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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채굴 회사 비트메인(Bitmain, 比特大陆)이 미국 워싱턴주에 암호화폐 채굴시설을 짓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워싱턴주 왈라왈라(Walla Walla) 카운티의 경제개발위원회는 최근 비트메인의 신규 암호화폐 채굴시설 건립에 필요한 부지 임대 및 판매 방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비트메인의 자회사 앤트 크릭(Ant Creek)은 10에이커(약 4만m²)의 부지를 임대하고 1년 뒤에는 살 수 있는 방안을 왈라왈라 카운티와 협의해 왔다. 다만, 원래 협상안에 있었던 30에이커(약 12만m²) 부지 추가 구매 조항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앤트 크릭과 왈라왈라 카운티 사이에 협상안이 아직 최종 타결된 것은 아니라고 지역신문 <유니온 불레틴>은 보도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앤트 크릭은 한 달에 4,700달러(우리돈 약 500만 원)를 임대료로 낸다.

비트메인이 공식적으로 앤트 크릭을 자회사로 확인한 적은 없다. 하지만 공개 자료인 회사 등록 정보에 따르면 앤트 크릭의 유일한 등기이사는 비트메인의 CEO 우지한(吴忌寒)이다. 이 사실은 앞서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유니온 불레틴>은 앤트 크릭의 운영 담당자 제프 스턴스가 공청회에서 앤트 크릭을 서로 다른 두 CEO가 이끄는 블록체인 기업이자 인공지능 기업으로 소개했다고 전했다. 스턴스는 또 비트메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앤트 크릭이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채굴 장비 제조업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왈라왈라 주민들은 앤트 크릭이 채굴시설을 운영함으로써 전기 사용량이 급증해 지역 사회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표했다. 왈라왈라 카운티는 북미 대륙에서 전기세가 가장 싼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우리 지역의 값싼 전기를 가져다 쓰고 그 결과로 창출하는 부와 혜택은 지역사회와 나누지 않을 것이 뻔하다."

<유니온 불레틴>에 실린 지역 주민 롭 링컨 씨의 말이다. 공청회 분위기는 다소 격앙될 만큼 긴장감이 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한 명은 질의응답 도중에 경호원의 비호를 받으며 공청회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페더 프레데임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주민은 왈라왈라 경제개발위원장에게 암호화폐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사실 제대로 된 회사들이 사업하는 데 암호화폐를 쓰는 경우를 한 번도 못 봤다. 암호화폐는 오직 두 가지 경우에만 쓰이는데, 하나는 법망을 피해 몰래 해야 하는 거래,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투기 목적이다."

에너지 수급이 원활하고 전기세가 특히 싼 지역으로 암호화폐 채굴 전문 업체들이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거세졌다.

워싱턴주만 보더라도 왈라왈라 카운티를 제외한 여러 지역 정부가 새로운 암호화폐 채굴시설 신축 혹은 유치 허가를 중단했다. 지역사회 전반의 전기 수급 계획에 부담이 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워싱턴주 첼란 카운티가 새로운 채굴 업체 인가를 중단한데 이어 메이슨 카운티도 뒤를 이었다.

캐나다 퀘벡주 정부도 퀘벡 수력발전회사(Hydro-Quebec)에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퀘벡주는 지역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 공급해 왔지만, 최근 들어 (암호화폐 채굴 때문에) 전력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지시를 내린 이유를 밝혔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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