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운영하는 한국 대표 마일리지 포인트 오케이캐쉬백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암호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케이캐쉬백을 운영하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 관계자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오케이캐쉬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OKX 프로젝트'가 최근 임원보고를 거쳤고, 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단 이 관계자는 OKX 프로젝트가 자금모집을 위한 ICO나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오케이캐쉬백은 현재 가입자가 3500만명에 달하는 명실 상부한 국내 최대 고객 보상 포인트 서비스로, 1999년 국내 최대 정유회사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이 도입했다. 주유소 이용 고객들과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대부분의 주요 소매업체들을 가맹점으로 포섭, SK그룹과 관계가 없는 업체 고객들도 사용할 수 있는 국내 대표 포인트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오케이캐쉬백 홈페이지(www.okcashbag.com)에 따르면, 오케이캐쉬백 포인트는 5만개가 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1포인트가 1원의 가치를 갖는다. 적립 포인트가 5만 포인트 이상일 경우 현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SK플래닛은 일반적인 선불지급수단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에게 지급된 오케이캐쉬백 포인트와 동일한 금액의 원화를 지급보증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긴 어렵지만 현재 발행잔액은 1000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오케이캐쉬백의 이러한 특징과 ICO를 통한 자금모집 계획이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SK플래닛이 추진을 검토중인 OKX는 기존 포인트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치가 심하게 요동치는 일반적인 암호화폐들과 달리 가치가 일정하게 고정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를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이 가치를 고정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발행된 코인 가치에 상응하는 금액의 법정 화폐로 지급을 보증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행량과 동일한 달러를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케이캐쉬백은 이미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돼 발행된 포인트 전액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암호화폐가 실제 현금처럼 사용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내재 가치가 없다는 점, 가격 변동성이 극심하다는 점이 꼽힌다. 오케이캐쉬백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되면 기존 암호화폐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미 5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지급결제 수단으로 쉽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OKX 프로젝트가 실제로 추진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케이캐쉬백과 같은 현행 고객 보상 포인트 제도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돼 전자금융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기업은 사전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전자금융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암호화폐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복잡한 규제를 풀어나가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ICO를 통한 자금모집이나 거래소 상장 등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이미 고객들에게 지급한 포인트를 보다 안전하게 운영하고 다른 서비스와 연계를 도모하기 위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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