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에스앤씨(대표 : 정대선)가 만든 블록체인 기업 에이치닥테크놀로지가 25일 사전 채굴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메인넷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하지만 기존에 시장에서 제기된 의문에 대해 해명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이치닥은 우선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메인넷을 개설하기 이전에 채굴된 토큰의 내역을 발표했다. 에이치닥이 밝힌 채굴 내역을 보면, 첫 번째 블록이 생성되는 '제네시스 마이닝'은 2017년 11월23일부터 이뤄졌고, 메인넷이 가동되기 직전인 올해 5월 18일까지 '풀 노드 구축'(거래 검증을 하는 컴퓨터들을 구축), 베타넷(시범서비스)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당초 백서에서 사용처를 밝힌 16억 8천만개의 DAC(에이치닥 토큰의 단위) 이외에도 3억 4752만개의 DAC들이 더 채굴됐다. 백서에는 전체 채굴량의 7%인 8억 4천만개는 자본준비금으로 에이치닥테크놀로지 회사가 보유하고, 또 같은 양인 8억 4천만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토큰으로 배정됐다.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된 토큰이 약 2800억원에 달한다고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다.



에이치닥이 25일 발표한 사전채굴 토큰 내역




백서에는 이 16억 8천만개 이외에 향후 170년간 103억 2000만개의 토큰들이 채굴되서 발행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대개 암호화폐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메인넷이 개설된 이후부터 발행되는데 반해, 에이치닥은 메인넷이 개시되기 이전에 채굴된 3억 4752만개의 DAC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에이치닥은 이 중에서 2억 527만개는 풀 노드(거래 검증 컴퓨터들)를 구축하기 위한 시범적 성격의 채굴이었으므로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고, 그 이후에 베타테스트 참여자에게 보상하기 위해 채굴된 1억 4235만개의 DAC은  "Decentralization(분산화)의 시작점으로 HDAC Technology社와 무관한 자발적 마이닝(채굴) 실시"라며 소각하지 않고 전량을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치닥은 또 이 참여자를 "무작위 선착순으로 공개 모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사전채굴 문제를 처음 지적한 서울이더리움의 창설자 정우현씨는 "추가 질의를 했던 내용에 대해 에이치닥이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힌다. 정씨가 추가 질의한 내용은 토큰 판매 기준의 가격으로 1000억원 상당의 1억 4235만개의 DAC가 테스트 참여 보상용으로 과도하고, 당초 테스트용이라면 ICO를 할 때 모금한 자본으로 해야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한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왜 사전채굴된 사실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다가 지적을 받고서야 공개했는지, 테스트 참여자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모집했고, 이들과 에이치닥테크놀리지와는 관련이 없는지 등을 문의했지만, 에이치닥쪽은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도 사전채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 교수는 "(사전채굴 토큰이) 메인넷 이전의 테스트넷 잔재라면 에이치닥은 실수를 인정하고 블록을 모두 지우면 됩니다. 에이치닥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신속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이치닥이 밝힌 사전채굴된 DAC 내역에서 새롭게 알려지는 사실이 등장하기도 했다. 에이치닥은 토큰판매용으로 배정된 8억 4천만개 DAC 가운데 1억 5036만개의 DAC가 '파운더팀 리워드'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에이치닥의 백서를 보면, 이 8억 4천만개의 토큰들은 "에이치닥 테크놀로지에 기부하려는 참여자들에게 배분된다"(Another 7% will be distributed to participants who donated to the Hdac Technology AG.)라고만 명시되어 있다.


에이치닥은 사전채굴 논란 이외에도 여러 입장을 내놨다. 스위스 시각으로 5월 24일 오전 9시에 소스코드를 공개했고, 향후 'HDAC 가치포털'을 만들어 개발자와 투자자 등 시장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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