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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조스의 주인은 테조스를 쓰는 사람들이다."

테조스 재단이 테조스 커뮤니티에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난주 비영리 단체인 테조스 재단은 테조스 메인넷이 출범하면 자신들은 메인넷 운영에서 손을 떼는 절차를 밟겠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이는 최근 EOS 메인넷을 만든 블록원(Block.one) 재단이 EOS 커뮤니티에 운영 절차를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또 2018년 점점 더 많은 ICO가 진행될 것임을 암시하는 신호이기도 했다.

테조스 재단은 “테조스의 가능성은 테조스 커뮤니티의 손에 달려있으며, 우리는 테조스 커뮤니티가 암호화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특별한 커뮤니티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테조스 재단의 라이언 제스퍼슨 이사장은 코인데스크에 따로 이렇게 전했다.

재단의 이전 이사회는 출범 후 1년 동안 재단에 거부권을 남겨두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새로운 이사회는 거부권을 두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재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테조스 커뮤니티의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몇 달간 이어지다 지난 2월에야 일단락된 테조스 프로젝트 개발자들 사이의 분쟁 이후 드디어 재단이 테조스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테조스 알파넷이 구동된 지 1년 반이 다 되어가는 지금, 테조스 개발자들은 곧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출시할 계획이다.

원래 목표는 올해 2분기 말까지 소위 “베타넷”을 출시하는 것이었다. (역주: 6월 30일, 테조스는 베타넷을 출시했다.) 제스퍼슨 이사장은베타넷 출시에 앞서, 베타넷의 작동방식을 먼저 자세히 소개했다.

우선, 2억 3,200만 달러라는 역사상 가장 큰 ICO에 성공한 테조스는 초기에는 적당한 수준의 보호를 받는다.

베타넷 출시 이후에는 고객파악제도(KYC)에 따라 신원을 인증받은 소유자들은 테지(XTZ)라 불리는 테조스 고유의 암호화폐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테조스 개발자들은 언제든지 베타넷 네트워크를 끊고 내용을 수정하거나 버그를 고칠 수 있지만, 소유자들의 거래가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블록 생성자와 제빵사

테조스 블록체인 공개는 테조스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테조스를 플랫폼으로 고려하는 이들이 테조스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테조스 개발팀이 뒤로 물러나면 누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까? 바로 이 지점에서 테조스를 EOS와 비교해 볼 수 있다.

두 블록체인은 모두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의 합의 알고리듬을 채택했으며, 이는 일정량의 고유 토큰을 “저당 잡힌” 노드들이 블록체인 거래와 생성을 검증한다는 뜻이다. 저당 잡힌 토큰을 사용하려면 일단 저당을 풀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검증 자격을 잃게 된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검증하는 노드들은 이 역할을 한 대가로 새로운 토큰으로 보상을 받는다.

EOS의 경우 이러한 검증 역할은 21개의 대표노드(BP)가 하도록 되어 있으며, 대표노드의 지위는 이들에게 자신의 토큰을 맡기는 다른 여러 토큰 소유자들의 판단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테조스는 검증 노드의 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테조스에서 이들은 “제빵사(baker)”라 불리며, 제빵사가 되기 위해서는 테지 1만 개를 저당 잡혀야 한다.

테조스 커뮤니티는 모든 사용자에게 보유한 토큰을 저당 잡힐 것을 권장하고 있다. 토큰의 수가 1만 개에 미치지 못하는 이용자들은 다른 제빵사에게 토큰을 위임할 수 있다. 토큰을 많이 위임받은 제빵사일수록 블록을 검증할 기회가 늘어나며, 따라서 더 많은 토큰을 보상으로 받는다.

EOS 메인넷의 출범과 비슷하게, 테조스의 출범을 앞두고 이미 몇몇 회사들은 자신들이 제빵사 역할을 맡겠노라고 말하고 있다. 테조스 프로토콜에 관한 모든 정보가 올라오는 포털 사이트인 테조스 락스(Tezos Rocks)에는 제빵사 역할을 자임하며 다른 이들에게 토큰의 위임을 호소하는 단체가 이미 다섯 개나 있다.

그러나 이는 EOS 출범 전 상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EOS의 경우 출범 전에 수십 개의 그룹이 대표노드 출마를 선언했다. 출범 이후에는 수백 개 단체가 21개 대표노드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쩌면 테조스의 출시 방식이 EOS와 결정적으로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EOS의 ICO는 1년이 넘게 진행되었고, 수백 회의 짧은 경매가 이루어졌다. 실제 EOS 블록체인 출범 전에 이더리움의 ERC-20 토큰을 통해 먼저 투자자들에게 EOS 토큰이 주어졌다. 그러나 테조스의 ICO는 단 2주 동안만 진행되었으며, ICO 시점에는 어떠한 토큰도 전달되지 않았다.

즉, 테조스는 아직 거래가 불가능한 토큰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덜 끌었으며, 테조스 프로토콜의 출범 전에 대표노드에 지원하는 그룹의 수도 적었다는 것이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베타넷 출범 이후 제빵사 역할에 도전할 그룹들이 더 존재한다.

테조스의 규칙

EOS와 테조스는 출시 과정이 비슷할 뿐 아니라, 탄생의 이유도 비슷하다. 바로 블록체인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두 블록체인은 처음부터 블록체인을 이용하고 암호화폐를 소유한 이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 블록체인은 해당 커뮤니티의 요구에 따라 블록체인의 규칙을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난해 블록스택 서밋에서 테조스를 만든 아서 브라이트만은 이렇게 말했다.

블록체인은 조정(coordination)에 관한 기술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으로 거버넌스 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한 블록체인을 두고 지분을 가진 여러 그룹이 날 선 싸움을 종종 벌이는 최근 상황에서 거버넌스에 관한 논의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커뮤니티가 쪼개지는 일 없이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

“정치는 마치 날씨와 같다. 반드시 생기게 되어 있다.” 브라이트만이 발표 중에 한 말이다.

이 때문에 테조스를 개발한 아서 브라이트만과 그의 아내 캐서린 브라이트만은 블록체인 안에서 이런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테조스의 특성이 실제로 극적인 상황을 덜 만들게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테조스 재단은 테조스의 출범을 여유 있게 진행함으로써 테조스의 출범을 EOS의 출범에 비해 덜 혼란스럽고 더 깔끔하게 진행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

EOS는 “헌법”으로 알려진, EOS 블록체인 운영에 관한 규칙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메인넷을 출시했고, 이 때문에 몇몇 계좌들이 (어떤 계좌들은 정당한 이유로, 그리고 어떤 계좌들은 그런 이유 없이) 동결되는 사건이 발생해 EOS 커뮤니티와 외부 관찰자들에게 혼란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EOS와 달리 테조스는 먼저 규칙을 정한 뒤 메인넷을 출시할 예정이며, 한편으로는 EOS의 헌법처럼 많은 규칙을 내걸지도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테조스의 규칙에는 분쟁에 관한 조항이 따로 없으며, 그 대신 모든 규칙은 테조스 커뮤니티가 어떻게 새로운 기능을 결정하고, 더 나은 거버넌스를 만들며, 토큰 발행량 조절이나 제빵사에게 주는 보상 등의 숫자를 조절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다.

곧, 테조스는 소유자들이 “선한 믿음”을 가지도록 힘쓰기보다 안전한 출범을 위한 기술적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테조스가 실제 출시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테조스에 투자한 제임스 소워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오랜 기다림이 전화위복이 될지 모른다. 테조스 블록체인은 다른 블록체인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나은 블록체인으로 진화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Brady Dale Brady Dale is a senior reporter at CoinDesk. He has worked for the site since October 2017 and lives in Brookl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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