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전문가·시민이 함께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를 예측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블록체인 기술영향평가 결과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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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18년 11월22일 19:15
정부가 전문가 및 시민들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18년 기술영향평가 공개 토론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영향평가 결과(안)’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발표한 기술영향평가 결과(안)은 “보안성 강화, 투명성 증대 등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을 활용해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불법 거래 확산 등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술영향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성과평가정책국장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술의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시민들이 정확히 이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블록체인 기술영향평가 공개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평가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정인선 기자


 

평가결과안은 경제, 윤리, 사회, 문화, 환경 등 다섯 가지 분야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이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기술영향평가위원장을 맡은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상대방과 나 사이의 신뢰도를 높이기에 굉장히 좋다는 점이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이란 데에는 평가위원들 사이에 이의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회적으로 암호화폐가 쟁점이 되고 있지만, 실제 경제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평가위원 사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별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육성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둘 중 어느 한 쪽만이 진정한 블록체인이라고 하긴 어렵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특정 산업 관계자가 독점적 지위를 행사하는 사례가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업 간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제품 생산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추적하는 ‘콜드체인’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안심하고 식품을 소비하는 신뢰소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잊혀질 권리’와 블록체인 기술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예를 들어 음주 후 블록체인에 올린 사진을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한 번 올려 놓은 정보를 지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안찬식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블록체인 플랫폼 가운데 개인의 건강 관련 정보와 같은 민감 정보를 블록체인상에서 교환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과 유럽연합의 GDPR(유럽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강조하는 잊혀질 권리와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음원,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플랫폼 효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승주 고려대 교수는 “데이터를 소유한 거대 사업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독점 현상이 발생했다.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들이 돈을 벌고 이용자들은 단순히 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한다. 탈중앙화와 데이터 분산 저장이 특징인 블록체인 기술이 이와 같은 플랫폼 효과를 해결할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즈니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붙이고 싶어 하는 기업들에게도 ‘이 기술을 쓰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가’를 고민해 보라고 조언한다. 플랫폼 효과를 깨지 못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사업 디자인을 잘못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결과안은 과학기술 및 인문・사회과학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영향평가위원회’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포럼’이 함께 만들었다. 변순천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정책기획본부장은 “신기술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사회적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시민포럼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2011년부터 매년 신기술을 하나씩 선정해 기술영향평가를 실시한다. 기술적・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미래 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변순천 본부장은 “공개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평가 결과를 보완해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평가 결과가 확정되면 관계 부처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결과를 통보하고,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자 및 결과보고서를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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