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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 사기로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쉬 가르자(Josh Garza)가 2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가르자는 이제는 사라져버린 암호화폐 채굴 회사 'GAW 마이너스(GAW Miners)'을 운영하며 각종 사기 행각을 벌여온 인물이다.

지난 13일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포드 연방법원은 가르자에게 21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6개월의 가택 연금, 3년의 감독 조건부 가석방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각종 피해 사실을 성명서 형식으로 낭독하기도 했다. 그리고 판결 전, 가르자는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뉘우친다고 진술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지난 2014년부터 수년간 이어진 신용 사기 소송이 일단락됐다. GAW의 주요 혐의는 회사가 암호화폐 채굴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실제로 보유한 것보다 부풀려 고객에게 팔았고 이를 홍보해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챈 것이다. 있지도 않은 물건을 사기를 쳐서 팔아 회사 가치를 높인 뒤 투자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밖에 가르자는 페이코인(paycoin)이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해 상당한 부당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페이코인 관련 소송은 미국 법무부가 특히 주목한 사건이었다.

이번 판결로 암호화폐 업계를 관리, 감독해온 미국 정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판결을 지난 1년 반 동안 각종 신용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 대해 형을 집행하고 계속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GAW 측에 처음 사기 혐의가 제기됐을 때는 가르자를 포함해 주변 지지자들까지 누구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 측의 기소로 소송이 이어지면서 2015년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고 모든 혐의는 수사와 소송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회사가 문을 닫는 과정에서는 각종 기밀이 담긴 이메일이 유출되기도 했다. 여기에는 페이코인에 대한 폭로와 함께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GAW는 페이코인의 개당 하한가를 20달러로 내걸고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후 GAW를 기소하는 과정에서 법무부는 페이코인을, 증권거래위원회는 해쉬랫(hashlet)을 주요기소 사유로 꼽았다. 해쉬랫은 GAW가 투자자를 모집하며 내건 ‘가상 채굴 서비스’였지만, 증권거래위원회는 해쉬랫이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작년 7월 진행된 페이코인 관련 재판에서 가르자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해쉬랫과 관련된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GAW를 둘러싼 논란들


미국에 본사를 둔 GAW 마이너스는 본래 채굴 장비를 재판매하고 유통하는 업체였으나 이후 직접 채굴 사업에도 진출하게 된다. 즉 고객을 대신해 각종 채굴 장비를 구입하고 운영까지 해주는 대행업체로 변신한 것이다.

그렇게 GAW는 2014년 하반기부터 해쉬랫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홍보하며 이른바 채굴기 도매 시장을 공략해나갔다. 하지만 머지않아 비판적인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채굴 서비스 운영에 관한 부분과 함께 GAW가 내건 유명 업체와의 관계, 심지어 CEO인 가르자의 행동까지 사업과 관계된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고 잡음이 터져 나와 신뢰를 잃었다. 당시 가르자는 소셜 미디어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쳤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GAW가 비티씨닷컴(BTC.com)의 도메인을 100만 달러를 주고 구입했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것도 같은 해 8월이었다. 결국에는 도메인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장기 계약을 통해 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넉 달 뒤 GAW는 페이코인을 출시했다. 당시 가르자는 “페이코인이 전 세계를 대표하는 가상화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GAW의 사업이 점차 성장하는 모습과는 반대로 비트코인 토크(BitcoinTalk) 등 공식 포럼에서 활동하는 열성적인 투자 세력과 비판 세력 사이의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GAW의 고객이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려 비판 세력을 이룬 것도 좋지 않은 신호였다. 열성적인 투자자들은 심지어 페이코인을 결제가 용이한 암호화폐이라고 사실과 달리 포장해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코인데스크가 보도한 대로, 페이코인 프로젝트는 관계자들이 헐값에 암호화폐를 매입해 값을 급격히 올린 뒤 단번에 팔아 치워 이윤을 남기려다가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가르자와 GAW가 페이코인을 출시하며 적나라하게 비판했던 그 수법을 바로 자신들이 이용한 셈이다. 코인마켓캡의 자료를 보면 GAW 측이 내세운 페이코인의 하한가 20달러는 결코 오래 유지되지 못했으며, 급기야 2015년 1월 말에는 2달러 아래로 급락하고 말았다.

이후 페이코인에 대한 환매 계획이 발표되었지만, 가격 내림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소송 과정


결국 페이코인 프로젝트의 실패는 GAW 붕괴의 신호탄이 되고 말았다. (일부 사람들의 눈에) 암호화폐 산업의 구세주로 비쳤던 가르자는 한순간에 바닥까지 추락해버린 셈이다.

급기야 2015년 2월에는 수십만 통의 사내 이메일이 유출되기도 했다. 여기에는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가르자가 직접 작성한 이메일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암호화폐 전문 블로그 <코인파이어>가 처음 보도했는데 GAW 측은 처음에는 모든 내용을 부인했다. 이후 이메일 유출이 이어지면서 GAW가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채굴기를 판매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GAW는 암호화폐 거래소 미네랄(Mineral), 페이코인을 이용한 아마존 상품 구입 서비스 코인스탠드(CoinStand) 등을 선보이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결국 이 서비스들도 어느 하나 성공하지 못했다.

같은 해 여름에는 미시시피주의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료 미납 소송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재판은 GAW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었고, GAW는 패소하고 말았다.

결국 2015년 12월, 가르자와 GAW, 그리고 GAW의 채굴 관련 자회사 젠마이너(ZenMiner)는 무허가 증권판매 및 다단계 사기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같은 기간 법무부 측의 조사도 동시에 진행되었고, 결국 모든 혐의는 사실로 밝혀졌다.

그리고 증권거래위원회가 소송을 처음 제기한 지 2년 만에 하트포드 연방법원은 900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 손실분에 대해 가르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간 GAW 마이너스와 젠마이너를 상대로 1,1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피고 측의 출석 없이 결석 재판을 이어온 증권거래위원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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