R3의 코다(Corda)를 컨소시엄의 분산원장 기술로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재보험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B3i도 코다를 선택하면서 코다가 보험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스테이트팜과 USAA의 선택은 이러한 관측을 뒤엎는 결정이었다. 스테이트팜의 필즈는 쿠오럼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꼽았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모든 분산원장 기술을 검토했다. 강력한 프라이버시와 보안 기능이 있는 허가형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차후 다른 보험사도 우리 프로젝트에 초청할 계획이다.”

두 보험사는 코다도 살펴보았다. 필즈는 코다도 “여러 장점이 있다”며, 프로젝트의 기반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로페즈는 두 보험사가 총 네 단계의 시험을 거치며 플랫폼을 배우고 익혀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4단계 가운데) 2단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플랫폼에 대해, 그리고 상대방 보험사에 대해 배우고 알아나갈 것이다.”

필즈는 스테이트팜과 USAA 모두 리스크스트림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원사지만, 혁신적인 사안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변제 과정을 자동화하는 일은 한 가지에 집중해서 성과를 만들어내고 혁신을 선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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