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나인빗이 "정부가 은행연합회를 통해 벌집계좌를 회수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행이 거래소 법인계좌 해지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IBK기업은행과 은행연합회는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월 문을 연 나인빗은 지난 13일 오후 10시 30분께 '원화 입·출금 일시 중지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나인빗은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원화 입·출금 일시 중지를 공지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정부 측이 은행을 통해 벌집계좌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나인빗 홈페이지 갈무리
나인빗은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원화 입·출금 일시 중지를 공지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정부 측이 은행을 통해 벌집계좌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나인빗 홈페이지 갈무리

 

나인빗은 이 글을 통해 "현재 사용 중인 기업은행 측에서 계좌 회수를 요청해 입·출금 시스템 정비 및 계좌 변경을 진행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정부 측에서 은행연합회를 통해 거래소 벌집계좌를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벌집계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객의 현금을 입금받는 법인 계좌를 뜻한다.

원화 시장을 운영하는 거래소 중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개 거래소를 제외한 대다수 거래소가 벌집계좌를 통해 원화 거래를 지원한다. 정부가 2017년 12월28일 '암호화폐 가상계좌 실명제'를 발표한 후 은행이 거래소들에 추가로 가상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과 은행연합회은 나인빗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4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인빗 (계좌에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감지돼,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당 부분을 고치라고 공지했다"라며 "공지를 받은 나인빗이 먼저 계좌를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이 요청에 따라 해지해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은행연합회도 나인빗의 주장에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연합회를 통해 거래소 법인 계좌를 회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인빗은 14일 오후 7시 20분께 다시 한 번 공지사항을 올려 "우리가 강남구에 위치한 기업은행 지점에서 계좌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나인빗은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기업은행으로부터 계좌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미지=나인빗 홈페이지 갈무리
나인빗은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기업은행으로부터 계좌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미지=나인빗 홈페이지 갈무리

 

나인빗은 이날 또 다른 공지사항을 통해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물리적인 부분이 준비됐으며, 자동 입금 시스템과 출금 시스템이 새 계좌로 연동된 후 테스트 뒤 3월19일부터 입·출금을 재개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벌집계좌를 사용하는 다른 거래소들은 '계좌 해지'에 대한 이슈가 없다고 밝혔다. 고팍스, 코인제스트, 후오비코리아 등 거래소들은 모두 "은행이나 금융 당국으로부터 계좌 해지에 대한 통보를 받은 적 없다"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좌 사용에 문제가 있을 때만 은행이 계좌 해지를 얘기할 수 있다"라며 "'계좌 해지 요청'을 받았다는 나인빗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나인빗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졌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수차례 취재를 요청했지만, 나인빗은 "거래소 회원이 아닐 경우 상담이 제한된다"라는 답변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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