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구 코너스톤 스페이스에서 열린 테조스 서울 밋업에 참석한 테조스 공동 창업자 아서 브라이트만. 유신재 편집장

 

복귀라고 부르지는 말자.

2017년 출범 당시에 최대 규모의 ICO였던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조스(Tezos)는 처음의 기대를 아직 성공으로 바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련의 법적 문제에 발목을 잡혔던 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위해 설계되었으나, 역설적으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극복하려던 어려움과 어떻게 보자면 유사한 현실 세계의 어려움에 봉착해 여러 달을 허비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비영리단체가 소용돌이 같은 전환기를 거친 후, 프로토콜 창시자와 투자자들은 베타 및 정식 공개를 향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아직 주로 법적이거나 관료적인 성격의 중요한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관련자들의 말에 따르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공개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테조스 프로토콜의 재정적 후원자인 벤처 캐피털리스트 티모시 드레이퍼는 이메일을 통해 코인데스크에 "다시 일로 돌아오니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드레이퍼는 물론 앞서 언급된 전환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데, 이 기간 풀뿌리 투자자들은 2017년 토큰 판매를 통해 조성된 펀드를 관장하는 역할을 스위스 재단으로부터 완전히 넘겨받았다.

복기해 보자면, 다이내믹 레저 솔루션즈(Dynamic Ledger Solutions, DLS)가 블록을 확인하기 위해 지분증명 방식을 사용하고, 시간이 지나 기술이 변화함에 따라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블록체인 테조스를 제안한 것이 이야기의 발단이었다.

지난해 7월, 테조스는 2억 3,200만 달러를 조달하여 그 시점까지 가장 큰 규모의 ICO에 성공했다. 자금은 테조스 재단이 관장하게 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재단이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데 자금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어 10월에는 프로토콜을 창안한 아서 브레이트만과 캐슬린 브레이트만이 테조스 재단의 요한 기버스 회장을 몰아내려 했다는 것이 로이터를 통해 보도되면서 이런 긴장상태가 외부에도 알려졌다.

올해 2월 초, 테조스 투자자 가운데 일부 적극적 인사들은 DLS가 이 프로토콜을 다른 법인격의 이름 아래 발매하기로 할 때를 대비해 T2라는 이름의 대안 법인을 설립했다. 2월 말이 되자 기버스는 사임했고, T2 이사회의 일원들이 테조스 재단 이사회로 옮겨왔다.

테조스 재단의 라이언 제스퍼슨 신임 이사장은 취임 후 코인데스크와 한 첫 인터뷰에서 "적대적인 감정을 통해 우리는 성장했고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사회에 처음으로 합류한 두 사람이 바로 인리아(Inria)의 마이클 모니와 제스퍼슨이었는데, 이들은 T2를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테조스의 부부 창업자 중 아내인 캐슬린 브레이트만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몇 달간 일어난 일 가운데 무엇보다도 여러 사람이 나서서 다름 아닌 자신의 열정을 바탕으로 스스로 조직하고 일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가장 고무적이다.

치열했던 한 달

이 모든 것은 실제로 순식간에 일어나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스위스에서 코인데스크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한 제스퍼슨은 자신을 "테조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게 된" 정상적이고 평범한 투자자로 묘사했다. 하지만 아무도 제스퍼슨의 다음 행보가 가져올 충격을 예측하지 못했다.

테조스의 자문을 맡은 코넬대학교의 에민 건 사이러 교수는 코인데스크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도 극적인 상황이 이렇게 빨리 해결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당시 제스퍼슨은 T2를 백업 플랜으로 논의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T2 재단의 목적은 전체 네트워크를 론칭해야 할 때 필요한 안전하고 적절한 장소를 찾는 일이었다." 제스퍼슨의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아예 또 다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이 명백해졌다."

해결책이라는 것은 테조스 재단 이사들이 사임하고 그 자리를 T2 이사들이 대신 채우는 것이었다. 제스퍼슨은 이것을 기버스와 동료 이사인 라스 하우스만의 자발적인 이동이라고 설명했는데 라스 하우스만은 1월 말에야 이사회에 합류했다.

제스퍼슨 신임 이사장은 그토록 급박한 상황에서 테조스 토큰("테지 tezzies"라고도 부른다)의 사전 판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진행한 비결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신 그저 "나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최대한 집중하고 싶지, 과거의 이야기를 곱씹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제스퍼슨은 이사회가 바뀌고 난 후 기술에 관한 부분을 설득하고 논의하기가 더 수월해졌다고 이야기한다. 기관의 재정적 건전성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꺼렸지만, 제스퍼슨은 "놀랄 만한 일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현재 자금은 개발자들에게 계획대로 지급되고 있고, 필요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건설하는 다른 주요 계획들도 곧 실행에 돌입할 것이다.

브레이트만은 "토큰이 공개되고 나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이야기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이사장 기버스는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개봉박두

새로운 리더십도 자리를 잡았고, 테조스는 본격적인 토큰 출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제스퍼슨은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서 스위스로 서둘러 이주해야 했기 때문에 현재는 임시 거처를 전전하며 정착할 곳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 출시 이후에 프로토콜이 계획대로 잘 굴러가는 데 필요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제스퍼슨에 따르면 지난주에 재단은 "기본적인 관리와 일반적인 경영 기능을 제공할" 운영 주체인 테조스 AG를 법인으로 등록했다. 제스퍼슨은 테조스 AG와 재단 양쪽에서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또 테조스 프랑스를 설립하려 하고 있는데, 테조스 프랑스는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는 기존의 개발자들이 몸담을 조직이 될 것이다.

"물론 그와 동시에 우리는 테조스에 참여하고 지원하기를 원한다면 어떤 조직이든 지원한다. 자신들만의 풀뿌리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제스퍼슨의 말이다.

제스퍼슨은 T2 재단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T2 재단의 목적은 필요할 경우 테조스가 론칭할 수 있는 안전한 법적 주체를 만드는 데 있었으며, 이제는 그 목적을 이뤘기 때문이다. 사이러 교수는 "우리 모두 매우 흥분하고 있으며, 강력한 비전 아래 안정적으로 자금을 지원받는 훌륭한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의 업데이트를 통해 재단은 2분기 중에 베타 공개, 3분기에 정식 공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파 버전이 지난해부터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제스퍼슨은 기술이 어떤 성능을 내는지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실제 환경에 맞춰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는 두 차례 기술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컴퓨터과학에 초점을 맞춘 프랑스의 인리아(Inria)가 주관하고 있다. 테조스는 OCaml 프로그래밍 언어로 만들어졌는데, OCaml을 만든 주체가 바로 인리아다. 다른 하나는 리스트 오서리티(Least Authority)가 진행하는 보안 관련 사전 평가인데, 리스트 오서리티는 현재 지캐시(zcash)를 운영하는 주코 윌콕스오히언이 설립한 회사다.

개발이 진척되면서 브레이트만은 테조스 자체보다 테조스와 관련된 일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서와 나는 이것이 캐슬린과 아서만의 이벤트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우리는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나오는 지혜를 믿는다. 테조스는 불가지론의 바탕 위에 서 있다. 그래서 누구든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제안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테조스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브레이트만은 말했다.

한편, 다이내믹 레저 솔루션즈(DLS)는 테조스에서 돌아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선보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드레이퍼는 "테조스가 제공할 엄청난 기회를 생각하면 흥분되고, 최초로 출하되는 버전을 받아볼 그 순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해당사자들 모두에게 다행히도,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는 팀은 격변기 동안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내 생각에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있는데,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개발은 계속 진척됐다는 점이다." 제스퍼슨은 이렇게 말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이 시점 이후로 우리는 정말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 되고 싶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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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테조스 #tezos
Brady Dale Brady Dale is a senior reporter at CoinDesk. He has worked for the site since October 2017 and lives in Brookl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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