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ww.ashleyfoxmep.co.uk

 

유럽연합 의회의 애슐리 폭스(Ashley Fox, 영국, 보수당) 의원이 ICO가 유럽 전역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폭스 의원의 주재로 열린 공청회에서는 새롭게 발의된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해당 규제가 통과되면 ICO, 구체적으로는 ICO를 진행하는 업체와 관계자에게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다.

폭스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이번 법안이 토큰 판매에 참여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될 것이라며, 해당하는 업체는 규정을 준수해주길 바란다고 코인데스크에 말했다.

폭스 의원이 발의한 규제의 골자는 ICO를 통해 유치할 수 있는 투자금 상한선을 800만 유로로 제한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고객파악제도(KYC) 및 자금세탁방지법(AML)을 준수하는 암호화폐 기업들은 유럽연합 전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얻는 셈이 될 것이라고 폭스 의원은 설명했다.

“이번 규제의 목표는 금융기관 등 중재자가 소임을 잘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ICO 절차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규제가 통과되면 유럽연합 전역에 적용되기 때문에 해당 규제는 유럽 시장 전체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 폭스 의원은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이번 규제를 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O 자체는 규정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진행될 수 있지만, (규정이 통과된 후에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ICO는 제도적 혜택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새롭게 발의된 규제는 ICO가 유럽 전체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며,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 28개국 가운데는 ICO에 관한 공식 규정이 있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아무런 규정이 없는 곳도 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프랑스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경우, 해당 투자금은 오직 프랑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은행에 유리할까?


폭스 의원은 이번 규제의 강점으로 기업들이 규제를 준수하는 한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폭스 의원의 정책보좌관이자 의회 내 혁신 그룹의 비서를 맡고 있는 라반 타사라타쿠마르는 유럽연합의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도 이번 규제가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혁신 그룹이 다수 금융기관에 반복적으로 ICO 중재자로서 필요한 역할을 다 해달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고객파악제도와 자금세탁방지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ICO를 추진하는 기업이 이를 잘 지켜준다면 은행은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법이 통과되고 난 후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속단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상당수 은행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지금보다 엄격해질 경우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는 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은행 시장을 감독하는 유럽 은행감독청(EBA)에서 혁신과 소비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피어 하벤은 이 부분에 관해 여러 금융기관과 논의한 적이 있다고 공청회에서 설명했다.

“감독청은 특별히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시장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다. 첫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어서고, 둘째는 암호화폐를 소유함으로써 은행이 자체적으로 ICO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절차


이번 규제의 초안은 이달 초 발의되었으며, 4일 열린 공청회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됐고, 일주일간 법안 수정 기간을 거쳤다. 수정된 법안이 제출된 현재 의원들은 추가로 법안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후 11월에는 경제 및 화폐위원회 소속 모든 의원이 참석하는 총회가 예정돼 있다. 총회에서는 토론과 함께 원안 및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다. 이후 11월 말이나 12월 초로 예정된 두 번째 총회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최종 심의가 열린다.

동시에 유럽연합 정상회의도 이번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내년 초 경제 및 화폐위원회와 유럽연합 정상회의는 한자리에 모여 해당 법안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힐 계획이다. 이후 법안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본회의 투표는 2월 말경 이루어질 것으로 폭스 의원은 내다봤다.

그러나 발의된 법안이 어떤 식으로 수정될지에 대한 의견을 묻자 폭스 의원은 섣부른 예측을 자제하며 선을 그었다.

“동료 의원들이 어떤 부분에 반대하는지 잘 모르겠다.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한 법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고치거나 손 볼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공청회 자리에서는 ‘투자금 상한선 800만 유로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었고, 일부 의원들은 상한선을 1,000만 유로로 높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상한선을 높이거나 낮추면 문제가 훨씬 복잡해진다고 폭스 의원은 설명했다.

금액 800만 유로로 제한한 것은 유럽연합의 사업설명서지침(Prospectus Directive) 때문이었다. 상한선을 높이면 사업설명서 지침 내용까지 손을 봐야 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100만 유로는 상한선으로는 너무 낮다. 반대로 800만 유로보다 높게 상한선을 정하자는 의견이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폭스 의원은 규제가 통과돼도 강제가 아닌 자발적 의사에 따라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800만 유로 이상 투자금을 유치해도 문제가 없지만, 이 경우 규제를 준수한 대가로 받는 각종 혜택에서는 제외된다고 말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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