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법률상담소. 이미지=금혜지

 

질문:

탈중앙형 거래소(DEX)는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나요? 국내 법제가 완비된 이후 해외의 탈중앙형 거래소를 이용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황재영 변호사

 

 

황재영 변호사(AMO Labs/펜타시큐리티)의 답변:

탈중앙형 거래소(DEX)는 일반적인 중앙집중형 거래소와 달리 고객의 암호자산을 보관하지 않습니다. 대신 원하는 거래 내용이 서로 일치하는 고객들을 매칭시켜 주고, 양 당사자 사이에 직접 거래가 이루어지게 해 줍니다. 내부적인 운영구조는 다양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P2P 형태의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거래가 고객들 사이에서 직접 이루어진다는 점 때문에 DEX는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DEX 또한 암호자산 거래소로서, 관련 규제가 만들어지면 중앙집중형 거래소와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지난 3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의 매수, 매도, 교환’과 함께 그 각각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 또한 규제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DEX의 영업형태도 사실상 허가를 받아야 하며, 자금세탁방지의무와 관련해 은행권 수준의 신원확인 및 거래내역 관리가 필요합니다.

암호자산 거래소 관련 법제가 체계화된다면 해외 거래소 이용은 자산의 해외 이동으로 간주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해외의 DEX를 이용하는 것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자금이동 시 외국환거래법상의 신고의무를 준수해야 합니다. 다만 규제가 확립된다면 해외 거래소로의 자산이동 기록을 국내 은행이나 국내 거래소가 관리하게 돼서 개인의 불편함은 오히려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앙집중형 거래소의 경우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형성하거나, 입출금 제한 후 가격을 조작하는 등의 부정적 현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DEX에서는 이용자 간 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그 내역이 전부 기록되므로 시장 조작의 위험성은 낮은 편입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느린 거래 속도가 DEX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의무 등이 법제화되면, 시장 조작 등 중앙집중형 거래소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거래 속도 등 DEX의 단점이 부각될 수도 있겠지요. 규제의 변화와 함께 어떤 거래소가 대세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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